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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호 새로나온 책
772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5.03.1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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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가 말하는 삶의 기술은 완전히 다른 삶의 형식을 낳는 자유의 실천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탈심리화의 과정 속에서 완성된다. …… 신자유주의적 심리정치는 심리학적 프로그래밍과 제어를 통해 지배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지속시키는 통치술이다. 따라서 자유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는 삶의 기술은 탈심리학을 추구하지 않을 수 없다. 삶의 기술은 예속화의 매체인 심리정치를 무장해제시킨다. 주체는 탈심리화되고, 비워진다. 이로써 아직 이름이 없는 삶의 형식을 위한 자유가 생겨난다.”

— 한병철 베를린예술대학 교수『, 심리정치: 신자유주의의 통치술』(김태환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5.3) 중에서

■ 수학의 파노라마: 피타고라스에서 57차원까지 수학의 역사를 만든 250개의 아이디어, 클리퍼드 픽오버 지음, 김지선 옮김, 사이언스북스, 528쪽, 35,000원

저자는 수학의 탄생을 설명하기 위해 수백만 년 전 개미의 세계로 거슬러 올라간다. 매듭(기원전 10만 년), 주사위(기원전 3000년), 마방진(기원전 2200년) 같은 인류가 처음으로 수학을‘발견’하고 학습하기 시작한 시대의 수학 유물과 문헌들에서 시작해 피타고라스 정리와 아리스토텔레스의 바퀴 역설(기원전 320년)을 거쳐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1637년), 리만 가설(1859년) 같은 근대 서유럽 수학자들의 놀라운 발견과 업적들, 그리고 괴델의 정리(1931년), 프랙털(1975년), 수학적 우주 가설(2007년)처럼 인류의 세계관을 그 근저에서부터 뒤흔드는 최근의 수학적 성과들까지 흥미진진한 수학사의 지평에서 풀어냈다.

■사회적 인간의 몰락, 김윤태 지음, 문학과지성사, 351쪽, 17,000원

이 책은‘사회적 인간’이 사라져가는 현실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어떻게 구성되고, 작동하고, 변화하는지를 설명하는 한편, 왜 사회가 점점 약화되고, 분산되고, 해체되는지를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또한 이 책은 홉스, 루소, 스미스, 맑스, 엥겔스, 베버, 뒤르케임 등 근대 사상가에서부터 프로이트, 레비스트로스, 아렌트, 푸코, 엘리아스, 아도르노, 마르쿠제, 하버마스, 부르디외, 벡, 기든스, 바우만 등 현대 사상가에 이르기까지 사회와 인간을 분석, 설명, 전망하고자 노력한 사상가들의 사상을 종횡으로 살피면서 이를 세계적 현상 및 한국의 구체적 사례를 통해 설명함으로써 누구든지 쉽게‘사회적 인간’이 조용히 죽음을 맞이해가는 현실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 의학, 인문으로 치유하다, 예병일 지음, 한국문화사, 424쪽, 14,500원

흔히 의학은 전문가만이 다룰 수 있는 어려운 학문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학문인만큼 의학은 거의 모든 학문이 의학 발전을 위해 기여할 정도로 광대한 분야를 섭렵한다. 환자는 의사에게 과학적 근거가 분명한 처방으로 질병을 바로잡아주기를 기대하지만 그 과정에서 의사의 말투나 병원 분위기, 다른 사람과의 관계, 사회문화적 환경 등 수많은 요소가 치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것이 바로 의학을 역사, 예술, 문화와 사회, 윤리와 법, 첨단과학 등과 관련지어 융합의 눈으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저자는 이러한 취지의 일환으로 의학이 지닌 다양한 측면을 소개하면서, 의학이란 학문을 이해하는 방법과 그것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영화로 읽기 영화로 쓰기, 한국사고와표현학회 영화와의사소통연구회(황영미 외) 지음, 푸른사상, 456쪽, 28,000원

