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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한 기부 … 남다른 도전 … 그리고 ‘사학비리’ 맞서다 해임된 교수들
훈훈한 기부 … 남다른 도전 … 그리고 ‘사학비리’ 맞서다 해임된 교수들
  • 윤지은 기자
  • 승인 2014.12.30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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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돌아본 교수사회 이모저모

학생을 위해, 때론 탈핵을 위해 나선 교수들
교수가 꼭 강단에 서란 법은 없다. 때로는 脫核의 필요성을 전파하기 위해 거리에서 무료로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학부모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직접 편지를 쓰기도 한다. 올 한해 미담의 주인공이었던 교수들을 살펴봤다.

“이런 세상을 물려주는 세대로서 죄책감이 커요. 내가 무얼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니 작은 것,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밖에 없더군요. 사람은 매 순간 느끼는 기쁨의 감정으로 살 수 있는 것이거든요. 그게 삶이니까요.” 윤호섭 국민대 명예교수(71세, 시각디자인과)는 ‘탈핵 티셔츠’ 프로젝트를 지난 2월 진행했다. 당시 ‘후쿠시마 증언자 투어’에 참가했던 윤 교수는 일본의 세 남매에게 해와 달, 별이 웃고 있는 그림이 담긴 티셔츠를보내 줬다. 아이들이 방 안에서라도 하늘의 별을 보는 느낌을 주고 싶어 시작한 것이 바로 ‘탈핵 티셔츠’ 프로젝트의 계기가 됐다. 헌 티셔츠를 갖고 오면 탈핵 메시지가 담긴 그림을 무료로 그려줬다. 사실 그는 그린 디자이너로 더 유명하다. 2002년부터 매주 일요일 인사동 차 없는 거리에서 녹색티셔츠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그 흔한 차나 냉장고도 없이 생활하고 있는 그는 “옷 많이 사고, 전기 쉽게 쓰는 것, 그런 생활 습관이 원전을 더 짓게 하는 겁니다. 전기를 아껴 쓰는 것부터가 탈핵의 시작입니다”라고 말했다.

교수가 기부한 뜻을 살려 기념 강의실을 명명하기도 했었다. 지난 3월, 강창원 건국대 명예교수(동물자원학)는 가금학 분야 연구와 후학 양성을 위해 발전기금과 장학기금으로 1억원을 건국대에 기부했다. 이에 건국대는 강 교수의 뜻을 기리며 동물생명과학대학 710-3호 강의실을 ‘강창원 기념 강의실’로 명명했다. 강 교수는 건국대 축산학과 68학번으로, 1992년 건국대 교수로 임용돼 2013년 8월 정년퇴임했다. 그는 “학창시절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장학금을 받아 무사히 대학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을 되새기면서, 열정을 갖고 미래를 위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제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라고 기부 이유를 밝혔다. 강 교수는 “학생이 학생으로서의 본분을 다할 수 있도록 옆에서 지원해주는 것이 내가 제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어버이 날에 새내기 학부모에게 ‘감사편지’를 쓴 교수들도 있다. 순천향대 미디어컨텐츠학과 홍경수(46세)ㆍ최준혁(43세)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최 교수와 홍 교수는 소속학과 21명의 새내기 학부모에게 어버이 날을 맞아 자필로 쓴 감사편지를 보냈다. 최 교수는 “어버이 날에 감사를 표하는 것이 자식들의 도리인데, 그 자식들을 잘 키워서 대학에 보냈으니 교수 입장에서도 감사한 마음을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잘 가르치겠다는 약속과 다짐을 드리고 싶어서 직접 쓰는 감사편지를 드리게됐다”라고 말했다. 두 교수의 ‘감사 편지’ 소식은 상지대 교수에게도 전파됐다. 이희복 상지대 교수(언론광고학부)는 학과 지도학생 학부모에게 어버이 날 감사 편지를 전하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감주신 순천향대 최준혁 교수에게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육아일기 연재 등 새로운 도전
UCC 공모전, 책 출간 등 새로운 일에 도전한 교수들도 풍성했다. 이영옥 성균관대 명예교수(68세, 영문학)는 ‘안중근 의사 알리기’ 제1회 UCC 공모전을 지난 7월 열었다. 안중근 의사에 대한 오해를 없애고 세계평화를 위해 헌신한 안 의사의 평화사상을 국내외 젊은 세대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였다. 안중근 의사의 애국정신과 평화사상을 주제로 UCC 동영상을 선발해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을 시상했다. 이 교수는 외국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안 의사를 제대로 모르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일본 사람들이 안 의사를 테러리스트이고 살인자라고 하면, 외국 사람들은 그렇게 알 수밖에요. 안 의사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상을 갖고 있는지 외국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자료도 없고, 알리려고 노력도 하지 않았으니까요.” 이 교수는 안 의사가 사형 집행 전까지 옥중에서 저술한 자서전『안응칠 역사』의 친필 원본을 찾는 일과 함께 안 의사의 유해를 찾는 일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문학자이기도 한 이 교수는 안 의사와 관련된 저술의 영문 번역도 계획하고 있다.

