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23:40 (금)
부처 간 중복성·칸막이 없애고 현장요구 適時파악해 지원해야
부처 간 중복성·칸막이 없애고 현장요구 適時파악해 지원해야
  • 김강호 한국고용정보원·연구위원
  • 승인 2014.12.18 12: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단_ 산업구조 변화와 고등직업교육 방향

김강호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
21세기의 산업구조를 흔히들 지식기반산업으로 부르곤 한다. 미래 산업구조에서 핵심가치는 ‘지식’이며, ‘지식’의 습득과 활용이 중요하게 됐다. 미래의 산업구조 흐름에 대해 ‘혁신’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핵심단어일 것이다. 지식의 생성과 소멸의 순환주기가 급속히 빨라지면서 새로운 지식의 창출과 습득, 그리고 창조적 문제해결을 통한 ‘혁신’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으며, 미래 사회에서 경쟁력 확보의 중요한 요소로 일컬어지고 있다.

사회변화를 이끄는 이들 핵심 동인들은 교육의 패러다임과 교육구조의 변화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당연한 귀결이다. 산업구조의 변화는 결국 직업세계의 변화를 이끌고, 미래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은 이러한 구조변화에 대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등직업교육의 중추적 역할을 해 온 전문대학의 최근 변화들에서 이러한 흐름은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대학 교명, 학과 구조, 교육과정 등 일련의 변화들은 지금의 대학이 현재 그리고 미래 산업구조에 대응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혁신을 추구해 왔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들이다.

직업교육은 과거 산업사회에서 요구하는 기능 중심의 인력양성이 아닌 수평적, 수직적 산업구조 내에서 필요한 인재를 다각적으로 파악해 양성하는 교육시스템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평생직업 사회에서 지속적 고용 가능성을 지닌 인재, 기업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고 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 양성 등 산업구조의 변화와 노동시장의 요구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경주되고 있다.

지난해 7월 발표된 교육부의 ‘전문대학 육성방안’도 이러한 취지를 잘 담아내고 있다. 특히 특성화 전문대학 육성, 수업연한 다양화, 평생직업교육대학 육성 방안은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의 교육체제 개편을 바탕으로 지식기반 산업구조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숙련 인재 양성과 평생 직업능력 개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들이다.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고등직업교육의 체질 개선을 위해 중앙정부 차원에서 다각적인 정책 수립과 지원이 가시화된 것이다.

전문대학은 취업률이 높은 학과를 중심으로 한 교육체제 개편보다는 미래 산업사회에서 새롭게 부각될 것으로 예측되는 분야를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지금까지 전문대학은 이러한 역할에 강점을 보인 것 또한 사실이다.

전문대학에서 신설한 학과들을 지금은 4년제 대학에서 개설해 운영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대학은 다른 고등교육기관에 비해 유연성과 탄력성이 높다. 이러한 강점들이 한층 더 크게 발휘된다면 산업구조의 다변화 속에서도 전문대학은 핵심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 역할과 기능을 충실히 다해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 관심과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주지하다시피 전문대학은 우리나라 전체 대학의 40% 가량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정부의 고등교육 예산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여러 전문대학 지원 사업 역시 지나친 경쟁을 통한 실적 중심의 사업은 아닌지 되새겨 봐야 할 부분이다. 부실대학의 구조조정을 통한 대학 경쟁력 강화도 중요하지만, 산업핵심인력 양성을 위한 전문대학 교육기능에 지나친 규제로 작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부의 정책은 산업구조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전문대학 전반의 고등직업교육 체질 개선과 강화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정부는 정책 수립과 매뉴얼화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선 교육현장의 요구 사항들을 적시에 파악해 적소에 지원하는 역할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관련 정부부처가 분절적인 정책에 따른 중복성의 문제를 과감하게 떨쳐버릴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분절적인 정책 수립과 지원은 예산의 중복뿐만 아니라 관계 부처의 정책사업 목적 및 운영방식의 차이에 따라 일선 교육현장의 혼선을 빚는 원인이 되고, 이는 결국 국정목표의 달성을 더디게 만드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소통과 협력을 통한 정책들을 수립·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고등직업교육 발전을 가속화해 전문대학이 변화된 산업구조에 필요한 산업핵심인력 양성의 견인차 역할을 다할 수 있길 기대한다.

김강호 한국고용정보원·연구위원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등직업교육 육성 및 발전을 위한 2012 어젠다’발굴에 참여한 바 있다. 교육훈련 및 경력개발 등이 주요 관심분야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