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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구조조정은 有用之學과 無用之學의 조화가 필요”
“대학 구조조정은 有用之學과 無用之學의 조화가 필요”
  • 윤지은 기자
  • 승인 2015.06.29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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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협을 찾아서⑧ 김영 인하대 교수회 의장

▲ 김영 인하대 교수회 의장
“대학이 교수와 학생의 의견을 존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인하대 교수회는 대학의 민주화와 교수들의 자율성 회복을 위해 1988년 교수협의회로 창립됐다. 공식기구로 다지기 위해 2007년 이름을 교수회로 바꿨다. 현재 인하대 교수회는 학칙 기구는 아니지만 교수회 의장이 대학평의원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등 대학 운영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인하대 제15대 교수회를 이끌고 있는 이는 김영 교수(62세, 국어교육과·사진)다. 김 의장은 지난해 3월 임기를 시작했다. 임기 첫해부터 그는 큰 폭풍을 만났다. 무리한 대학 구조조정으로 총장과 갈등을 겪었기 때문이다. 인하대는 지난해 10개 단과대학 2개 학부를 7개 단과대학으로 통폐합하는 학사개편 방안이 구성원들의 반발을 샀다. 특히 문과대학와 예술체육학부를 하나로 합치는 등 인문·예체능 계열의 축소가 도마에 올랐다.

학령인구 감소와 시대변화에 따라 대학 구조조정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절차가 문제였다. 교수들의 의견을 무시한 비민주적인 의사결정과 위에서부터의 강제적인 구조조정은 교수와 학생에게 깊은 상처가 됐다. 김 의장은 “빵 없이 살 수 없지만 빵만으로 살 수 없는 게 인간이다. 대학이 인류의 미래를 내다보고 온전한 인간을 양성하는 것을 포기하고, 기업처럼 당장의 수지타산만을 생각해 실용학문만을 육성하고 인문·예술, 기초과학, 사회과학을 고사시킨다면 불균형 사회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장자의 말대로 有用之學과 無用之學의 조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대학 구조조정 등으로 구성원과 갈등을 빚어온 박춘배 인하대 전 총장이 지난해 자진사퇴하면서 교수회도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됐다. 올해 초 선출된 최순자 총장이 발전방향으로 중시하고 있는 것이 바로 구성원과의 ‘소통’이기 때문이다. 대학본부와 교수회도 중요한 문제를 논의할만큼 원활한 소통을 이루고 있다. 교수의 의견이 무시된 학사개편을 막아내는 것이 당면 과제인만큼 인하대 교수회가 최 총장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김 의장은 “앞으로 새로운 대학본부와 함께 민주적 거버넌스를 정착시키고 그동안 실추된 인하대 위상과 교수들의 사기를 앙양시키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

교수들의 질 좋은 강의와 창의적인 연구를 독려하는 것도 교수회의 수장으로써 중요한 임무다. 질 좋은 강의와 창의적인 연구를 독려하려면 우선 학습환경 개선을 위한 시설투자와 연구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재정문제도 김 의장의 관심사다. “최 총장이 동문과 지역사회의 발전기금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재단과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대학교육과 연구에 적극적인 투자를 견인해내도록 대학구성원 모두가 노력할 것이다.”

대학의 위기는 비단 인하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김 의장은 “우리나라의 모든 대학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대학의 교수회와 연대하면 이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갈 것으로 믿는다. “교수들은 학문의 자유와 교육의 자율성을 위한 공동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인하대 교수회도 바람직한 대학풍토 조성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

윤지은 기자 jieu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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