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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취업보장형 산학협력, 대학이 가야할 방향입니다”
“100% 취업보장형 산학협력, 대학이 가야할 방향입니다”
  • 윤지은 기자
  • 승인 2015.05.19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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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실험에 나선 전지용 경복대학 총장

전지용 경복대학 총장(43세)은 젊고 진취적인 총장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지난 2009년 제6대 총장으로 취임해 제7대 총장에 연임하기까지 다양한 교육실험을 해왔다. 전 총장은 취임 이후부터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강조하며 산업체와 공동으로 8천여가지의 직무를 분석해 교육과정을 산업현장의 요구에 맞게 개편했다. 이를 위해 선진국의 산업트렌드를 분석하고 유망직종을 조사하며 과감하면서 치밀한 계획을 실행해왔다. 많은 대학들이 최근에야 NCS를 도입하고 있지만, 경복대학은 실용학문을 도입한다는 관점에서 100% 취업보장형 학과를 운영하며 NCS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잡았다. NCS를 통해 산업체 수요를 파악하고 학과 실용화를 성공시킨 전 총장은 변화기로에 서 있는 한국 대학에 시사적이다.

전 총장의 진취적인 교육방식은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그는“교육비환원율 159%, 전임교원확보율 69%, 장학금 혜택 17.9%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서울·경기 북부지역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교육부 특성화 전문대 육성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경기도 포천과 남양주, 두 곳에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오는 가을부터는 글로벌캠퍼스를 추가 건립한다. 또한 2019년 서울 지하철 4호선 진접·경복대학역이 개통될 예정이라 경복대학에 새로운 비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젊지만 노련한 지휘로 대학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그를 만났다.

•일시 및 장소 : 5월 12일(화) 오후 2시 경복대학 총장실
•대담 : 최익현 편집국장
•사진·정리 : 윤지은 기자 jieun@kyosu.net

△ 경복대학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09년 총장 취임 이후 가장 큰 변화를 꼽는다면.
“두 가지 차원의 변화가 있다. 첫 번째는 실용학문 정착이다. 교육과정이 산업현장에 어떻게 쓰이고 적용되는지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그것을 학생들에게 적용시켰다. 두 번째는 지표를 끌어올린 것이다. 지역의 거점대학 이상으로 발전하려면 각종 지표에서 성과를 올려야 한다. 이때 단순히 지표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대학의 행정력과 시스템을 함께 구축해야 대학이 전반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

△ 일반대나 전문대나 특성화가 관건이다. 경복대학이 추구하는 특성화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
“100% 취업보장형 산학협력 거점대학이다. 해외명문대는 기본적으로 취업이 잘 되고 취업 질도 우수하다. 또한 그것을 급여로 보장받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경복대학이 명문으로 가려면 취업이 잘 돼야 하고 취업의 질이 일정 수준 이상이 돼야 한다. 실용학문은 교육만 시킨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산업체와 연계한 활동을 통해 산학연구를 발전시켜야 한다. 그 두 가지 콘셉트를 묶었다. 취업보장형은 주문식 교육을 근본으로 하지만 기업체에서도 학생들에게 책임감을 느끼게 해주고 학생들도 그런 혜택을 받음으로써 기업에 책임감을 갖고 종사할 수 있게 만드는 상호연결고리의 계약이라고 할 수 있다.”

△ 특성화 전문대학 육성사업에서 2유형에 선정됐다. 어떤 분야를 중심으로 키우고, 그에 따른 정원감축이나 학과개편 등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나.
“간호보건계열과 서비스 분야에 특화된 학과를 육성하는 것을 사업 목표로 설정했다. 2014학년도에 3개 학과를 자연계열과 인문사회계열로 전환했다. 그런 부분을 단행하기 위해 교육과정부터 최종 취업영역이 어디인지 고민했다. 90% 이상의 학과를 자연계열이나 인문사회계열로 넘어오도록 하는 게 목표다.”

△ 글로벌캠퍼스는 어떤 방향으로 가져갈 생각인가.
“경복대학의 비전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공인 전문인재양성이다. 이를 위해 첫 번째, 언어가 원활하게 소통돼야 한다. 두 번째, 단순히 한국에서만 인정받는 게 아니라 해외 어디 가서도 인정받는 자격증의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 셋째는 유기적인 형태의 교육이다. 가령 디자인이면 디자인이 우수한 덴마크나 스웨덴에서 현장실습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전 세계 어디로든 갈 수 있고 올 수도 있는 형태의 글로벌캠퍼스다. 교육에 있어서의 베이스캠프 정도 되겠다. 각 나라 또는 각 회사의 장점을 가진 연결고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교육기부에도 적극적이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
“총장으로 취임하며 가진 철학 중 하나다. 교육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혜택을 적게 받는 학생들을 도와주는 관점에서 교육기부를 한다. 무료 통학버스를 운행하고, 연간 240명씩 어학연수도 무료로 보내준다. 지금까지 2천200명 정도가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실질적인 효과는 취업 후 나타난다. 기업체에서 경복대학 학생들이 외국인 바이어와 대화하고 이후 계약을 성사시킨다고 놀라워한다. 대학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다. 혼자만 잘나고 우수한 대학은 없다. 지역사회와 더불어 발전해야 한다.”

