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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9호 새로나온 책
769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5.02.1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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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이행기 동아시아의 자국어인식과 자국어학의 성립,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편, 소명출판, 334쪽, 25,000원

‘동아시아한국학총서 20’으로 나온 이 책은 근대이행기 동아시아 4개국의 자국어 인식과 자국어학의 성립 과정을 살폈다. 이런 접근 결과, 동아시아는 하나이면서 하나가 아니며 동시에 하나가 아니면서 하나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근대 시기 동아시아 4개국의 자국어 인식과 자국어학의 성립 과정은 서로 닮았다. 동아시아 각국의 자국어에 대한 인식과 그 성립과정을 역사적 맥락에서 통찰한 이 책은 학술서로서의 가치를 넘어 동아시아의 연대를 가능케 하는 교류적 가치도 충분히 지닌다.

■부는 어디에서 오는가, 에릭 바인하커 지음, 안현실·정성철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812쪽, 20,000원

애덤 스미스 이후 인간과 세계에 대한 지식은 거의 무한하게 확장됐다. 지난 100년간 인지심리학, 유전학, 물리학, 실험경제학, 컴퓨터공학 분야에서 이뤄진 눈부신 발전을 기반으로, 전통경제학에 도전하는 게임이론, 정보의 비대칭성, 진화경제학, 행동경제학, 복잡계이론 등이 학계의 주류로 인정받았고 노벨경제학상도 다수 수상했다. 이 책은 전통경제학의 오류를 증명하고 새롭게 부상하는 경제이론들을 집대성했다. 경제를 끊임없이 진화하는 불안정하고 불균형한 생태계로 정의하며, 부를 창출하기 위해 개인과 기업, 사회를 어떻게 조직해야 하는지 총체적인 비전을 제시해 지금도 현대경제학 고전으로 널리 읽힌다.

■생각의 문법,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376쪽, 15,000원

저자는‘생각의 문법’연구를 통해‘확신’은 소통의 敵일 수 있다는 점에 눈을 돌려 보자고 제안한다.“ 내가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니까!”처럼 절대 움직일 수 없는 확신을 갖고 말하기 전에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것에 대해선 어찌 할 것인지 우리 모두 자문자답해보자는 것이다. 저자가 제안하는 것은‘확신’과‘확신’사이에 소통의 다리를 놓아줄 수 있는‘공통의 문법’이다.‘ 공통의 문법’을 찾기 위해서 이 책에서는 주로‘최대 공약수’에 해당하는‘생각의 문법’을 다뤘다. ‘최대공약수’에 근거한 그런‘공통의 문법’은‘나의 확신’과‘너의 확신’의 충돌에 의해서 빚어지는 사회적 갈등에 대한 해법을 제공해줄 것이다.

■서양근대종교철학, 서양근대철학회 엮음, 창비, 580쪽, 35,000원

서양 근대철학 각 부문을 독자적인 관점으로 해석해 정확하고 깊이 있게 독자들에게 전해온 서양근대철학회(회장 김성환)가 쓰고 엮은 다섯 번째 책. 20명의 전문연구자들이 참여해 20여명 서양 근대 철학자들의 사상체계 속에서 종교철학의 의미를 집중 탐색한다. 이 책은 근대 초기 데카르트부터 헤겔까지 개별 철학자들의 종교철학을 세부적으로 조명함으로써 국내 최초로 서양 근대 종교철학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개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제까지 종교학이나 신학의 입장에서 단편적으로 기술돼온 종교철학의 의미를 전체 철학체계 내에서 해석한 것도 이 책의 특장이다.

■ 이산화탄소: 지질권과 생물권의 중개자, 옌스 죈트겐·아르민 렐러 지음, 유영미 옮김, 자연과생태, 296쪽, 16,000원

역사를 바꾼 물질 이야기 시리즈 6권. CO2는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화학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유명세에 비해 정작 이산화탄소가 어떤 물질인지에 대해서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이산화탄소는 지구를 생명력 넘치는 행성으로 변모시킨 물질인데도 말이다. 이 책은 이산화탄소를 일상적, 생물적, 화학적, 역사적, 산업적 관점에서 조명하면서 그 안에 담긴 위대하고도 매혹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한때 기후변화와 관련해‘나쁜 물질’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던 배경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변론하며 아직까지 남아 있을지 모를 이산화탄소에 관한 오해를 풀어낸다.

■ 장자: 사유의 보폭을 넓히는 새로운 장자 읽기, 앵거스 그레이엄 해설 및 편역, 김경희 옮김, 이학사, 771쪽, 40,000원

앵거스 그레이엄은 뛰어난 중국 고전 번역가일 뿐만 아니라 20세기 서양의 중국학 연구의 한 흐름을 주도하면서 연구자들과 후학들에게 심대한 영향을 끼친 중국철학의 권위자다. 이 책은『장자』의 원문들을 통용본의 배열에 따라 순차적으로 번역하지 않고, 지은이, 사상 경향, 주제에 따라 일정하게 재배열하고 재편집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번역서와 결정적으로 차별화된다. 이 책에서 그레이엄은‘내편’,‘ 외편’,‘ 잡편’을 포함해『장자』원문의 약 80%를 번역했다. 그레이엄은 장자의 필체가 가진 비범하고 리드미컬한 에너지를 제대로 포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실한 제1부의 해설과 번역문 앞뒤에 들어간 명쾌하고 예리한 해설과 주도 값지다.

■ 정상과 비정상의 과학, 조던 스몰러 지음, 오공훈 옮김, 시공사, 568쪽, 23,000원

이 책은 비정상을 정의하기에만 바빴던 현대 정신의학과는 반대로, ‘정상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기본(정상)에 대한 분명한 기준이 있어야 그것을 벗어난 것들(비정상)을 확실히 정의할 수 있을 테니, 새로운 정신 질환을 정의하고 그 범위를 넓히기 전에 정상에 대한 논의부터 마치자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정상성’을 정의하기 위해 정신의학뿐만 아니라, 진화생물학, 신경과학, 유전학, 심리학, 그리고 사회문화적 영향까지 다양한 학문 분야를 총망라했다. 정상과 비정상을 둘러싼 끝나지 않는 논의에 대한 중요한 한 수를 놓은 책.

■ 히피와 반문화: 60년대, 잃어버린 유토피아의 추억, 크리스티안 생-장-폴랭 지음, 성기완 옮김, 문학과지성사, 307쪽, 16,000원

격렬하고도 정열적이었던 1960년대는 위기의 시대였다. 신생국이 탄생하고 사회주의 국가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동안, 다른 서구 국가들처럼 미국은 그 성립 기반이 됐던 합의에 관한 재검토로 인해 흔들리고 있었다. 이런 긴장되고 불안한 분위기 속에서 나타난 ‘반문화(counter-culture)’는 무엇보다도‘산업사회의 문화’로 요약되는 주류적 사고방식과 상반되는 정치적 견해, 생활양식, 그리고 철학적 개념으로 구성된다. 이 책은 반문화의 탄생, 일상에서의 문화혁명, 이에 뒤따른 다양한 일탈들을 조명하고 하나의 결론을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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