글쓰기와 말하기는 단순한 작문이나 화법이 아니다. 기초적인 배경지식, 깊은 사고력과 판단력, 문제 해결 능력, 그리고 상대방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자기 의견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타인을 설득하는 힘까지 필요한 고차원적인 능력이다. 이 책은 영화를 활용한 다양한 글쓰기, 사고하기, 토론하기 교육의 사례를 제시한다. 영화「워낭소리」는 텍스트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통해 생각하고 분석하며 해석한 사고의 결과물을 한 편의 글로 담아내는 데 활용됐고, 「라쇼몽」은 고정된 시각에서 탈피해 열린 마음으로 여러 시각에서 볼 수 있는 공부를 하기 위한 텍스트 읽기를 배우는 데 적절한 자료가 됐다. 이 책은‘영화, 글쓰기를 가르치다’,‘ 영화, 글쓰기를 만나다’,‘ 영화, 읽고 이야기하다’,‘ 영화, 깊이 들여다보다’등 4부로 구성됐다.

■ 저항 주식회사: 진보는 어떻게 자본을 배불리는가, 피터 도베르뉴·제네비브 르바론 지음, 황성원 옮김, 동녘, 276쪽, 14,000원

저자들은 이 책에서 기업을 견제해야 할 사회운동단체들이 기업과 함께, 기업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는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런 행태는 매우 다양한데, 그중 하나는 운동단체들이 월급과 임대료·프로젝트 비용이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출처와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금을 모으는 것이다. 그들은 당연하다는 듯 대기업과 동반자가 되고, 특급 갑부들과 협력하거나 유명 인사들을 섭외하며, 기업의 돈을 받고 자신의 브랜드를 빌려 준다. 또 기업과 정부·시민들로부터 더 많은 후원과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브랜드 가치’를 관리하려 애쓴다. 저자들은 이렇게 기업화 된 사회운동단체들을‘비영리산업복합체’로 전락했다고 표현한다.

■ 풍자, 자유의 언어 웃음의 정치: 풍자 이미지로 본 근대 유럽의 역사, 전경옥 지음, 책세상, 584쪽, 30,000원

이 책은‘풍자’를 핵심에 놓고, 16세기에서 19세기에 이르는, 근대 국가가 형성돼가는 격동기에 대중을 대상으로 배포됐거나 정치 엘리트 사이에서 상호 비방과 선전, 선동을 하는 데 쓰였던 만평, 포스터, 삽화를 살펴봄으로써 통치자나 국가의 행위가 중심이 된 역사에서는 눈에 잘 띄지 않은 이면을 드러내고자 했다. 이는 보다 균형 있는 시각에서 근대가 지향하는 정신을 관찰하고 근대의 의미를 다양한 방향에서 들여다보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또한 이 책은 풍자만화와 만평, 풍자소설 등이 어떻게 생겨나 어떤 경로로 유포되고 향유됐으며 어떤 반향을 일으켰는지를 살펴봄으로써 풍자의 역사적 흐름과 의미를 고찰하는 한편, 대중의 시선에서 바라본 유럽 근대의 사회상 나아가 유럽사의 큰 그림을 그려볼 수 있게 한다.

■ 한국고대 불교조각사 연구(신수판), 김리나 지음, 일조각, 456쪽, 43,000원

첫 출간 후 26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불교조각사 연구의 필독서로 꼽히는 책. 이 책은 10편의 논문을 모아서 엮은 논문집으로, 주로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의 불상조각을 다뤘으며, 논문에 따라서 불상이라는 예배대상의 이상적인 형상, 불상 제작과 관련되는 역사기록, 불상의 도상과 양식적 특징 등을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의 불상과 연관시키거나 멀리는 인도에서 원류를 찾는 데 중점을 두어 고찰했다. 저자는 이를 통해 한국의 불상에 보이는 국제적인 성격과 한국적인 독자성을 규명하고자 했다. 초판본의 흑백사진들을 대부분 컬러사진으로 교체해 수록했으며, 일부는 최근 사진을 실었다. 또한 도판의 유물 명칭은 현재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명칭으로 표기했고 유물의 소재지나 소장처가 변경된 경우에는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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