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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를 찾아서 : 한국협상학회
학회를 찾아서 : 한국협상학회
  • 강성민 기자
  • 승인 2002.11.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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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1-09 12:25:56
남북문제에서 북한의 옹고집과 생트집은 비판 받아왔지만, 한편으로 미국 같은 강국과의 협상에서 승리하는 북한의 모습은 탄복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북한은 협상의 귀재는 아닐지 몰라도 준재는 돼 보인다. 그 위풍당당함에 비해 우리의 협상 테이블은 그 뒷맛이 개운치 않을 때가 많았다. 우루과이 라운드는 한국의 협상력 부족을 만천하에 드러낸 대표적 사례다. 전문성과 언어구사력을 함께 갖춘 협상인력의 부족, 그것이 문제였다.

1995년 결성된 한국협상학회(회장 박노형 고려대 법학과 교수)는 쌀 시장 개방과 함께 협상력 부재에 대한 학계의 반성이 한차례 일고 난 후, 통상 문제를 연구하는 경제학자, 법학자들의 소모임을 중심으로 출범했다. 지금은 법학, 경제학, 경영학, 정치학, 행정학 등 다양한 소장연구자들이 참여해 연2회 학회지를 펴내며 한국의 대외 협상력 육성방안을 전문적으로 연구한다. 2백여명의 회원이 활동하며 이상곤 한국에너지연구원장, 이달곤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이동휘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곽노성 동국대 교수(무역학과), 박헌준 연세대 교수(경영학과) 등이 주축 멤버들이다.

박노형 회장은 “한국은 GDP 70%를 통상에 의지하기 때문에, 현 WTO체제에 적극 참여할 수밖에 없고, 앞으로 한국의 입장을 반영한 통상규범이 제정되고 시장개방이 이뤄질 것인가는 모두 한국의 협상능력에 좌우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협상학회는 ‘협상이론과 협상경험’ ‘한국의 협상문화 진단과 협상력 제고방안’, ‘한국 협상문화의 실제사례’, ‘북한의 협상행태’ 등 협상의 중요성 및 기본원칙 이해를 위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박회장은 앞으로 법과대학 및 경영대학에 전문강좌를 개설하고 협상에 대한 기본 이해를 제공할 교양강좌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오는 11월 23일에는 중고교 선생들을 대상으로 협상교육 워크샵을 열어 청소년들에게도 협상의 중요성을 고취시킬 계획이다. 협상에 대한 이해는 청소년의 건전한 문화에도 일조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한국협상학회는 앞으로 다양한 전공자들을 공통으로 묶을 수 있는 의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강성민 기자 smka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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