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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출신교 다양화 성공했지만 ‘SKY’의존도 여전
로스쿨 출신교 다양화 성공했지만 ‘SKY’의존도 여전
  • 이재 기자
  • 승인 2015.07.27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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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전협, 로스쿨·사법시험 출신대학 2만명 전수조사

‘현대판 음서제’ ‘로스쿨 폐지’ 비판 정면 반박
10개 대학 등 출신자 집중 현상 해소는 과제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이 사법시험에 비해 더 많은 대학에서 입학생을 선발하고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의 입학생 비율도 사법시험 합격자보다 낮다는 통계가 나왔다. 로스쿨과 사법시험이라는 두 법조인 양성제도가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로스쿨이 다양한 출신대학과 학문분야에서 예비법조인을 양성한다는 점을 강조한 조사결과다.

이번 조사는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이하 법전협)가 전국 25개 대학 로스쿨의 2011년~2015년 입학생과 2002년~2014년 사법시험 합격자를 전수조사해 비교한 것이다.

법전협에 따르면 전국 25개 로스쿨은 지난 5년간 매년 100개 이상의 대학에서 입학생을 선발했다. 사법시험 합격자가 지난 13년 동안 40개 대학에 집중돼 온 것과는 차이가 크다.

이는 전국 25개 로스쿨이 지방과 수도권에 각각 10곳, 15곳씩 분산돼 설치되고, 로스쿨 설치·운영법률에서 입학생의 3분의 1을 비법학 출신자로 선발토록 했기 때문이다. 지방인재육성법이 시행되면서 각 로스쿨이 지역대학 출신자를 일정 비율 이상 선발하도록 한 것도 로스쿨 입학생이 다양한 대학에서 선발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조사내용은 그간 로스쿨이 ‘돈 있는 사람’만 입학할 수 있어 저소득층 등 사회배려층의 계층이동을 막는 등 ‘현대판 음서제’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다.

오수근 법전협 이사장(이화여대 로스쿨원장)은 “로스쿨이 엘리트만 다니는 곳이라는 근거없는 험담을 해소하기 위해 과연 실제는 어떠한지 전수조사했다”며 “로스쿨 도입의 성과는 사법시험과 달리 법조계에 진출하는 사람의 ‘출신’이 더 다양해졌다는 것이다. 이는 향후 ‘사법권력’이 분산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로스쿨 입학생 가운데 SKY 출신자의 비율이다.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로스쿨 입학생 1만410명 가운데 SKY 출신자는 4천871명(46.8%)이다. 사법시험 합격자 중 SKY 출신은 6천119명(58.5%)으로, 로스쿨이 12%p 가량 낮지만 로스쿨이 ‘SKY 의존도’를 해소하고 있다고 보기엔 미미한 수치다.

사법시험 합격자 배출 상위 10개 대학(서울대·고려대·연세대·성균관대·한양대·이화여대·부산대·중앙대·경북대·경희대)의 비중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사법시험 합격자 가운데 10대 대학 출신자는 8천854명(84.6%)이고, 로스쿨 입학생 기준으로는 7천755명(74.5%)이다. 역시 약 10%p의 격차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사법시험 폐지를 2년여 앞둔 최근 사법시험을 존치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쪽은 “로스쿨 입학생 통계와 달리 변호사시험 최종 합격자들의 면면이 사법시험 합격자와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이에 따라 최근 정치권은 사법시험을 존치시킬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로스쿨 측은 이를 ‘제도 보완’으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 이사장은 “로스쿨 도입 당시 법조인이 되는 통로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장하는 것으로 사회적 합의를 마친만큼 그에 맞는 야간 로스쿨 도입 등의 실질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 기자 jae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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