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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문회, 제1회 난정학술상 수상자 선정
한국어문회, 제1회 난정학술상 수상자 선정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6.04.27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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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학·한자교육 헌신한 남광우 선생 기려 … 이현희·황문환 교수 첫 수상 영예

 

난정장학금은 미래를 짊어질 청년 학생들을, 어문논문상은 젊은 학문후속세대를, 난정학술상은 국어국문학의 중견학자들을 각각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생애주기적 학술상으로 봐도 손색없을 정도다. 난정학술상이 본상과 우수상으로 나눠진 데는 중견학자와 신진학자를 배려한 측면이 있다.

▲ 왼쪽부터 난정 남광우 선생, 본상 수상자 이현희 교수, 우수상 수상자 황문환 교수.

평생을 국어국문학 연구와 발전, 한자교육에 헌신해온 蘭汀 南廣祐 선생(1920~1997)을 기리는 학술상이 제정돼 첫 수상자를 배출한다.
사단법인 한국어문회(이사장 성환갑)는 제1회 난정학술상 본상 수상자로 이현희 서울대 교수(국어국문학과)를, 우수상 수상자로 황문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를 선정했다. 시상식은 오는 28일(목) 한국프레스센터 프레스홀(20층)에서 열릴 예정이다.

‘난정학술상’은 경북대, 중앙대, 인하대 교수를 역임했고, 국어국문학회 대표이사·韓國語文敎育硏究會 회장 등을 맡아 국어국문학 연구와, 한자교육에 평생을 헌신한 난정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 유족 측이 조성한 기금으로 10년간의 논의 끝에 올해 처음 제정된 학술상이다. 국어국문학과 국어교육 및 한국어교육 분야에서 훌륭한 연구 업적을 지닌 중견 학자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 학술상 취지에 동참한 난정학술상 운영위원회 위원장 강신항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자신의 학술원상 상금 전액을 쾌척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매년 난정학술상은 난정 선생의 생일인 4월 28일에 시상한다.

관련 분야에서는 한국한자능력검정회에서 지속적으로 시행해 온 蘭汀 奬學金과 한국어문교육연구회에서 시행해 온 語文論文賞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난정학술상 제정으로 이 구도는 좀 더 흥미로워졌다. 난정장학금은 미래를 짊어질 청년 학생들을, 어문논문상은 젊은 학문후속세대를, 난정학술상은 국어국문학의 중견학자들을 각각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생애주기적 학술상으로 봐도 손색없을 정도다. 난정학술상ㅇ; 본상과 우수상으로 나눠진 데도 중견학자와 신진학자를 배려한 측면을 엿볼 수  있다. 
성환갑 한국어문회 이사장은 “난정 선생님의 뜻을 기리는 학술상을 출범시키려는 논의는 십여 년 전부터 시작됐으나, 門生들의 역부족과 제도상의 어려움으로 遲遲不進을 면치 못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南基卓 교수를 위시한 遺族의 높은 뜻과 몇 분 有志의 도움으로 오늘 비로소 첫걸음을 내딛습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난정 남광우 선생은 간암으로 투병하다 1997년 12월 6일 향년 77세로 타계했다. 난정은 마지막 인생길에서도 ‘한자교육’을 역설하는 편지(국한혼용을 통한 국어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글)를 당시 고건 국무총리에게 보내고 생을 정리할 정도로 ‘한자교육’을 지론으로 삼았던 국어학자였다.
난정은 정부가 한글전용을 결정한 1970년 이후 ‘國漢混用論’ 진영의 맨 앞에 서서 한글전용론자들과 논쟁을 계속했다. 지루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이었지만 그는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가까운 친구였지만 학문적 주장이 달랐던 허웅 한글학회 이사장과 수십 차례의 논전을 벌인 것은 너무나도 잘 알려진 일화다. 한글전용법 폐기를 위해 장관실을 수시로 드나들었고, 국회에 청원서를 낸 것만도 10여 차례가 넘을 정도로 그는 소신을 실천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1990년대 초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 함께 종로구 신문로2가 작은 건물에서 ‘한국한자능력검정회’를 꾸려 한자교육 보급로라 할 수 있는 ‘한자능력검점시험’을 진행했다. 당시 대학원 박사과정생들이 날밤을 새며 채점하던 게 오늘날의 ‘한국한자능력검정회’로 발전했다. 한국사회가 한자교육에 일정 정도 손을 들어준 데는 그런 난정의 공로와 끈기가 작용한다. 난정은 『한국어 표준 발음사전』, 『고금한한자전』 등 20여 권의 저서를 남겼으며, 학술원상, 5·16민족상,  서울시 문화상, 국민훈장 모란장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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