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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와 쓰기의 연결고리를 찾아라”
“읽기와 쓰기의 연결고리를 찾아라”
  • 이순옥 대구가톨릭대·국문학
  • 승인 2016.10.0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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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교양교육이다 ⑤ 독서와 비평적 글쓰기

한국교양교육학회·전국대학교양교육협의회·한국교양기초교육원이 함께하는 기획연재 ‘다시 교양교육이다’의 다섯번째 주제는 ‘독서와 비평적 글쓰기’다. 이순옥 대구가톨릭대 교수가 「독서 자료를 활용한 비평적 글쓰기 방안」을 통해 ‘독서-비평(토론)-글쓰기’로 이어지는 교육과정을 제시했다. 이 교수의 사례는 독서와 글쓰기 교육이 어떻게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지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대학에서 고전 읽기와 명저 읽기가 강화되면서 독서자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그와 연계한 글쓰기 교육 역시 활성화 되고 있다. 특히 명저 읽기와 토론, 글쓰기를 연계한 통합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가 늘고 있고, 이에 힘입어 독서와 관련된 강좌를 필수과목으로 운영하는 대학도 늘어나고 있다. 대학인들이 지성인으로서의 품성과 자질을 갈고 다듬을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어 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라고 할 수 있겠다.

책을 읽고, 자료를 바탕으로 토의하고, 이와 연계해서 글을 쓰는 과정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교육 방법은 글쓰기 교육을 위한 기본적이고 일반적인 방법이자 효과도 높다. 글쓰기를 돕는 읽기 자료는 쓰기를 위한 ‘모범·전형·자극’으로 작용해 쓰기 과정과 결과물 생산에 도움이 된다. 또한 읽기자료로부터 추출한 주제를 기반으로 한 토론과정은 개별학습자에게 다른 학습자의 관점을 생산적으로 작용해 해당언어 표현의 규칙과 관습을 습득하고 사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토론과 글쓰기 주체에게 동기부여와 확산적 사고의 활성화를 도와 자율성과 창의성을 표출할 수 있게 한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작업은 전문인이든 비전문인이든 쉽지는 않다. 글쓰기 과목을 수강하는 대학 1학년의 경우 글쓰기를 체계적으로 배워서 지속적으로 글을 써온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글쓰기 자체가 더욱 부담이 크다. 그래서 교수자는 수업단계에 학생들이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중간단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본 수업은 학생들이 제시된 텍스트를 완독한 후, 아래에 제시된 학습자료를 바탕으로 다양하게 의견을 나누고, 상호 대화를 통해 대상 자료에 대해 좀더 깊이 있고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글쓰기라는 것은 글쓰기 그 자체로 존재하기보다는 대상 텍스트에 대한 읽기와 쓰기가 선행돼 글쓰기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에서 읽기와 쓰기 과정이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연결고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소설을 비롯한 문학작품은 대화주의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문학비평 글쓰기를 시도하는 것은 대화주의적 성격을 지니고 있는 대상 텍스트인 문학에 대한 읽기 과정과 대상텍스트를 이해하고 해석한 내용을 글로 표현해 내야하는 쓰기 과정의 모든 영역에서 대화주의적 원리가 적용될 수 있다.
 
강의 <말하기와 글쓰기> 중 ‘북리뷰 쓰기’는 독서자료를 선정해 읽고, 내용을 분석하고 글을 쓰는 과정으로 구성됐다. 이 수업에서는 수업의 목적, 수업 대상자의 지적 수준과 대상 자료의 특질을 고려해 야사르 케말의 『독사를 죽였어야 했는데』라는 소설자료와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인문사회 자료를 선정했다. 그리고 선정된 자료를 읽고, 집단토의를 바탕으로 비평문을 작성함으로써 독서 자료의 정교한 이해와 분석뿐만 아니라 창의적?비판적 사고를 신장시키는 데 목표를 두었다.

또한 자료의 효과적인 이해와 적용을 위해서 발제문을 바탕으로 조별 토론을 실시해 자료의 내용을 더욱 넓게 깊게 확충하도록 했다. 조별로 이루어지는 상호대화적 성격을 띤 토의과정은 학습자 상호 대화를 통해 다양한 텍스트를 구성해 참신하고 새로운 관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며, 효과적인 글쓰기의 기반이 될 수 있다. 또한 학습자들 간의 생각과 의견이 변형되고 흡수되는 과정에서 좀더 새로운 의미, 좀더 새로운 텍스트를 생성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독서를 통한 비평적 글쓰기 교육의 핵심은 자료를 분석하고 내용을 이해하는 읽기단계를 거치고 토의를 통해 내용을 좀더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체계화한 다음 실제 비평문을 쓰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학생이 작성한 비평문은 조별발표를 통해 상호평가를 하고, 교수자의 평가가 이뤄진다.

이순옥 대구가톨릭대·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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