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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스토리텔링…교·강사 제치고 우수평가 받아
그림으로 스토리텔링…교·강사 제치고 우수평가 받아
  • 윤지은 기자
  • 승인 2015.02.02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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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영란 한남대 초빙교수의 특별한 강의법
▲ 스토리텔링 강의법으로 우수평가로 선정된 엄영란 한남대 교수

“좋은 교수란 학생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생각을 공감해 주는 교수가 아닐까요. 또한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강의가 좋은 강의라고 생각합니다.”

엄영란 한남대 초빙교수(37세, 기독교상담·사진)가 한남대 교양과목 수업만족도를 평가하는 ‘탈메이지 어워드’에서 스타강사로 지난달 19일 선정됐다.

탈메이지 어워드는 한남대 교양강좌를 맡는 전임교수와 시간강사를 대상으로 학생만족도 조사 등을 평가하는 제도로, 탁월한 강의를 하는 교·강사를 발굴하겠다는 취지로 올해 처음 도입됐다. 2014학년도 1학기와 2학기 교양강좌를 맡은 교·강사 중 수업만족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25명이 스타강사로 지정됐는데 그 중 엄 교수는 수업평가에서 5점 만점 4.9점을 받으며 1·2학기 연속 상위 2%에 선정됐다.

엄 교수는“강의하는 것이 즐겁고, 학생들을만나고 함께 수업하는 것이 기쁩니다. 그 즐겁고 기쁜 마음이 학생들에게도 전달돼 우수한평가를 받게 된 것 같습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학기 연속 상위 2%의 우수한 평가를 받은 교수는 엄 교수를 포함해 단 2명이다. 엄 교수가 여러 교·강사를 제치고 우수한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스토리텔링 강의 덕분이다. 엄 교수는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전달하기 위해 직접 그린 그림을 강의에 활용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엄 교수가 강의에 그림을 도입하게 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지난 2013년 그가 강의하는 ‘현대인과 성서’를 듣는 학생 중에 난독증 환자가 있었다. 난독증은 단어를 정확하게 읽거나 철자를 인지하지 못하는 증세로 일종의 학습장애다. 난독증이 있는 학생은 매번 엄 교수의 강의내용을 이해하기 벅차보였다. 또한 말로만 전하는 강의전달은 다른 학생들에게도 그저 따분하고 지루한 시간이었다. “학생들이 지루해 하지 않고 강의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그림을 활용하며 이야기를 해주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난독증이 있었던 학생이 글보다 그림이 훨씬 이해가 쉽고 기억하기 좋았다고 말해줘서 기뻤습니다. 이후 그림을 통한 스토리텔링 방식을 제 나름대로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성서의 내용을 그림으로 그려 시각적인 효과를 더하자 학생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학생들이 엄 교수의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하게 된 것이다. 그림이 가져온 놀라운 변화는 엄 교수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학생들이 강의를 재밌어 하며 노트필기도 그림으로 그려서 하는더군요.” 엄 교수는 앞으로도 학생들을 사랑하고 배려할 수 있는 강의, 배움이 가득하고 한 시간을 들어도 얻은 것이 있다고 느낄 수 있는 강의를 지향하고자 한다.

“학생들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줄 수 있는 교수가 되고 싶습니다. 학생들이 살아가면서 인생에 도움이 됐던 강의를 떠올릴 때 제 이름, 엄영란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윤지은 기자 jieu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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