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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하반기 신임교수 임용 경향
2002년 하반기 신임교수 임용 경향
  • 교수신문
  • 승인 2002.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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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 하반기 신임 교수 입직 특징과 분포-수도권·공학계열 몰리고 ‘경력’ 이동 활발
하반기에 5백명 이상의 신임 교수를 뽑을 것으로 예상했던 국립대가 2백80명밖에 임용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 하반기에 임용된 신임 교수 수는 크게 늘었다. 비록 2002년에 국립대 교수를 1천명 증원할 것이라는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의 장밋빛 계획이 난항을 겪고 있지만, 올 하반기 신임교수 임용의 증가는 국립대의 신임 교수 임용 증가와 연관이 깊다. 우리 신문은 지난 9월 3일, 23일 두 차례에 걸쳐 전국 4년제 대학에 협조 공문을 보내 9월 30일까지 회신이 도착한 1백71개 대학의 신임교수 현황을 분석했다.

2002년 하반기 신임 교수 임용 규모는 7백50명을 넘어섰다. 하반기 신임교수 임용이 대개 3~5백명 선에 머물렀던 것에 비할 때 큰 폭으로 증가한 셈이다.

우리 신문이 전국 1백71개 4년제 대학 신규 임용 교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신규로 임용된 교수는 7백66명으로 지난 하반기에 비해 1백99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 동안 하반기에 6백여명 이상을 뽑은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의 신임 교수 증가는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올해 교육인적자원부가 국립대에 1천명의 신임 교수 인원을 배정함에 따라 예년에 비해 국공립대의 신임 교수 임용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체 교수 가운데 국공립대에서 임용된 교수의 비율도 높다. 전체 신임 교수 7백66명 가운데 2백80명(36.6%)을 국공립대에서 뽑았다.

또한 국공립대가 하반기에 뽑지 못한 3백여명 가량의 신임 교수를 다음 학기에 임용할 예정이어서, 내년에는 올해 미충원된 인원과 2003년에 증원할 1천여명이 합쳐서 대규모 신규 임용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IT, BT 등의 분야와 신설 의·치대 및 수의대, 산업대 등에서 많은 수의 교수가 임용될 예정이다.

한편 올해 상반기에 두드러진 특징으로 꼽혔던 교수들의 대학간 이동과 수도권 지역의 경력교수 선호 현상은 이번 교수 임용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신규 임용 교수 7백66명 가운데 대학을 옮긴 교수는 1백31명으로 전체의 17.1%에 달했다. 이는 교수들의 대학 이동이 눈에 띄게 늘어났던 올 상반기(16.9%)보다도 0.2% 늘어난 것이어서, 대학간의 교수 이동이 지난 상반기만의 일과성 현상이 아니라 대학 경쟁, 지방대 위기 등의 각종 변화 바람과 맞물린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대학 이동임을 시사한다.

연세대의 경우, 28명의 신임교수 중 12명(42.9%)이 타 대학에서 자리를 옮겨 왔으며, 서울대는 신임교수 47명 중 18명(38.3%)이, 이화여대는 신임교수 38명 중 12명(31.6%)이 각각 ‘경력’ 교수였다. 여기에 외국에서 재직하던 교수도 얼마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순구 일본정책연구대학원 교수(경제학)와 신현한 뉴욕주립대 교수(경영학), 이승주 싱가폴국립대 교수(국제관계학)는 연세대에 새로운 자리를 마련했다. 서울대에는 이봉주 시카고대 교수(사회복지학), 이재진 미시건주립대 교수(전자공학과), 김현철 츠쿠바대학원 교수(경영학), 문휘창 퍼시픽대 교수(경영학) 등 5명의 교수가 옮겨왔다. 특히 경북대는 어문 계열이 아닌 치의학 계열에 시게나가요시오 일본 히로시마대 교수를, 인제대는 분자생물학계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노현모 서울대 퇴임교수를 신임 교수로 영입, 눈길을 끌고 있다.

