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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찾아서 <57> : 서원대학교
대학을 찾아서 <57> : 서원대학교
  • 특별취재팀
  • 승인 2002.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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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전통 안고 세계무대 진입 자신감 활활
‘자신 속에 감추어진 보석을 찾아내어 갈고 다듬어서 빛나도록 해주는 것’.

이것이 ‘젊은 대학’ 서원대의 정신이다. 비록 고등학교 시절에는 그리 빛을 보지 못했던 학생들이라 할지라도 서원대에 들어오면 ‘활짝’ 날개를 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원대는 결코 멈추려 하지 않는다. 보다 학생에게 가까워지는, 보다 학생을 위하는 교육을 향해 서원대는 끊임없이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해외문화탐방제도, 평생교육사과정, 교환학생제도, 평생교육사과정 등의 자율교육과정을 지속적이고 내실있게 추진 △실용학문 교육, 시간제 학생 등록제, 상담교수제 등 변화에 발맞춘 커리큘럼을 끊임없이 개발 △조기 취업프로그램 운영, 창업보육센터 운영 등 학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한 적극적 지원 등 서원대의 ‘움직임’은 여러 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학생이 주인이 되는 교육

특히 ‘대학의 주인은 학생입니다’라는 인사말로 취임식을 장식한 김정기 총장의 취임이래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사제간의 인간적 관계 구축’이다. 그래서 이 대학에서는 교수와 학생이 함께 술을 마시고, 함께 MT를 가고, 함께 노래방에도 가는 등의 모습이 드물지 않다. 특히, 총장은 직접 강의를 하고, 학생들에게 총장실 문을 활짝 열어두는 등 학생들에게 한걸음 다가서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렇듯 사제간의 관계가 끈끈해지는 만큼 수업 분위기도 향상되는 데다가 편입 등의 이유로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어 서원대는 연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서원대는 현재 5개 대학, 9개 학부, 1학군, 24개 학과, 3개 대학원으로 종합대학으로서 그리 크지는 않은 규모다. 그러나 대학의 실질적 규모를 계산해 본다면, 서원대의 크기는 이보다 훨씬 확장된다.

2002년 현재 미국 조지메이슨대학,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대학, 중국 북경 수도사범대학, 중국 길림성 길림시 북화대학, 중국 길림성 연길시 연변대학, 중국 요녕성 대련시 요녕사범대학, 중국 길림성 연길시 연변대학 민족연구원, 캐나다 브록대학교, 독일 베를린 선 연구소 등 총 9개 대학과 교수·학생 교류, 학점교류, 학술자료 교류, 학술대회 공동개최 등 각종 끈으로 맺어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대학은 ‘간판만의’ 교류가 아닌 ‘실질적’ 교류를 지향하고 있어, 중국의 몇 대학으로부터는 ‘서원대 학생들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학교 담장 허물고 지역으로, 세계로

서원대는 세계 각국으로 뻗어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학이 속해 있는 충북지역과도 활발한 연계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5월, 서원대는 충청북도청과 ‘지식정보공유협약’을 체결해 대학의 도서관 문을 활짝 열었고, 현재 시민단체 회원, 공무원, 주민 등에게 도서관 이용증을 발급해 정보검색실, 영상정보실, 세미나실 등의 각종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대학구성원 이외의 사람들에게 대출까지 허용하고 있어, ‘대학 이미지 제고를 위한 과시용 제스처의 한계를 벗어나 지역민들의 도서관 이용을 실질적으로 권장하고 지원하겠다는 구체적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1990년 이태우 제7대 학장 이후 이정식 제3대 총장, 이원종 제4대 총장, 차용주 제6대 총장, 그리고 2000년 김정기 현 총장에 이르기까지 총 5명의 총장을 교수협의회에서 직접 선출해 낸 만큼, 서원대에서 교수들이 차지하는 자리는 크다. 그만큼 교수들은 학교 운영이 ‘남 일’ 같지 않고, 학생들이 ‘남의 자식’ 같지 않아 자체적으로 ‘형설교수장학회’를 운영하는 등 학교살리기, 학생살리기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지난 1997년, 재단 이사장의 방만한 재정운영으로 인해 교비가 가압류되는 등 대학의 위기가 닥쳤다. 이사장은 교원인사권을 장악했으며, 교수협의회의 총장후보 선출 관행마저 무시하는 등 서원대의 민주화 역사에 역행하는 만행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서원인들을 더욱 ‘뭉치게’ 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1년 가까이 지속된 농성, 거리행진, 단식, 서명운동 등에 언제나 2/3 이상의 교수들이 참여했고, 민주화투쟁으로 해직당한 교수들에게는 남은 교수들이 자체적으로 돈을 모아 거의 1년 동안이나 생활비를 지원해 주었을 정도이다. 이처럼 교수와 학생은 한마음 한뜻으로 대학의 민주화를 외치는 목소리를 높였고, 이제 서원대에는 관선이사진이 파견돼 정상화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위기를 도약의 계기로 삼아

좋은 대학을 이루기 위해서는 학생 중심의 대학이 돼야 하고, 그를 위해서는 교수들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35년이라는 시간을 걸어온 서원대. ‘청주사범대’라는 모태를 안고 그동안 충청지역 교사양성기관으로서의 오랜 전통을 이어온 이 대학은 이제 대학, 교수, 학생이 하나가 돼 새로운 역사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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