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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구체적 실행계획으로 한국출판 활성화 모색할 때”
“지금은 구체적 실행계획으로 한국출판 활성화 모색할 때”
  • 교수신문
  • 승인 2015.04.2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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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동양학사서대회 참관기

 

▲ 박찬익 아카디피아 이사장(오른쪽 끝)이 동양학사서대회에서 참가자들과 한국학 저작들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박찬익 아카디피아 이사장이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동양학사서대회’에 참가, 일정별 견문기를 정리했다. 한국학의 세계화가 보편 과제로 떠오른 지금, 박 이사장의 동양학사서대회 참관기는 한국학과 한국학 출판에 요청되는 새로운 과제의 의미를 짐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월)
2014년 필라델피아대회를 이어 이번 시카고대회를 위해 아침9시에 인천공항에 모였다. 이번 대회 참가자는 글로벌콘텐츠 대표(홍정표), 지문당 대표(임삼규), 판문이사(임준호), 조합팀장(이종화), 박이정출판사 대표(박찬익) 5명이 참석했다. 각자 대회에 필요한 홍보물을 잔뜩 가져가느라 짐이 무거웠지만 기대와 희망에 찬 얼굴이다.인천공항에서 11시40분에 탑승해 무려 14시간 비행 끝에 시카고에 도착했다. 공항에 내려 입국수속을 하고 눈이 쌓인 강변도로를 달려 한국인 식당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행사장인 쉐라톤 호텔에 도착했다. 시카고는 한국보다 추웠으며 12시간이 늦어 23일 오후다. 그래서 시간적으로 하루를 번 기분이다.

24일(화)
먼저 출발한 지문당 임삼규 대표, 판문 임준호 이사와 합류해 시카고대 도서관 견학했다. 시카고대 도서관 관계자가 도서관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하고, 30여 명씩 조를 짜 담당자의 인솔에 따라 도서관을 들러보았다. 시카고대 도서관은 1980년대부터 동양학 책을 구입했는데, 지금은 약 80만권의 동양학 관련도서가 있으며, 한국 책은 8만권 정도 있다고 설명을 들었다. 동양학서가에는 한국출판사 책들이 한 군데서 우리를 반겼다.

이 도서관의 특징은 터널씩 자연 채광을 이용하는 열람실이다. 맑은 날씨에 밖의 눈 구경을 하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다. 또 하나 눈길을 끈 것은 지하 5층 정도에 책을 보관하고 무인 자동으로 책을 수납하는 시설이었다. 그 규모가 엄청나고 신속히 필요한 책을 컴퓨터를 이용해 찾아주고 이동하는 모습에 눈을 뗄 수 없었다. 우리나라에는 도서관 공간부족으로 책을 더 이상 구입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이러한 시설을 이용하면 얼마든지 책을 보관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카고대 도서관 견학을 마치고 호텔에서 잠시 일행들과 내일 일을 위해 회의를 하고 5시부터 사서들 앞에서 한국 업체들이 각각 자사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업체당 10분 정도 발표하고 5분정도 질문을 받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이번 발표는 모두 영어로 진행했다. 아카디피아는 지문당 임삼규 대표가 조합이사 자격으로 발표했는데, 한국에서는 학술출판조합으로 전자책 2천500 종을 만들고, 직접 유통하는 업체는 아카디피아가 유일하다는 점과 인쇄 기능, 단인뷰어를 통해 간단하게 접근하여 전자책을 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연내 5천종 전자책 제작보급, 회원사 80개 확충, 대학출판부나 공공기관출판사도 조합원사로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 어느 업체보다 아카디피아에 대한 질문이 많이 나왔으며 발표자들은 이에 답을 하느라 자료를 찾는 등 땀을 뺏다.
이어서 글로벌컨텐츠 대표가 한국학을 출판하는 글로벌콘텐츠를 소개하여 좋은 호응을 받았다. 또한 한국문화에 대한 책을 영문판으로 출판하는 서울셀렉션 김형근 대표도 능숙한 영어로 업체 소개를 했으며, 100년 역사의 을유문화사도 젊은 직원이 당당하게 본사를 소개했다. 가슴 뿌듯한 광경이었다.
저녁에는 후원사 협찬으로 중국식당에서 사서들과 식사를 했다. 1년에 한 번씩 만나고 사서들이 대부분 한국출신이라 더 편하게 인사하고 실무적인 미팅도 겸했다.

