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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표 산출방식 바뀔 듯 … 기준 시점 변경도 검토
일부 지표 산출방식 바뀔 듯 … 기준 시점 변경도 검토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4.12.22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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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구조개혁 평가방안 발표 왜 늦어지나?

“예산도 통과됐고, 대학평가본부도 출범하고. 준비는 다 끝났는데, 워낙 말들이 많아서….” 교육부의 대학 구조개혁 평가방안 발표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11일 한밭대에서 열린 2차 공청회에서 평가지표 시안을 발표하면서 11월까지는 평가방안을 확정해 설명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 18일 통화에서 “올해 안에는 평가방안을 확정해 발표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가지표에 대해 대학에서 제기한 의견이 너무 많다는 것이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공청회 이후 대학에서 교육부에 제출한 의견이 A4 용지 100장을 훌쩍 넘겼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에서 제기한 문제점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데, 하도 의견을 많이 줘서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학이 제출한 의견 가운데는 개별 대학 입장에서 평가지표의 유·불리를 지적한 것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방대학은 전임교원의 보수 수준을 반영한 ‘유효 전임교원 확보율’을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을 많이 제출했다. 반면 수도권 대학은 포함해야 한다는 상반된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취업률을 권역별로 비교하는 방안이라든지 국·사립대를 구분해 전임교원 확보율과 교육비 환원율을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일부 지표의 경우 산출방식이 달라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교육부 관계자는 “개별 대학의 유불리가 아니라 전체 대학 입장에서 합리적인 의견들은 반영하려고 검토하고  있다. 큰 방향이 바뀌거나 지표 자체가 바뀌지는 않겠지만 세부지표에서 산출방식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박순진 대구대 기획처장은 “법정 기준이 있는데도 어떤 지표는 법정 기준으로 하고 어떤 지표는 전국 평균을 반영하는 등 만점 기준에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지표를 산출할 때 기준이 되는 시점이 바뀔지도 관심사다. 교육부가 공개한 평가방안대로라면 2014년 기준의 자료로 2015년에 평가해 2017년 입학정원 감축에 활용하는 방식이어서 공청회 당시에도 문제 제기가 쏟아졌다. 대학의 개선 노력을 반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1단계 평가지표 가운데 60%가 정량지표다. 정성평가는 시스템을 갖췄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항목이 많아 변별력이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기준으로 평가하면 사실상 평가 결과는 이미 나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중 처벌’ 비판도 피해가기 어렵다. 교육부가 지난달 공개한 구조개혁 평가지표 시안은 사실상 기존의 재정지원 제한대학 평가지표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대학으로선 똑같은 평가를 내년에 한 번 더 받는 셈이다. 특히 정원을 추가로 감축하기로 하고 재정지원 제한대학 지정을 유예 받은 대학은 ‘두 번 죽는 것’ 것이어서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박대림 교육부 대학학사평가과장은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방향의 변화는 없겠지만 구체적인 부분은 계속해서 대학 의견을 듣고 있다”며 “평가자료의 시점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무엇보다 평가 결과를 정원 감축과 연계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고민이 크다. 지난 4월 말 정부·여당이 발의한 법안은 아직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한 사립대 기획처장은 “평가 결과에 따라 정원을 내놓아야 하는데, 재정지원을 받느냐 못 받느냐와 차원이 다르다. 대학들마다 의견을 낼 때 법적 근거가 없다는 지적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법적 근거 없이 정원 감축과 연계했다가 소송까지 가는 일이 실제 생길 수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평가방안을 확정 발표할 때 법안이 통과 안 돼 정원 감축과 연계하기 어렵다면 어떻게 할지도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함께 검토하고 있다. 그런 방안 중 하나로 재정지원 연계도 있다”며 “조만간 일정을 확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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