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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그리고 사회과학의 역할
위험, 그리고 사회과학의 역할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5.03.25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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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사회과학연구원 50주년 기념 학술대회 개최


새로운 사회과학적 분석은 구체적인 제도들의 구성이 선택과
경쟁 과정을 통해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라는 입장을 취해야 한다.
사회과학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사회과학의 기본가정들이
근본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존 리 UC버클리대 교수

성균관대(총장 정규상) 사회과학연구원(원장 박재완)이 지난 20일(금) 개원 5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주제는 ‘한국사회의 위험과 사회과학의 역할’. 이번 학술대회에는 미국 UC 버클리대 사회학과 존 리(John Lie) 교수의 기조강연과 독일 베를린대 한스 페터 페터스(Hans Peter Peters) 교수의 「위기 커뮤니케이션에서 신뢰의 역할(The Role of Trust in Risk Communication)」 등 26편의 학술논문이 발표됐다.
이날 기조강연을 맡은 존 리 교수는 미국의 대표적인 동아시아 전문가 가운데 한 명이다. 서울 출생으로 일본과 하와이에서 성장했고, 하버드대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3년 버클리대 사회학과 부임 이전에는 일리노이대(어바나 샴페인) 사회학과 학과장, 미시간대 일본학 및 한국학 센터장(The Center for Japanese Studies and the Korean Studies Program) 등을 역임했다.


그의 관심 영역은 사회이론, 정치경제, 동아시아, 코리안 디아스포라를 아우른다. 초기 저서 가운데 ‘Korean Americans and the Los Angeles Riots (1995)’, ‘Han Unbound: The Political Economy of South Korea (1998), ’Multiethnic Japan‘ (2001)는 그의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으로 명성이 높다. 2008년 출간된 ‘Zainichi (Koreans in Japan): Diasporic Nationalism and Postcolonial Identity’는 기존의 코리안 디아스포라 연구에 학문적 깊이를 더한 저작으로 학계에 알려져 있다.


이날 학술대회 기조강연에서 존 리 교수는 세월호 침몰, 후쿠시마 원전 유출, 허리케인 카트리나 등 人災에 관한 집단적 성찰을 강조하면서, 한국의 세대간 갈등과 노인빈곤율, 암기식 교육, 학력 인플레 등 한국사회의 위험요인을 짚고, 이에 대처하는 사회과학의 기본시각이 추상성에서 구체성으로, 국민국가 중심에서 세계화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사회과학자들은 자연으로서 사회가 아니라 하나의 인공물로서 사회를 직시해야 한다. 이는 사회과학에서 코페르니쿠스 혁명과도 같은 것이다. 추상적·일반적 이론을 찾는 것에서 이제는 훨씬 구체적이고 특수주의적인 분석을 추구해야 한다. 새로운 사회과학적 분석은 구체적인 제도들의 구성이 선택과 경쟁 과정을 통해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라는 입장을 취해야 한다. 사회과학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사회과학의 기본가정들이 근본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언론, 지방선거, 지역정치 위기와 과제」(백선기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한국사회의 소통위험」 (성균관대 SSK 연구사업단), 「학교폭력과 심리·교육적 효과 간의 관계 및 학교폭력 예방프로그램 성과평가 연구」(조민효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비롯해 박사과정 연구자들의 논문까지 포함, 다양한 발표가 이어졌다.
이날 학술대회는 성균관대 사회과학대학(학장 송해룡), 성균관대 사회과학대학 12개 부설연구소, 성균관대 신문방송학학과 BK21+, SSK사업단이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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