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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박사’ 임용 하락 추세 … 프리미엄 줄었나?
‘외국박사’ 임용 하락 추세 … 프리미엄 줄었나?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5.02.02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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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2014년 신임교수 임용현황 분석 결과

국내 교수 임용에서 외국 박사학위 프리미엄이 감소하고 있는 것일까. 최근 10년새 외국 박사의 국내 대학 교수 임용 비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신문>이 2004년부터 학기별로 실시하고 있는 ‘신임교수 임용현황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양정호 성균관대 교수(교육학과)가 분석한 결과다. 신임교수 가운데 박사학위 소지자를 대상으로 분석했더니 2004년 1학기 33.1%였던 외국 박사 비율이 지난해 2학기에는 25.6%까지 떨어졌다.

※자료: 양정호 성균관대 교수, 2004~2014년 <교수신문> 신임교수 임용현황 조사

임용 규모가 큰 1학기를 기준으로 보면 외국박사 프리미엄이 예전보다 약화된 추이가 보다 뚜렷하다. 2004년 33.1%였던 외국 박사 비율은 2008년 33.9%, 2009년 33.6%까지 올랐다가 이후 감소하고 있다. 2학기 임용 추이를 봐도 2009년 정점(44.1%)을 찍었다가 2013년 31.6%, 2014년 25.6%까지 줄어들었다.

가장 큰 이유는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의 증가가 꼽힌다. 2008년 이후 교육역량강화사업 등 정량평가 중심의 대학평가가 강화되면서 대학이 전임교원 확보율을 높이기 위해 저임금의 비정년트랙을 대거 임용했다는 게 통설이다. 외국 박사 프리미엄 자체가 예전보다 약해졌다는 해석도 있다. 명순구 고려대 교무처장은 “전공에 따라 국내 박사가 연구업적을 훨씬 더 낼 수 있는 분야도 있다. 국내 박사이기 때문에 안 되고 외국 박사니까 되는 건 아니다. 그만큼 한국 대학의 경쟁력이 많이 올랐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한 사립대 교원인사팀장도 “가장 큰 원인은 비정년트랙”이라는 전제를 달면서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다. “국내박사냐 외국박사냐 하는 것보다 A급 국제저널에 게재한 논문의 양과 질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외국 박사 프리미엄이 줄어든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며 “국내 박사 가운데 외국에서 박사후과정이나 연구소 연구교수 경력을 쌓은 분들의 진입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해외 고급인력 활용 측면에서 볼 때 외국 박사들이 국내에 복귀할 수 있는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정호 교수는 “비정규직 형태나 외국인 교수 등을 제외하면 실제로는 외국박사 비율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일 수도 있다”면서 “문제는 2000년대 이후 박사학위를 받고 외국에서 취업하거나 계속 외국의 대학이나 연구기관에 머무르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교수 관련 수요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외국 박사들이 보기에 국내 유인가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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