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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수의 보직 활동 더 확대돼야 … 친인척 관계 극복도 과제
여교수의 보직 활동 더 확대돼야 … 친인척 관계 극복도 과제
  • 윤지은 기자
  • 승인 2015.04.06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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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대 여성총장 더 늘어날 수 없나?

남녀 평등의 시대라고 하지만 유독 대학 사회에는 해당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총장의 자리는 더욱 그렇다. 대학마다 “남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기회는 열려 있다”라고 말하지만 현실은 여성 총장의 장벽이 높다는 것을 잘 드러낸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제공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5년 4월 현재 4년제 대학 198개교 중 여성 총장이 재임 중인 곳은 14개교뿐이다. 여성 총장의 비율은 10%도 넘지 못하고 7.1%에 그쳤다. 그중 여대를 제외하면 191개교 중 여성 총장이 재임 중인 대학은 가천대, 경주대, 김천대, 남서울대, 동신대, 신한대, 용인대, 인하대, 한세대 등 9개교다. 여대를 제외한 종합대의 여성 총장 비율은 5%도 채 미치지 못한 4.7%다. 전문대의 상황은 조금 나은 편이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서 제공한 자료를 분석해보니 2015년 4월 현재 138개 전문대학 중 여성 총장이 선출된 곳은 23개교로 20.2%를 차지한다.

설립자 친인척이 대부분
여대를 제외한 4년제 대학 중 여성 총장은 9명이나 되지만 그 면면을 들여다보면 한국 대학의 단면을 읽을 수 있어 다소 씁쓸하다. 무려 8명이 설립자의 친인척이거나 재단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여성 총장의 88.9%에 해당한다.

경기도의 한 사립대 A교수는 “대학을 공공재로 보지 않고 사유재로 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학 총장으로서의 역할을 해낼 수 있는지 자격검증은 이뤄지지 않고 사유재산을 지키려는 차원에서 설립자의 부인이나 며느리 등이 학교의 장이 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길여 가천대 총장은 대학의 설립자이며, 강성애 김천대 총장은 설립자의 딸이다. 설립자의 부인도 4명이다. 이순자 경주대 총장, 공정자 남서울대 총장, 김필식 동신대 총장, 김병옥 신한대 총장 등이다. 박선경 용인대 총장은 설립자의 며느리다. 재단과 연관이 깊은 인물도 있다. 김성혜 한세대 총장은 조용기 전 이사장의 부인이다.

이들은 창학 1세대의 공신으로서 대학 교육에 실질적인 기여를 했기에 총장직에 진출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다만 권력 세습처럼 특정 가계 중심으로 총장이 승계되는 것은 대학경영에 있어 투명성을 높이지 못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지 쇄신 위해 여성의 부드러운 리더십 강조
이중 눈여겨 볼만한 대학도 있다. 지난 2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여성 총장이 선출돼 화제를 모은 대학이 있기 때문이다. 최순자 인하대 제14대 총장이 그 주인공이다. 최 총장은 인하대 최초의 여성 총장으로, 지난 2월 25일부터 4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현재 4년제 대학 여성 총장 중 여대 총장과 대학 설립자와 관계된 경우를 제외하면 일반 여성 총장으로 취임한 것은 최 총장이 유일하다.

김영 인하대 교수회 의장은 첫 여성 총장의 선출에 대해 시대의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 구성원도 남녀 비율이 반반인데, 대학 보직자는 거의 남성 위주로 돼 있다. 그동안 대학이 시대변화에 둔감했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최 총장을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학생을 사랑하고 여성의 섬세함으로 대학 구성원의 고충을 잘 들어주는 강점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딱딱한 남성 총장보다 소통에 능숙하고, 호소력이 강하다는 것도 여성 총장의 장점으로 꼽았다.

여성 총장의 선출 이유로 여러 가지가 꼽혔지만 인하대가 여성총장을 선출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대학의 이미지 쇄신을 위함이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인하대는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사건 이후 한진그룹과의 갈등이 재점화에 올랐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인하학원 이사장을 맡고 있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인하대 이사로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특히 전 인하대 총장이 이사회에서 폭언을 듣고 총장직을 사퇴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인하대는 이미지 개선과 함께 새로운 출발이 절실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총장 선출에 관심이 쏠린 것도 당연한 이치였을 것이다. 김영 의장은 “여성 총장이 갖고 있는 화합과 평화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활용해 갈등으로 얼룩진 인하대의 명예와 총장의 권위를 되돌려 보자는 구성원의 바람이 담겼다”라고 말했다.


보직교수의 기회 확대해야
여성 총장이 적은 이유는 남녀 비율의 구조적인 한계가 원인이라는 설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여교수 비율이 적다는 것이다. 최상한 전 국교련 특별위원(경상대)는 “경상대의 경우 여교수의 비율이 20%도 안된다. 남성이 90%이상인 사회에서 여성이 총장후보로 나서는 것부터 여러 가지 제약을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성평등사회라고 하지만 여전히 여성은 소외되고 남성위주로 돌아가는 사회 구조가 여성 총장의 벽을 만든다. 윤지관 한국대학학회 회장(덕성여대)는 “사회 전체로 봐도 상층 지도급으로 오를 수록 남성 비율이 현저하게 높다”라고 풀이했다. 대학총장도 이와 같은 연장선에 놓인 것이다. 김혜숙 이화여대 교수도 “뉴스만 봐도 사회에서 주요한 의사결정은 주로 남자다. 여대가 아닌 종합대에서 여성 총장이 나오려면 여교수 비율이 더 높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대학의 근본적인 구조에도 문제가 있다. 일반적으로 보직교수를 맡다가 총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보직교수를 맡는 여교수가 적다는 것이다. 총장으로거론될 역량을 기르기 위해선 여성의 보직교수 활동을 확대해야 한다. 김유경 경북대 교수는 “여교수도 보직으로 진출해야 한다. 대학행정에 대한 안목도 있어야 총장으로서 자신감도 생길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여성에게 보직교수의 기회를 주는 등 여성 채용목표제처럼 여성의 역량을 키워주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여성 총장의 비율도 더 높아질 것이다”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대학 내 여교수의 비율이 20%를 넘었다고는 하지만 대학은 여전히 남성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여교수의 비율을 확대하고, 여교수에게 더 많은 보직교수 활동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 여성 총장의 전제조건이다.

윤지은 기자 jieu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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