△ NCS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다. 교육과정을 산업현장에 맞게 개편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그 과정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나.
“2007년 졸업식 때 경영과 졸업생 학부모 한 분이 자녀가 아직 취업을 못했다고 취업을 시켜달라며 나를 찾아왔다. 우리가 취업을 걱정하지 않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교육과정 개편을 모색했다. 지난 2009년 산업체 요구에 맞는 직무분석을 통해 교육과정을 개편했다. 많은 대학이 NCS가 획일적으로 똑같은 내용을 기계적으로 교육시키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한다. 해외사례를 조사하며 배운 것은 NCS에 핵심코어가 있다는 것이다. 국가에서 이 수준을 반드시 이수해 달라고 요구하는 핵심은 충실히 가져가고 기업체가 요구하는 부분은 약간 변경한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약손명가미용과와 준오헤어디자인과다. 기업이 요구한 부분을 교육과정에 삽입해 기업맞춤형으로 개편했다. 다른 취업보장형은 컨소시엄 형태다. 그 업종에 맞는 기업 클러스터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교육과정을 편성해 갔다. 기본적으로 가져가야 할 핵심코어는 NCS이고, 지역상황이나 학생요구에 맞춰 약간 변경하면 된다.”

△ NCS에서 보완해야 할 점은 없나.
“많은 대학에서 NCS를 시행할 때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 평가다. 수행평가를 하는 부분은 내가 지식을 적는 부분도 있지만 지식을 갖고 뭔가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호주에서는‘show me(보여달라), tell me(말해달라), do it(만들어라)’이라고 한다. 지금처럼 중간고사, 기말고사 형태로 한 시간씩 할애해 30명을 다 평가할 순 없다. 평가시간을 더 많이 잡아야 하고, 문제지가 아닌 통과와 미달로 능력을 검증받는 시스템을 안착해야 한다. 다른 대학들도 평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 수업연한 다양화에 대한 목소리가 나온다. 수업연한 다양화가 어떤 측면에서 전문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조금 다른 방향으로 수업연한 다양화를 생각한다. 일이라는 직무와, 일을 교육한다는 개념과, 교육을 했기에 얻는 자격, 자격을 통해 얻는 보수, 4가지 관점에서 봐야 한다. 단순히 NCS를 하니까 수업연한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개념이 아니다. 전문대를 나오든 4년제 대학을 나오든 교육받은 부분에 대해 자격을 인정해주고 그에 맞는 대우를 해야 한다. 그런 개념에서 수업연한 다양화가 필요하다.
미용과 구조조정을 할 때 6개월만에 미용사 자격증을 딸 수 있는데 왜 2년을 가르쳐야 하는지 고민했다. 미용학원을 나와서 취업하는 학생은 월 60만원을 받고, 전문대를 나오면 월 80만원을 받는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해도 똑같이 월80만원이다. 이것은 교육기관의 가치가 없는 것이다. 준오헤어디자인과를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2년의 교육을 거치면 준 헤어디자이너로 인정하고, 급여도 월 120만~150만원부터 시작한다. 보통 3년에 걸쳐 헤어디자이너가 되는데, 준오헤어디자인과는 1년으로 단축했다. 취업 후 1년만에 디자이너가 되면 급여 300만~350만원이 보장된다. 교육에 대한 가치가 형성되려면 일과 교육과 자격과 급여, 이 네 가지가 묶여서 돌아가는 사회여야 한다. 그 시점이 수업연한 다양화다.”

△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 전문대 위상을 국가적으로 배려하고 장려해줘야 하는 시점이지만 정책적으로 여전히 미흡한 면이 많다. 정부에서 어떤 식으로 정책을 잡아주는 것이 좋을까.
“전문대가 고등직업교육을 전담하는 기관이 됐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대학편제는 4년제 대학과 전문대로 구분된다. 이것이 아닌 일반교양을 가르치는 교양중심 교육대학, 연구중심 교육대학, 고등직업교육대학으로 각 영역에 맞춰 기능이 특화된 계열로 나눠야 한다.”

△ 경복대학은 현재 150여명의 전임교수가 있다. 인재를 배출하려면 리더십이 필요하지만, 리더십을 현실화할 수 있는 전문교수도 필요하다. 유능한 교수를 어떻게 초빙하고 있나.
“모든 교직원에게 정년까지 함께 가겠다고 공표했다. 정년까지 함께 간다는 것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근무하고 있는 대학에 자부심이 있어야 하고, 생활할 수 있는 일정 수준 이상의 보수도 따라야 한다. 성과연봉제로 바꾸면서 교수들과 9시간 동안 대화했고, 그 과정에서 교수들의 동의를 받았다. 결론은 그때보다 지금이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교수들이 잘할 수 있도록 도모하는 과정,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컨설팅이나 지원이 교수에게 가장 중요하다. 안정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어야 평생직장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임한다.
신임교수를 채용할 때 검증과정을 거쳐 교수를 채용한다. 강의전담 과정, 상담과정을 거치고, 2~3년이 지나면 정식 교수가 된다. 경복대학은 모두 성과연봉제라 다 한 트랙이다. 가족으로 온 분들은 절대 내치지 않는다.”

△ 젊고 진취적인 총장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앞으로 경복대학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학생들은 어떤 인재로 키워내고 싶은가.
“학교상징을 바꾸면서‘Futuristic Innovator’를 강조했다. 교육의 근본적인 철학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오는 2학기부터 ‘3D 프린팅 및 창업’이란 과목을 전교생 교양필수로 실시한다. 3D 프린팅을 모르면 앞으로 산업사회에서 생존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미래지향적인 졸업생을 배출하고, 각 분야에서 특화된 영역을 개발하는 대학을 만들고 싶다.”

윤지은 기자 jieu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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