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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3호 새로나온 책
723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4.03.1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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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학의 세계사, 이종찬 지음, 알마, 320쪽, 22,000원
‘蘭學’은 에도시대에 일본이 네덜란드로부터 받아들인 서양 학문이다. 이 난학이 근현대 일본의 이념적 토대가 됐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간 난학에 대한 연구는, 일본학이라는 지역학과 일본의 일방적인 서양 문물 수용이라는 서구중심주의적 시각이 주를 이뤘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러한 지엽적이고 기계적인 해석으로는 난학의 본질을 제대로 꿰뚫어볼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일본-열대 동남아시아-유럽이라는 전 지구적 네트워크 속에서 난학을 인식해야 함을 검증해낸다. 이를 위해 저자는 일본이 실제로 유럽과 접속한 공간인 인도에서부터 동남아시아, 일본에까지 이르는 지역을 직접 답사·탐방하고, 국내외의 다양한 연구 성과들을 섭렵한다.

■ 대학은 가치가 있는가, 윌리엄 J. 베넷·데이비드 와일졸 지음, 이순영 옮김, 문예출판사, 272쪽, 15,000원
미국 교육부 장관을 지냈던 윌리엄 J. 베넷과 일반 교양학부 졸업생인 와일졸이 함께 쓴 이 책은 오늘날의 대학이 떠안고 있는 병폐를 지적하면서, 등록금을 인하하고 대학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수치로만 평가되는 대학 서열 순위와 오류, 학자금 대출 제도의 모순, 학생들이 일류 대학에 대해 품고 있는 잘못된 환상 등 그동안 함부로 건드릴 수 없었던 대학이라는 상아탑 안에 숨겨져 있던 문제들을 낱낱이 파헤쳐 드러내놓는다.

■ 맨발의 학자들―동남아 전문가 6인의 도전과 열정의 현지조사, 전제성 외 지음, 도서출판 눌민, 508쪽, 16,500원
공저자들은 인류학·정치학을 전공한 이들이다. 이들은 인도네시아 이슬람 농촌 마을, 말레이시아 농촌 마을, 베트남 한인 기업과 베트남 노동자들, 태국 미얀마 국경 지역 난민촌, 인도네시아 노동조합, 말레이시아 정치 현장이라는 곳에 뛰어들어 그들과 함께 더불어 살고 부딪치면서 현지조사를 하고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을 숨김없이 솔직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동남아시아 지역을 연구하면서 어떤 지역을 선택할 것인지, 주제는 어떻게 찾는지, 연구계획서는 어떻게 쓰는지, 재원은 어디에서 마련하는지 등, 그 누구도 쉽게 답하지 못할 문제들을 아주 구체적이고 상세히 기술하고 조언하고 있다.

■ 스토리텔링 진화론, 이인화 지음, 해냄출판사, 340쪽, 16,800원
이 책은 재미있고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해설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서사 창작을 지원하는 컴퓨터 프로그램들을 들여다보고 현대 과학이 알아낸 서사 창작의 비밀을 살펴봄으로써 작가들에게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려는 시도다. 컴퓨터를 통해 서사 창작을 탐구하는 것은 작가의 독립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의 목적은 작품을 창조하는 각각의 개인과는 별개로 존재하는 서사 창작 자체의 원리를 디지털 시대에 맞게 재해석하는 것이다. 서사는 공생의 도구이며 스토리헬퍼는 서사 창작의 도구다.


■ 우리도 몰랐던 우리 문화―우리와 우리 문화를 이해하는 키워드, 강준만 외 지음, 인물과사상사, 320쪽, 14,000원
한국인들은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한국을 잘 안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 그럴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 수준은 낮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 그건 아무래도 한국인들이 한국의 역사와 경험에서 무언가 배우려 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고 한국만의 특수성에도 주목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前作 『우리가 몰랐던 세계 문화: 세계와 한국을 이해하는 24가지 물음』과 마찬가지로 강준만의 수업을 들은 학생들과의 공동 작업으로, 한국학 연구의 생활화를 시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좋은 유럽인 니체, 데이비드 크렐·도널드 베이츠 지음, 박우정 옮김, 글항아리, 476쪽, 28,000원
미국의 니체 전공 교수 크렐과 베이츠라는 미국의 사진작가가 의기투합해 유럽 곳곳에 흩어진 니체의 집필 장소를 답사하며 그곳의 풍경을 사진으로 찍고 다시 글로 뽑아내는 방식으로 쓰인 이 책은 어찌 보면 ‘흔적의 고고학’이라 할 수 있으며 답사 형식의 글쓰기에서만 가능한 ‘숨결의 복원’을 감동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베이츠가 직접 찍고 니체자료보관소에서 골라내 수록한 수백 컷의 사진은 방랑자 니체와 그의 그림자를 보듬어 품고 유려하게 펼쳐져 있다. 니체가 태어나고, 자라고, 거닐면서 바라보던 산길과 호수, 숲, 바닷가, 도시의 보도들은 ‘좋은 유럽인 니체’를 만들어준 바로 그 ‘개개의 유럽들’이기도 하다.

■ 철학과 학문의 노하우, 이명숙·곽강제 지음, 서광사, 352쪽, 27,000원
철학의 바다는 한없이 넓다. 그래서 대개는 어디서 출발해야 할지 어느 방향으로 걸음을 떼야 하는지 막막하다고 느낀다. 이럴 때 철학의 선배들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이 책은 전분댁 철학과에서 사제지간으로 만난 두 철학자가 평생 철학과 학문을 해서 얻은 내공을 바탕으로 지은 것으로, 독자가 자신의 철학적 신념들을 스스로 확립할 수 있는 ‘철학하는 노하우’와, 과학을 스스로 만들 수 있는 ‘학문하는 노하우’를 안내하고 있는 철학 입문서다.

■ 해양풍경―현대 해항도시와 해양문학의 양상, 구모룡 지음, 산지니, 312쪽, 20,000원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에 있어 해양이 지닌 의미는 무척이나 중요하다. 이 책은 지역문화와 해양문화, 그리고 해양문학 작품과의 접점을 통해 해양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해양의식을 고찰하고 있다. 저자는 지금껏 우리나라의 해양정책이 해운과 항만, 해양과학기술과 같은 해양활동이 중요하다는 인식으로는 발전했으나, 양적인 성장에만 관심이 치우친 채 ‘해양의식’과 ‘해양문화’와 같은 의식의 성장이 등한시됐음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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