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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연구의 방향성 보였다
지역연구의 방향성 보였다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4.09.22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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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지역원 총서 3권 출간

 

문화와 문명의 공간 지중해. 부산외국어대 지중해지역원은 국내 유일의 지중해지역 연구기관으로, 지역학 연구의 대상으로 구체화한 ‘지중해학(Mediterranean Studies)’의 연구 성과인 세 권의 책을 동시 출간했다. 출판사는 부산에 소재한 산지니.
지중해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진 아랍과 유럽 간 교류를 흥미롭게 다룬 『지중해 다문화 문명: 분배와 융합의 역사』(김정하 지음, 204쪽, 15,000원), 지중해권의 영화를 통해 다문화·다인종 시대를 맞은 현 사회의 문제를 성찰하고 지중해권 영화들의 개별적 작품 읽기를 시도한 『지중해의 영화』(박은지 지음, 240쪽, 15,000원). 그리고 중세 유럽인들의 삶을 통해 기독교적 맥락에서 교훈을 전하는 이야기들을 모은 『로마인 이야기: 중세 유럽의 설교 예화집』(찰스 스완 편저, 장지연 옮김, 224쪽, 14,000원)이다. 각각의 책들은 사회, 역사, 종교, 문화 등 학제 간 연구를 요구하는 지역연구의 한 성과라고도 할 수 있다.


김정하 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 HK연구교수는 “지중해는 순종이 아니라 혼혈의 역사, 즉 혼혈의 혼종성이 있었기에 아름다울 수 있었다. 이것은 지중해 지역문명 간 교류에 있어 그 유형이 ‘분배’와 ‘융합’의 원리에 근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슬람-유럽 문명의 지적 교류에서부터 시칠리아 복수 문명권 사회의 정체성, 지중해 문명의 규범, 이탈리아 르네상스 등에 이르는 지적 여정으로 책을 구성했다.


같은 지중해지역원에 재직하고 있는 박은지 HK연구교수는 세계 영화의 흐름 속에서 국경, 인종, 종교 등으로 대변되는 정체성의 문제로 엉켜있는 ‘지중해 지역의 영화’에 시선을 맞췄다. 이러한 눈높이 맞추기는 썩 드문 작업임에 틀림없다. 그는 지중해 영화사를 개괄하면서 현재까지의 흐름을 조망한다. 특징적 영화사의 계보나 감독들 위주로 다뤘다. 그런 다음, 개별적 영화 작품 읽기를 시도했는데, 「아멜리에」, 「증오」, 「코뿔소의 계절」, 「천국을 향하여」, 「오마르」 등의 작품을 응시했다.


『로마인 이야기』의 원저자는 영국 일컨셔 출신의 목사 찰스 스완(?~ 1838)이다. 책을 옮긴 장지연 지중해지역원 HK조교수는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다양한 기원을 가지고 있는데, 크게 동양 이야기 전통에 속하는 것과 서양 이야기 전통에 속하는 것으로 나뉘어진다”라고 말하면서, 이들 이야기들이 셰익스피어, 보카치오, 초서에게 영감을 불어넣은 중세 예화문학의 정수라고 평한다.
비록 작은 성과지만, 이 세 권의 책은 지역연구의 하나의 방향성을 보여준 것으로 읽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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