25일(수)
우리와 직접적인 발표가 없어 관심 있는 사람은 발표를 듣고 쉬는 시간이나 점심저녁 시간을 이용해 계속 사서들과 미팅을 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동북아역사재단, 한국번역원도 인사를 나눴으며 우리조합을 통해 전자책을 소개할 것도 권유했다.
우리 일행은 시내에 있는 시립도서관을 견학했다. 이 도서관은 1층에는 컴퓨터로 자료를 열람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었다. 2층 어린이 도서관에는 예쁜 책과 간단한 놀이터가 있어 부모와 아이들이 자유롭게 책도 보고 놀이도 즐기고 있었다. 위층에는 서가와 열람실이 있었는데 대학생이나 젊은 사람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 한국 책을 컴퓨터로 열람해 보려고 시도했으나 아쉽게도 실패했다.
저녁에는 행사 주체 측에서 8시30분부터 리센션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한국에서 온 관계자들과 중국, 일본, 미국관계자를 만나 간단한 와인을 마시면 친교의 시간을 보냈다.

26일(목)
7시 30분에 일어나 간단히 아침 식사를 마치고 10시부터 부스설치에 들어갔다. 챙겨온 홍보물로 부스를 꾸미고, 도서목록, 팜플렛, 견본 책, 명함을 책상에 잘 정리했다. 오후에는 잠시 시간을 내어 시카고 미술관을 관람했는데, 시간에 쫓겨 중요 작품만보고 저녁 사서 모임에 바쁘게 참석 했다. 저녁에는 아카디피아 주제로 피자 파티를 열었다. 참석인원은 30명 정도였고, 아카디피아 대표 인사와 사서 대표인 구미리 듀크대 사서의 환영 건배가 이어졌다. 우리는 이 자리에서, 준비한 도서 목록과 전자책 목록이 들어있는 USB를 사서들에게 일일이 전달하고 도서관에 책 구입 시 활용해 줄 것을 부탁했다.

27일(금)
9시부터 부스 개장을 해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아카디피아와 조합원들 책을 소개했다. 부스를 찾은 사서들과 외국인들은 한국에서 이곳에 부스를 설치한 지문당, 동북아역사재단, 서울셀렉션, 아카디피아, 한국학술정보, 한국번역원, KONG & PARK 등의 책들을 돌아보고 관심을 표했다.
우리도 중국과 일본, 미국 주요 대학출판부등을 돌아봤다. 이번 부스도 중국이 월등히 많았으며 자국을 홍보하는 대량의 책과 홍보물, 시진핑 주석 자서전 등을 무료로 배포하면서 열띤 홍보를 했다. 올해는 한국 업체가 그래도 많이 참석 했고, 부스를 한곳에 모아 홍보했으나 중국과 일본에 비교해 여전히 왜소해 보였다. 정부차원에서 이러한 뜻있는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국가 홍보나 세계시장 진출을 하려고 안간힘을 다하는 민간업체에 힘이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 시카고에서 열린 동양학사서대회장의 아카디피아 부스. 사진제공=박찬익

28일(토)
9시부터 부스에 나가 계속 홍보를 했다. 한국에서 참여한 출판사들과 여러 의견을 교환했으며 미국 현지에 지사를 둔 KONG&PARK 대표와 그동안 해외시장진출을 위해 노력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에 돌아가면 힘을 합쳐 정부에 건의도 하고 출판이나 관련업체에 필요성을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이 날 외국인들이 많이 부스를 찾았는데 미의회도서관 랜달 K, 베리, 인디아나대 동아시아연구소 강승혜 부소장 등이 상담했다.

29일(일)
다른 업체들은 오전까지 전시를 계속 한다는데 우리는 귀국준비를 위해 부스를 철수하고 9시30분쯤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인천행 비행기를 타니 피로가 몰려왔으며, 뭔지모를 아쉬움이 머리를 복잡하게 했다.
지금 국내출판은 여러 모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우리는 출판이 어렵다고 하소연을 한지 벌써 몇십 년이 지났다. 그동안 여러 단체에서 출판활성화를 위해 자구책을 썼으며 정부도 출판계의 현안을 풀고자 지원해 왔다.
그러나 한국 출판은 시대적인 흐름도 있지만 좀처럼 회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열쇠는 출판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를 다양한 상품으로 만들 수 있도록 연결해야 하며, 외국에 더욱 적극적으로 한국출판물을 알려 실제적으로 수출이 가능하도록 지속적인 노력과 민관합동 투자가 필요하다. 이번 시카고 행사를 통해 다시 한 번 학술전자책의 해외 진출의 가능성을 보았고, 우리 책을 해외 도서관에 판매하거나 에이젼시를 통해 고급 한국문화를 담은 책을 판권수출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다.
그동안 출판계는 지쳐서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으면 투자나 관심을 보이지 않고, 정부는 자발적인 민간단체에 꾸준히 지원하지 않았다. 이제는 문제를 제기만 할 때가 아니라 구체적 계획과 실행으로 한국출판의 활성화와 세계화를 위해 한발 한발 나아갈 때다.

 

 

 

 

 

 

 

박찬익 아카디피아 이사장 박이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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