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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밖 학술이 소통하는 새 경로
학회 밖 학술이 소통하는 새 경로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6.03.22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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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정책연구원의 ‘아산서평모임’이란?

 사실 이름이 ‘서평모임’이든 ‘집단서평회’든, 서평을 둘러싼 논의와 논쟁은 학회가 중심이 되는 게 맞다. 그런데 학회가 구심력과 연구자에 대한 장악력을 잃다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서평모임’이 학회 외부에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푸른역사아카데미의 집단서평회나 문화과학사의 집단서평 등이 그렇다. 2015년 3월 시작한 ‘아산서평모임’도 겉보기엔 비슷한 것 같으나, 좀 더 들여다보면 긴밀한 지적 협업 시스템으로, 정기적인 서평모임을 꾸려나가고 있는 흥미로운 곳임을 알게 된다.

2015년 2월 ‘아산서평모임을 시작하며’라는 이름으로 나온 취지문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역사적 의미가 충만한 2015년이 시작하는 이 무렵에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아산서평모임’이라는 이름으로 작은 모임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사회과학과 인문학 분야의 학자들이 함께 모여 우리 학계가 산출한 책을 더불어 읽으면서 전공의 장벽을 허물고 허심탄회하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시간과 공간을 마련하려는 것입니다.”

이후 아산서평모임은 “다양한 전공과 복합적인 문제의식과 서로 다른 지향성을 가진 인문학자들과 사회과학자들 사이의 소통과 대화를 위해 다리를 놓”는 일에 집중해왔다. 1년 사이에 일곱 번의 서평모임을 진행했으니 두 달에 한 번 서평모임을 꾸린 셈이다. 흥미롭게도 아산서평모임은 15~20명 선으로 ‘동인 형식’으로 모이고 있지만, 많을 때는 25명까지 모이기도 한다. 시작 때부터 그렇게 지향했다. 너무 많은 사람이 모이면 자유롭고 편안하게 대화하기가 쉽지 않고, 또 너무 적어도 대화가 깊어지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아산서평모임은 이들 동인이 쓴 책, 또는 사회과학이나 인문학 분야의 저서를 출간한 다른 저자를 초청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모임이 ‘동인 형식’을 빌리고 있기에 자칫 ‘이너서클화’할 우려도 있을 법하다. 때문에 다양한 외부 저자들의 책까지 수용하는 지적 탐색은 강화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 모임은 정수복(사회학자/작가)이 발의했고 함재봉(아산정책연구원장)과 김석근(아산서원 부원장)이 동의함으로써 시작됐다. 장소는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있는 아산정책연구원의 2층 회의실이다. 모임은 오후 6시 반부터 7시까지 비치된 도시락으로 저녁을 먹고, 7시부터 9시까지 진행된다. 대개 9시를 넘어서까지 열띤 대화가 이어진다. 저자의 기본 발제에 이어 책을 미리 읽고 온 토론자 두 사람이 앞장서 비평하고 나머지 동인이 거드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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