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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4호 새로나온 책
714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4.01.0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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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화기의 주거생활사―경상남도 가옥과 취락의 역사지리학, 최영준 지음, 한길사, 400쪽, 26,000원
저자는 “연구 대상지역을 경상남도로 한정한 이유는 이 지역이 수도권을 제외하면 일제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활용 가능한 연구 자료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어 개화기의 전통가옥과 취락문화의 원형을 발굴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경상남도의 연구 성과를 타 지역에도 적용해볼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 때문”이라고 말한다. 갑오개혁을 전후한 시기에 작성된 가호안·양안·호적 등에서 대지·가옥·취락의 호수와 기능 등을 파악함으로써 100여 년 전 경상남도 주민의 주거생활을 생생히 그려내고 있다.

■ 동양철학자, 유럽을 거닐다, 최재목 지음, 책세상, 400쪽, 18,000원
2011년 연구년 동안 네덜란드 레이던에 체류했던 양명학자 최재목 영남대 교수가 <교수신문>에 연재했던 내용을 모은 책이다. 저자는 1년 동안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핀란드, 노르웨이, 체코, 헝가리 등 유럽 14개국을 여행하면서 만난 다채로운 풍광과 역사의 흔적, 문학과 건축·미술·음악 등 예술 작품들을 매개로 자유롭게 사유를 펼친 ‘유랑 인문학’의 기록을 담았다. 자유와 관용의 전통이 운하처럼 흐르는 나라 네덜란드에 머물면서 사고의 폭을 넓히는 한편, 틈틈이 유럽 각국을 돌면서 사색한 것들을 글과 그림, 시에 담아냈다.

■ 레비나스와 사랑의 현상학, 우치다 타츠루 지음, 이수정 옮김, 갈라파고스, 312쪽, 15,000원
레비나스의 ‘타자성의 철학’을 명쾌하게 풀어내고, 타자에 대한 공감과 연대를 이끌어내는 책이다. 레비나스는 기존의 서양 철학을 자기중심적 지배를 확장하려 한 존재론이라고 비판하고 타자에 대한 책임을 우선시하는 윤리학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저자는 이러한 ‘타자성의 철학’을 레비나스의 철학체계 안에서 더욱 수월하고 명쾌하게 풀어냈다. 저자에 따르면, 레비나스의 ‘타자성의 철학’에 기반한 윤리에는 ‘따뜻함’과 ‘부드러움’이 풍겨난다. 그것은 이 ‘세상’을 위해, ‘인간’을 위해, 그리고 ‘삶’을 위해 꼭 필요한 것으로, 지금 우리시대의 고통은 그것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 백석 시를 읽는다는 것, 고형진 지음, 문학동네, 328쪽, 17,000원
1912년 평북 정주에서 태어난 시인 백석은 해방 후 고향에 머물면서 꾸준히 시작 활동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남북이 분단되고, 북에 머물러 있던 백석의 이후 행보는 알 길이 없어졌다. 이런 백석에 대한 연구 물꼬를 텄던 고형진 고려대 교수는 이후 2007년 『정본 백석 시집』을 엮어 내기도 했다. 그런 그가 6년 만에 다시 백석에 대한 자신의 글들을 모아 이 책을 펴냈다. 백석 시의 다양한 판본 문제, 백석 시의 언어와 표현의 특징, 그리고 백석 시의 뿌리, 백석 연구 목록 등 백석 연구 성과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구성했다.

 

■ 번역과 번역철학, 윤성우·이향 지음, 한국외국어대출판부, 264쪽, 20,000원
‘동시통역사’와 ‘철학전공자’가 함께 이 책을 썼다. “번역이나 통역을 실무현장에서 부딪혀 체득한 실무자의 번역 이해는, 번역행위를 형이상학적, 윤리적, 인식론적 문제 틀로 접근하는 철학전공자의 그것과 달라도 너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저자들은 설명했다. 저자들의 미덕이자 이 책의 미덕은, 번역의 출발점이자 가능근거로서 언어의 다양성 등 다양한 문제들을 ‘번역학’, ‘번역철학’의 이름으로 소화해 보려고 시도한 점이다. 번역개념에서부터 발터 벤야민의 번역론까지 다양한 현미경을 제시하고 있다.

■ 야만, 미셸 앙리 지음, 이은정 옮김, 자음과모음, 280쪽, 17,000원
미셸 앙리는 우리 시대를 야만의 시대로 규정한다. 갈릴레이에서 시작된 근대 과학은 지식의 엄청난 축적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지만 이 지식이 문화로 이어지지 못했으며, 이는 지식과 문화의 분열이라는 엄청난 재앙을 가져왔다. 그 기저에는 갈릴레이의 환원과 갈릴레이 이후 근대 과학을 사로잡은 객관주의, 과학주의 이데올로기가 있다. 저자는 오늘날 문화의 ‘폐허’로서 야만이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이미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야만이 낳은 폭력의 예로 성형과 자살, 자본과 기술 이데올로기에 잠식당한 ‘대학의 파괴’를 든다.

■ 조선의 대중극단과 공연미학 1930~1945, 김남석 지음, 푸른사상, 578쪽, 40,000원
1930~1945년 사이의 조선 대중극단들의 레퍼토리와 공연미학을 극단사의 측면에서 재조명한 책이다. 조선인에게 대중극이란 무엇이었는가, 혹은 1930년대의 대중극이 한국 연극계에 어떠한 자취를 남겼고 어떠한 위상으로 남았는가를 탐구하며 1930년대를 거쳐 1945년에 이르는 조선 연극계의 하나의 자취를 추적했다. 2010년에 저자가 상재한 『조선의 대중극단들:1930년대』 후속 연구물이기도 하다.

■ 탈감정사회, 스테판 G.메스트로비치 지음, 박형신 옮김, 한울, 465쪽, 36,000원
감정마저 기계화되고 조작되는 현대사회를 ‘탈감정사회’로 규정하고, 우리 사회의 모습을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현대사회의 탈감정적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보스니아 내전과 미국에서 ‘세기의 재판’으로 불리는 O.J.심슨 사건을 분석한다. 보스니아에서는 많은 사람이 죽어갔지만 내전을 중단시킬 수 있는 어떠한 실제적인 행동도 없었다. 또, O.J.심슨 재판에 대한 미국 대중의 관심은 오랜 역사적 기원을 가진 인종차별주의에 쏠렸다. 이처럼 모르는 사이에 조작된 감정이 여론을 형성하고, 그 여론은 어쩌면 진실한 감정에서 나올 결과를 왜곡시킬 수 있게 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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