소외됐던 광주전남의 지역작가 발굴에 나선 교수도 있다. 이동순 조선대 교수(47세, 현대시)는 지난 9월『광주전남의 숨은 작가들』(케포이북스 刊)을 출간했다. 박흡, 김태오, 목일신, 정태병 등 문학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작가들의 작품과 그들의 삶을 묶어 책으로 낸 것이다. 이 교수는『박흡문학전집』, 『목일신전집』등 전남 출신의 작가들을 발굴해 문학적 생애를 정리한 전집을 펴내며 지역작가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해 왔다. 이 교수가 지역작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작가의 생애까지 집중한 데에는 “작가의 문학적 생애, 작가의 전기는 작품의 배경과 작품탄생의 배경을 헤아릴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되므로 소외된 작가일수록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보는 것은 문학연구에서 가장 선행돼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전제돼 있기 때문이다. 소외된 작가 발굴과 조명이 한국문학사의 확대로 연결될 것이라 믿는 이 교수는 앞으로도 광주전남 작가들을 새로 발굴하는 일을 이어갈 생각이다.

여기태 인천대 교수(46세, 물류경영학과)는 지난 10년 간 자녀를 기르면서 겪은 경험을 묶어 책으로 출간했다. 특히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그가 전공과는 전혀 상관없는 자녀교육 책을 펴내 화제가 됐었다. 여 교수가 자녀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가족과 함께 외국에 잠시 체류하게 되면서부터다. 외국에선 일을 마친 저녁이면 자연스럽게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여 교수는 그전까지 자녀에게 소홀했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봤다. 그는 자신만의 교육법을 만들어 갔다. 그것은 스토리텔링이었다. 여 교수가 말하는 자녀교육의 비법은 “자신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들려주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여 교수가 양육 시에 느낀 점이나 자녀에게 해줬던 말 등을 기록해 둔 것을 책으로 묶었고, 지난 7월부터 5주간 인터넷 서점 예스24에서 육아 일기로 연재하기도 했다.

사학비리에 맞서다 파면ㆍ해임된 교수들
올 한해 교수사회는 유독 추웠다. 곯았던 사학비리의 갈등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고, 비리로 얼룩진 사학비리에 정면으로 대응한 교수들은 연이어 좋지 않은 통보를 받았다. 상지대와 수원대의 경우가 그렇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59세, 정치학과)가 지난 15일 해임됐다. 임기가 끝난 이사들의 긴급사무처리권으로 파면이 결정된 것에 대해 반발이 거셌지만, 그보다 충격적인 것은 상지대가 교육부의 특별감사를 받고 있던 와중에 일사천리로 정 교수의 해임을 결정한 것이었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이하 민교협)에서도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교육부의 특별 감사가 끝난 직후 긴급히 이사회를 열어 이 안건을 의결한 것은 학원민주화 목소리를 꺾으려는 폭력적 전횡”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제대로 된 소명기회도 없이 징계를 내려 절차상 하자투성이란 지적도 나왔다. 최동권 상지대 교수협의회장은 “명백한 교권침해와 부당징계”라고 비판하며 교육부에 상지학원 이사회의 직무집행정지 조치를 요구했다. 반면 조재용 상지대 부총장은 “감사로 인해 정 교수의 파면이 늦게 진행된 것이다”라고 해명해 눈살을 찌푸렸다.

수원대도 총장 해임을 요구한 교수 5명이 파면ㆍ해임처분을 받았다. 지난달, 배재흠·이재익·이상훈 수원대 해임 교수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의 ‘파면은 위법’이라는 1심 판결이 있었지만, 수원대 측이 “항소하겠다”라고 밝혀 갈등은 쉽게 마무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원대는 “총장 지시를 불이행했고, 사학비리를 주장한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학교의 명예를 훼손시켰다”라며 이들을 해임ㆍ파면했지만, 끝이 뒤숭숭하다. 이 총장은 대학발전기금을 TV조선에 출자하는 등 교비회계를 사적으로 사용한 바 있고, 올해 2월에는 교육부 감사를 통해 지난 2007년 수원대 이사회 회의록을 허위 작성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외에도 신축건물 공사비 과대편성 등 수원대에 33건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더 큰 문제는 대부분 경징계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재익 수원대 교수는 “봐주기식 처벌”이라고 비판했다. 수원대 교수협의회는 이인수 수원대 총장의 해임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윤지은 기자 jieu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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