지역간 이동 현황을 살펴보면, 대학을 이동한 교수 1백31명 중 지방대에서 수도권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교수가 51명(38.9%)으로 가장 많으며, 지방대에서 지방대로 옮긴 교수는 38명(29%), 수도권 대학에서 수도권 대학으로 옮긴 교수는 22명(16.8%), 외국대학에서 국내 대학으로 옮긴 교수는 13명(9.9%), 수도권 대학에서 지방대로 옮긴 교수는 8명(6.2%)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하반기에는 공학계열과 사회계열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사회계열이 전체의 23.3%를 차지한 지난 하반기와는 다른 모습이다. 계열별로 공학이 1백75명(22.8%)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사회 1백52명(19.8%) 의약학 1백42명(18.5%), 이학 81명(10.5%), 예체능 62명(8.1%), 어문 55명(7.1%), 인문 50명(6.5%), 농수산 47명(6.4%) 순이었다.

올 상반기에 전체의 6.9%에 그쳤던 자연 계열이 3.6%의 증가폭을 보인 것도 하반기의 주된 특징이다. 물리학, 생물학, 수학 등 그간 정체를 보였던 학과에 고르게 신임 교수가 임용됐다. 이는 충북대, 서울대 등 연구중심 대학원을 지향하는 국립대 등에서 기초학문분야에 교수를 충원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각 대학들이 IT계열, BT계열, NT계열의 바탕이 되는 수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의 기초과학 분야에 신임 교수 충원을 늘린 것도 증가폭을 설명해준다.

공학 계열의 강세 역시 컴퓨터공학과, 전자·전기·정보·통신 공학 등의 IT분야와, 반도체 공학, 신소재 공학 등의 NT분야, 건축·토목·환경 공학 등 ET분야에서 각 대학들이 많은 수의 신임교수를 뽑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박사학위를 소지한 신임 교수 6백19명 가운데 국내 박사는 3백20명(51.7%), 외국 박사는 2백99명(48.3%)으로, 지난 상반기에 이어 국내 박사 학위자들이 외국 박사 학위자들을 앞질렀다. 외국 박사 학위 수여국으로는 미국이 2백13명(34.4%)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일본 36명(5.8%), 독일 18명(2.9%), 영국 9명(1.5%) 순이었다. 국내 박사로는 서울대 박사가 83명(13.4%)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한국과학기술원 37명(6.0%), 연세대 25명(4.0%), 고려대 21명(3.4%) 순이었다.

하반기 신임교수 중 여교수 비율은 15.7%로 지난 해 하반기의 19%에서 4.3% 급감했다. 특히 국립대의 경우, 전체 국공립대 임용 교수 2백80명중 33명(11.7%)만을 뽑아 전체 평균보다 4%가 낮았다. 반면 사립대 신임 교수 가운데 여교수는 전체 사립대 임용 교수의 4백86명의 18.5%인 90명에 이르렀다. 올해 초부터 여교수 임용을 적극 권유했던 교육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국립대의 여교수 임용이 크게 준 것은, 여교수 임용에 대한 교육부의 의지가 각 대학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교육부가 현재 ‘국공립대 여교수 채용목표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는 법안을 입법예고한 상태에 있지만, 법적·제도적 정비를 하지 않은 채 ‘말’뿐인 권고에만 그친다면 국립대 여교수의 임용 확대는 기대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모교 출신 선호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를 기준으로 모교에 임용된 신임 교수는 모두 2백5명으로 전체의 27.7%를 나타냈다. 특히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전남대 등은 모교 출신 선호 경향이 강했다. 서울대는 47명 중 38명을, 연세대는 28명 중 19명을, 고려대는 23명 중 15명을, 부산대는 20명의 신임 교수 가운데 11명을 모교 출신으로 뽑았다.

신임 교수를 가장 많이 뽑은 대학은 서울대(47명)였으며, 그 다음으로 이화여대(38명), 연세대(28명), 충남대(25명), 건국대(24명), 부산대(20명), 을지의과대(20명)순이었다. 10명 이상을 뽑은 대학은 모두 24개 대학이었으며, 한 사람도 뽑지 않은 대학은 부경대, 삼척대, 명지대, 단국대, 군산대, 호서대, 한성대, 창원대 등 71개 대학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지역의 대학들이 3백81명을 뽑아 전체의 50%를 차지, 수도권집중 현상을 과시했다. 다음으로 영남 1백28명(16.7%), 호남 1백13명(15.8%), 충청 1백12명(14.6%), 강원 20명(2.6%), 제주 2명(0.3%)을 뽑은 것으로 나타났다.
허영수 기자 ysheo@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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