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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사회 ‘투입의 불평등’을 말하다
자본주의사회 ‘투입의 불평등’을 말하다
  • 교수신문
  • 승인 2016.05.3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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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로 읽는 신간_ 『병목사회: 기회의 불평등을 넘어서기 위한 새로운 대안』 조지프 피시킨 지음|강은 옮김|문예출판사|480쪽|22,000원

 사회안전망이 극히 제한된 사회에서 돈이 없는 사람은 비참한 위험에 직면한다.
기회 다원주의를 증진하려고 노력하는 사회라면, 인생 경로를 선택하고 목표를
정식화할 수 있는 든든한 배경이 되는 사회안전망을 축조하려 할 것이다.

기회 다원주의, 특히 병목현상 개념은 우리로 하여금 물질적 불평등이 왜, 어떻게 중요한가 하는 무제를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 만약 주로 물질적 부의 차이를 결과로서 바라본다면, 우리는 그런 결과를 낳은 환경의 상대적인 정의나 부정의로 관심의 초점을 돌리기 쉽다. 하지만 기회 다원주의의 관점에서 보면, 중요한 것은 산출의 불평등이 아니라 투입의 불평등이다. 부의 차이가 단순히 어떤 사람들로 하여금 다른 이들보다 사치품을 더 많이 소비하게 한다면, 이런 사실은 어떤 관점에서 보면 도덕적으로 중대한 문제겠지만 기회구조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물질적 불평등이 기회 불평등을 촉진하는 정도만큼 돈은 강력한 도구재 병목으로 작용하다.


만약 부유층 아이들은 ‘기회의 땅(Oppoetunityland)’에 살고 다른 아이들은 ‘가난의 땅(Povertyland)’에 살면서 발달 경험이 크게 달라진다면, 돈이 고등교육에 진학하는 열쇠가 된다면, 많은 유망한 진로가 무급 인턴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사실상 부모의 지권이 필요하다면, 기회 다원주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오직 물질적 불평등을 줄이는 방법과 재산이 없는 이들도 기회에 충분히 접근할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드는 방법을 일정하게 조합하는 수밖에 없다.


기회 다원주의가 공공정책과 제도 설계에 갖는 몇 가지 함의를 탐구하겠지만, 이 분야를 망라한다고 허세를 부리지는 않을 것이다. 기회 다원주의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자본주의에 몇 가지 함의를 제공한다. 이 자본주의는 모든 사람의 미래 전망이 몇몇 거대 기업의 채용 담당자의 결정에 좌우되는 게 아니라, 여러 특징이 있는 많은 기업들이 각기 다른 기준을 채택하고 또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가 비교적 쉬운 사회다. 기회 다원주의는 또한 사회복지 정책에 대해서도 함의를 제공한다. 사회안전망이 극히 제한된 사회에서는 돈이 더욱 유력한 도구재가 된다. 돈이 충분히 없는 사람은 비참한 위험에 직면한다. 기회 다원주의를 증진하려고 노력하는 사회라면, 각 개인이 더 위험한 경로―가령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일―를 선택하고, 더 나아가 단순히 돈이나 다른 도구재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다원주의적인 기준에 바탕을 두고 인생 경로를 선택하고 목표를 정식화할 수 있는 든든한 배경이 되는 사회안전망을 축조하려 할 것이다.


기원 다원주의를 위해서는 일정한 방식의 노동시장 유연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유연성이 반드시 현재 유행하는 ‘유연성’ 의제와 일치할 필요는 없다. 유연하고 ‘가족 친화적인’ 고용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한 종류의 중요한 병목을 넓히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이런 정책은 성별에 바탕을 둔 직무 분리나 성 역할 유도 등―분명 더욱 근본적인―다른 병목현상을 강화할 위험이 있다.
가장 만연한 몇몇 병목현상은 이른바 기회의 지리학(geography opportunity)과 관련이 있다. 운 나쁘게도 어떤 장소에서 태어난 개인들은 그곳과 관련된 일련의 제약에 직면하는데, 이런 제약들이 모두 모이면 강력한 병목이 된다. 열악한 학교뿐만 아니라 또래와 어른들로 이뤄진 네트워크 역시, 사회가 일반적으로 제공하는 대부분의 경로를 추구하는 일을 돕는 것은 고사하고, 이런 경로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현실적인 길잡이도 제공하지 못한다. 기회 다원주의는 이런 환경에 처한 개인들이 더 넓은 스펙트럼 가운데서 가능한 인생 경로를 추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여러 가지 통합과 접근 전략을 권고한다.

저자 조지프 피시킨은 텍사스대 로스쿨 조교수로 있으며, 차별금지법과 고용, 투표권 등 다양한 영역의 기회 균등에 관해 가르치고 글을 쓴다. 옥스퍼드대에서 정치학 철학박사학위를, 예일대 로스쿨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병목사회’는 기회구조의 병목현상이 존재하는 비좁은 사회를 말한다. 그는 이를 통해 기회균등에 관한 더 깊은 통찰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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