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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은 과다 대표되고 유아청소년층·청장년층 과소 대표되고 있다”
“노년층은 과다 대표되고 유아청소년층·청장년층 과소 대표되고 있다”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5.05.12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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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학(국민대)·이성규(안동대) 교수, ‘민주주의에서 표의 불평등성’ 분석


‘1인 1표’ 원칙에서 1인은 ‘유권자’를 의미한다고 봐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유권자 기준과 인구 기준 중 무엇이 더 타당한지 논의해야 한다.

(사)한국제도·경제학회(회장 이영훈 서울대 교수)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 2층에서 ‘한국 민주주의 위기,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한국 민주주의 위기의 원인 및 현황에 대한 진단과 대안 제시를 목적으로 한 이날 학술대회는 모두 4개 주제로 진행됐다. 제1주제는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 어떻게 구할 것인가?」(민경국 강원대 교수), 제2주제는 「민주주의, 민주적 가치를 보호할 수 있는가?」(김재한 한림대 교수), 제3주제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에서의 정치실패의 원인, 양태 및 개선방안」(권혁철 자유경제원 자유기업센터 소장), 제4주제는 「민주주의에서 표의 불평등성: 한국의 선서구획정의 불균등성을 중심으로」(이상학 국민대 교수, 이성규 안동대 교수)였다.


이번 학술대회는 ‘제도·경제학’적 관심사를 읽어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민경국 강원대 교수가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 주범으로 ‘입법 만증주의’ ‘의회권력’을 지목한 데서 알 수 있듯, 논의는 의회(국회)를 도마 위에 올렸다. 의회권력을 제한해야 한다는 민 교수의 주장은 국회의 특권 허물기(권혁철), 국회의원 선출 선거구 획정의 왜곡 지적(이상학, 이성규) 등으로 이어졌다. 이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대목은 이상학·이성규 교수의 발표문이었다.

이상학·이성규 교수의 발표문 가운데 주요 부분을 발췌한다.
정리 최익현 기자 bukhak64@kyosu.net


궁극적으로는 ‘표의 등가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선거구 획정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그러한 점에서 선거구 획정 논의의 절차, 획정주기 등에 대한 고찰은 20대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에 앞서서, 그리고 획정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논의의 출발은 ‘1인 1표가 동등한 중요성을 지녀야 한다’는 공정성의 원칙을 확인하는 데 있다. 私益을 추구하는 정치인들은 아무래도 자기 자신이나 소속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선거구를 획정하려고 할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중립적인 기구’에서 선거구 획정을 맡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기득권 정치인들이 자신들이나 소속당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획정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정치로부터 독립적인 선거구획정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선거에 앞서 일시적으로 구성돼 짧은 기간 동안 활동한다. 또한 선거구획정위원회의 획정안은 구속력이 없어서 국회가 이를 준수할 의무도 없다. 이에 따라 사익을 추구하는 기존 국회의원 및 정당은 자신 및 소속당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획정할 가능성이 있으며, 기존 정당 간에 나눠 먹기식으로 획정이 이뤄질 확률이 높다.


영국에서는 독립적인 선거구경계위원회(Boundary Commission)가 초당적인 중립적 기구의 위상을 지니고 있다. 동 위원회가 오랜 연구와 검토를 거쳐 새로운 획정안을 제시하면 대체로 그대로 수용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도 독립적인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선거구 획정을 주도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미국 캘리포니아나 영국에서와 같이 중립적인 기구에서 선거구 획정을 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논문은 유권자수가 아닌 선거구의 ‘인구수’를 기준으로 정치적 지니계수를 측정했다. 인구 기준으로 계산한 정치적 지니계수는 유권자 기준 정치적 지니계수보다 더 큰 값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선거구별 인구를 기준으로 한 획정지수의 분산계수도 유권자수를 기준으로 한 분산계수보다 더 큰 값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의 선거구 획정이 이상학(2011)과 Lee and Lee(2013)의 측정 결과보다 더 왜곡돼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왜곡의 정도는 Lee and Lee(2013)의 분석과 동일하게 18대와 19대에 걸쳐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향후 선거구 획정의 평가에 있어서 객관적 기준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획정기준과 관련해 두 가지 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선거구 획정의 기준으로서 인구보다는 유권자 기준이 보다 적합하다고 보고, 향후 선거구 획정 기준을 유권자수를 기준으로 할 것을 제안한다. 표의 등가성은 인구보다는 유권자를 기준으로 한 평가가 적합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둘째로 선거구 획정 기준으로서 최대 선거구와 최소 선거구 간의 편차뿐만 아니라 선거구의 분포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이상학(2011)과 Lee and Lee(2013)에 이어 주장하고자 한다.
정치적 지니계수와 획정지수의 분산계수가 적어도 17대 국회의원 선거보다 더 증가하지 않는 방향에서 선거구 획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내년에 있을 20대 국회의원 선거의 정치적 지니계수는 0.13 이하, 획정지수의 분산계수는 0.23 이하가 되도록 획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기준은 획정과정에서 중간평가기준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향후 선거구 획정 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원칙으로서 정치적 지니계수, 획정지수의 분산계수 등 객관적 지표로 측정해 분포가 고르게 변화한 것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고, 장기적인 평등성의 달성목표를 설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을 기준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보다 명확한 논의와 인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선거구 획정 기준으로 인구수와 유권자수 어느 기준이 더 타당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현재의 획정기준은 인구기준인데, ‘1인 1표’ 원칙에서 1인은 ‘유권자’를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보다 엄밀한 해석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유권자 기준과 인구 기준 중 어느 기준이 더 타당한지에 대해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본 논문은 선거구획정의 왜곡이 잠재적으로 ‘세대 간 이해의 대표성’에 왜곡을 초래할 가능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유아청소년층 및 청장년층은 전반적으로 과소 대표되고, 노년층은 과다 대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날 복지지출 등에 대한 세대 간 갈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중요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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