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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교수 1년마다 교체 … 구멍 뚫린 ‘신설’, 문제는 없나?
전임교수 1년마다 교체 … 구멍 뚫린 ‘신설’, 문제는 없나?
  • 윤지은 기자
  • 승인 2015.01.26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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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신설학과의 빛과 그늘

▲ 성신여대 학내에 있는 2012학년도 홍보 포스터. 융합문화예술대학을 신설하고 송승환 학장과 미디어영상연기학과에 재학 중인 가수 씨스타(효린) 등을 내세워 학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계속되는 전임교수 교체 등 학과 운영에 미흡함을 보이고 있다.

미래 유망산업이라는 사회수요의 급증에 따라 신설되는 학과가 늘고 있다. 사회적 변화를 수용하는 신설학과 증가는 긍정적이지만, 확실한 준비를 갖추지 않은 학과는 출발선부터 어긋나기 마련이다.

성신여대는 지난 2010년 미디어영상연기학과를 신설해 2011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했다. 한류라는 사회적 수요에 따라 문화예술를 강화할 목적으로 미디어영상연기학과를 신설했지만 4년이 흐른 지금 미디어영상연기학과가 헤쳐나가야 할 과제는 많아 보인다.

현재 80여명의 재학생이 있는 미디어영상연기학과의 전임교수는 학과장을 포함해 2명이다. 무엇보다 전임교수가 1년마다 계속 교체되고 있다는 점은 더욱 우려된다. 미디어영상연기학과를 신설하면서 김윤철 PD 등 유명인을 교수로 초빙했지만 그는 1년여 만에 강단을 떠났다. 이후 교수로 임용된 배우 조재현과 영화감독 방은진도 계약기간 2년이 끝나자 지난해 잇따라 성신여대를 떠났다.

김정섭 성신여대 미디어영상연기학과장은 “학과를 세팅하기 위해 유명한 교수를 채용했지만, 연기나 연출 등 개인적 일정으로 본인들이 교수직을 떠났다”라고 말했다. 미디어영상연기학과는 2015학년도 상반기에 정년트랙과 비정년트랙 각각 1명씩 모두 2명의 전임교수를 채용할 예정이다. 김정섭 학과장은 “신설학과는 시행착오를 거쳐 가면서 시스템을 갖춰나가는 것”이라며 “더 책임감있는 교수를 뽑겠다”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서강대의 신설학과와 비교해보니 전임교수 확보율에서 격차가 현저하게 벌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강대는 지난 2012년 아트&테크놀로지 전공을 신설했다. 학과장을 맡고 있는 김주섭 서강대 교수는 “학교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학생수에 따라서 전임교수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120여명의 재학생이 속한 아트&테크놀로지 전공 전임교수는 김주섭 교수를 포함해 5명이다. 또한 아트&테크놀로지 전공은 2015학년도 상반기에 1명의 전임교수를 더 채용할 예정이다.

학과 소속 전임교수가 없는 신설학과도 있다. 성신여대는 지난 2013학년도 청정융합과학과 등 3개 학과를 신설했다. 청정융합과학과장을 맡고 있는 안중우 교수는 2011년 말 성신여대에 임용됐다. 그는 현재 산학협력단 소속교수다. 안 교수는 “학과 신설을 염두에 두고 채용이 됐는데 학과가 신설되기 전이라 소속이 없어 산학협력단 소속이 됐다”며 “현재 공식적으로는 청정융합과학과 소속 교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정민 성신여대 교무처장은 “청정융합과학과는 1~2번 교수채용 공고를 냈지만 적합한 사람이 없었다. 올해 1명의 전임 교수를 채용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대학 구조조정 과정에서 학과 통폐합 등 어려움이 있는데도 신설학과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윤지관 덕성여대 교수(영어영문학과)는 “대학 구조평가 때문에 대학에서 무언가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유행이나 취업률에 따라 신설학과 등을 졸속으로 강행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짧은 기간 내에 전공 교수 충원이나 커리큘럼을 다지는 데 인력과 시간이 부족하게 된다. 기초를 다지지 못한 학과는 학생에게 피해가 가기 마련이다.

사회적 수요에 맞춰 학과를 개편하거나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취업 잘되는 학과를 신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는 학과의 지속가능성과 발전가능성일 것이다.

윤지은 기자 jieu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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