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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장학금 활용하면 ‘반값’등록금·‘공영형 사학’ 둘다 가능
국가장학금 활용하면 ‘반값’등록금·‘공영형 사학’ 둘다 가능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5.04.14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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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책임형 사립대’ 예산 확보 방안은?

교수단체가 제시하는 대학 구조개혁의 핵심은 퇴출 대상에 오르는 사립대를 ‘정부 책임형’ 혹은 ‘공영형’ 사립대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러나 교수단체 주장처럼 사립대 재정의 20%에서 50%를 정부가 책임지려면 적지 않은 예산이 든다. 교수단체뿐 아니라 대학에서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이 10년째 상임위원회 법안심사소위 문턱조차 넘지 못하는 현실만 봐도 추가 예산 확보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전국교수노동조합 위원장을 지낸 강남훈 한신대 교수는 “공영형 사립대로 전환하는 데 드는 예산 부담은 이미 지급하고 있는 국가장학금을 반값등록금으로 바꿔서 활용하면 상당 부분 줄 일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말하는 반값등록금은 지금처럼 소득과 연계해 학생들에게 직접 돈을 지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등록금 액수 자체를 낮추는 것을 의미한다. 어떻게 가능할까. 강 교수가 계간 <경제화 사회> 2014년 가을호에 게재한 「반값등록금과 결합된 대학구조개혁 및 대학체제 개편 제안」가운데 주요 내용을 발췌했다. 정리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2014년 박근혜 정부는 3조5천억원의 국가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확보된 예산을 학생들에게 직접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교수 인건비를 보조하고 그만큼 등록금을 낮추도록 하는 정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즉 교수 인건비를 지원하면서 동시에 반값등록금을 실시하는 것이다. 교수 인건비를 지원하는 제도를 ‘국가책임교수’ 제도라고 부르려고 한다.

먼저 기준이 되는 해의 대학 등록금 총액이 12조원이고, 이 중에서 인건비로 6조원, 비인건비로 6조원이 지출된다고 가정한다. 국가장학금 제도에서 장학금 액수는 3.5조원으로 학생들에게 직접 지급된다. 국가책임교수 제도에서 교수 인건비 지원액은 동일하게 3.5조원이다. 국가책임교수 제도 하에서는 3.5조원 만큼 등록금 자체를 낮춰야 한다. 즉 국가책임교수 제도는 반값등록금 제도를 포함한다.

먼저 국가장학금 제도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정부는 3.5조원의 국가장학금을 지출한다. 학생들은 3.5조원의 국가장학금을 받아서 실제 부담하는 순지출은 8.5조원이다. 이제 국가책임교수 제도의 경우를 살펴 보자. 정부 부담은 국가장학금 지출이 국가책임교수 지출로 명목만 바뀐 것 이외에는 동일하다. 대학은 정부로부터 교수 인건비 3.5조원을 지원받으므로 인건비 지출이 2.5조원이 되고, 비인건비 지출이 6조원이 된다. 인건비 지원을 받는 만큼 등록금을 낮춰야 하므로 등록금 수입은 8.5조원이 된다. 순지출은 국가장학금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0’이다. 학생들의 순지출은 8.5조원이다.

이와 같이 국가책임교수 제도와 국가장학금 제도는 세 주체의 실제 부담 측면에서 동일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더불어 국가책임교수 제도는 정부가 대학에 교수 인건비를 지원하기 때문에 공영형 사립대학으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효과를 갖게 된다. 정부가 공영형 사립대학으로 전환하는 사립대학에 대해서만 교수 인건비를 지원하겠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립대학들은 공영형 사립대학으로 전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국가장학금은 기본적으로 정부와 학생 사이의 관계이므로 그것을 갖고 대학을 위협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출처: 「반값등록금과 결합된 대학구조개혁 및 대학체제개편 제안’(강남훈 한신대, <경제와사회> 2014년 가을호(통권 제103호)

이제 몇 년 뒤에 학생 수가 10% 감소했다고 가정하자. 이렇게 되면 두 제도 사이에는 여러 가지 차이가 나게 된다. 국가장학금 제도의 경우를 먼저 살펴보자. 학생 수가 10% 줄어들기 때문에 지급액도 10% 감소하게 된다고 가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정부의 예산과 지출은 3.15조원이 된다. 학생 입장에서 보면 등록금 총액이 10%(10.8조원) 감소하고 국가장학금도 10%(3.15조 원) 감소해 순지출도 10% 감소한 7.65조원이 된다. 대학의 수입은 10.8조원이 되고 대학은 인건비와 비인건비를 각각 10%씩 줄이게 된다.

다음으로 국가책임교수제도의 경우를 살펴보자. 이때 국가책임교수의 인건비는 정부에서 책임지는 것이므로 학생 수와 상관없이 3.5조원을 부담한다고 가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학생들은 이전에는 8.5조원의 등록금을 납부했는데 학생수가 10% 감소하므로 8.5조원에서 10%가 감소한 7.65조원을 납부하게 된다. 학생들의 순지출은 7.65조원으로 국가장학금 제도 하에서나 국가책임교수 제도 하에서 동일하다.

그런데 인건비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 대학은 비인건비를 10% 줄여서 5.4조원을 지출한다. 등록금 수입 7.65조원에서 비인건비 5.4조원을 뺀 나머지 2.25조원을 인건비로 지출하게 된다. 대학과 정부가 부담하는 인건비 총액은 국가장학금 제도의 경우에는 5.4조원이지만, 국가책임교수 제도의 경우에는 5.75조원이 된다. 국가장학금 제도에서는 학생 수가 10% 줄어들 때 인건비 총액이 10% 줄어들지만, 국가책임교수 제도에서는 6조원에서 5.75조원으로 4.2% 감소하게 된다. 이와 같이 국가책임교수 제도에서는 학생 수가 줄어들 때 동일한 수의 교수를 유지하기 위해 대학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국가장학금 제도보다 줄어든다.

※출처: 「반값등록금과 결합된 대학구조개혁 및 대학체제개편 제안’(강남훈 한신대, <경제와사회> 2014년 가을호(통권 제103호)

동일한 방식으로 학생 수가 30% 줄어들 때를 계산해 보자. 국가장학금의 경우에는 인건비 총액은 4.2조원으로 원래보다 30% 줄어들지만, 국가책임교수 제도의 경우에는 인건비 총액이 5.25조원으로 원래보다 12.5%만 줄어든다. 동일한 수의 교수를 유지하기 위해 국가장학금 제도 아래서는 임금의 30% 인하가 필요하지만 국가책임교수 제도에서는 임금의 12.5%만 인하가 필요하다.

학생 수가 30% 감소한다고 가정했을 때, 국가교수책임 제도를 통해 교수 수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정부 예산은 얼마나 될까. 국가책임교수 제도의 경우 교수 인건비 총액이 5.25억원이 되므로 인건비 총액을 원래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7천500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하다. 고등교육 예산을 GDP의 1% 수준까지 늘리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을 지킨다면, 2014년 기준으로 고등교육 예산은 5.5조원이 늘어나게 된다. 늘어난 5.5조원 중에서 3조원 정도를 국가책임교수 충원에 사용하면, 6만명의 교수를 신규 채용할 수 있다. 교수 수가 현재의 2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OECD 평균 수준의 교수-학생 비율에 도달하게 된다. 필요한 재원은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반값등록금과 결합된 대학구조개혁 및 대학체제개편 제안’(강남훈 한신대, <경제와사회> 2014년 가을호(통권 제103호)

정리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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