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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이 행복한 경영 …대학 교직원에게도 도움 드리겠다”
“회원이 행복한 경영 …대학 교직원에게도 도움 드리겠다”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3.11.27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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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 이규택 신임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

서울 여의도에 자리 잡은 한국교직원공제회관 12층. 이사장 집무실 탁자 위에는 『새로운 경제를 열다』, 『에센셜 리스크 매니지먼트』와 같은 책들이 놓여 있었다. 이규택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의 요즘 고민을 엿보는 듯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이사장은 자리에 앉자마자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어디서 수익을 내서 회원들에게 돌려줄지 고민이다. 아침마다 그 문제를 갖고 회의를 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렇다고 단순히 수익성만을 좇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회원이 행복한 경영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7일 취임 이후 시도지부와 출자회사뿐 아니라 대의원들까지 직접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은 것도 ‘회원행복 경영’을 최우선에 뒀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문화·복지 서비스를 확대하고, 대학과의 업무 제휴를 적극 추진하는 배경에도 이 같은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이 이사장은 “교수공제회와 같은 불법 유사수신업체 사건이 터지면서 교수 5천여명이 60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이런 피해를 사전에 막고 대학에 교직원공제회를 알리기 위해 좀 더 적극적인 홍보방안을 강구하게 됐다”라며 “업무 제휴를 통해 대학 교직원의 복리증진에 작으나마 도움이 되고,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길을 찾겠다”라고 말했다.

●일시: 2013년 11월 20일 오후 2시30분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실
●대담: 이영수 발행인 ●사진: 최익현 편집국장 ●정리: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이규택 한국교직원공제회 제19대 이사장은… ▲1942년생 ▲서울대 교육학과, 러시아극동대 명예 교육학 박사 ▲중앙일보, 동양방송 문화사업부장, 한국방송공사(KBS) 사업단 문화사업부장 ▲제14~17대 국회의원 ▲제16대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한나라당 원내총무·최고위원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부이사장 ▲상명대 교육대학원 석좌교수 ▲한국종합예술학교 석좌교수

△ 늦었지만 이사장 취임을 축하드린다.
“67만 교직원의 생활안정과 복리증진을 책임지는 자리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모든 부문에서 성과를 확대 재생산하는 데 역점을 두고,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강도 높게 추진해 명실상부 바르고 정직한 국민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회원 중 대학 교수나 직원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교직원공제회는 초·중·고등학교뿐 아니라 대학이나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교직원까지 대상으로 하는 국내 유일의 교육복지기관이다. 올해 10월말 기준으로 일반회원 63만2천440명 가운데 23.7%인 14만9천614명이 대학이나 대학병원의 교수, 직원이다. 대학병원을 포함해 전체 대학 교직원을 20만명 정도로 보고 있는데, 76.1%인 약 15만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 최근 보면 대학과의 업무 제휴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대학을 주목하게 된 계기는.
“교수 5천여명에게 600억원의 피해를 입힌 교수공제회 같은 불법 유사수신업체 사건을 계기로 대학에 공제회를 알리기 위해 좀더 적극적인 홍보방안을 강구하게 됐다. 초·중등 교직원의 가입률이 90%인데 비해 대학은 상대적으로 낮아 고등교육 맞춤형의 새로운 마케팅 방안을 모색하게 된 측면도 있다. 미국, 일본 등 선진 공제회도 기금 운용과 퇴직연금 등 고등교육기관과 다양한 방면으로 유기적인 공조체제를 유지한다. 우리도 대학과의 업무 제휴를 통해 교직원 복지, 기금운용 등에서 공동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무 제휴를 맺은 대학의 교직원은 회원이 아니어도 회원과 동일한 생활·문화·복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에듀카’ 자동차보험이나 ‘예다함’ 상조서비스 등 출자회사를 이용할 때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비전임이나 계약직 교직원도 마찬가지다. 대학 발전에 큰 역할을 하면서도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비전임·계약직 교직원의 복리 증진에 작으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대학 교수나 직원들을 위한 별도의 서비스도 있나.
“공제회는 교직원분들께만 특화된 다양한 저축상품과 보험상품, 복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아직은 대학 교수나 직원들을 위한 별도의 상품이나 서비스는 없지만 앞으로 다양한 계층의 회원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좀 더 차별화되고 세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발굴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최근에는 ‘The-K 행복서비스’라는 문화·복지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추첨을 통해 토크 콘서트 형식의 저자 강연회나 뮤지컬 공연, 가족캠프, 프로야구 경기 등에 초청하는데, 6만명 정도가 혜택을 받았다. 뮤지컬도 우리는 R석으로 초청해 만족도가 높다. 일반적으로 공제회 하면 돈 맡기면 이자 주는 기관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기 쉬운데, 우리는 회원들에게 만족과 감동을 주는 기관이 되고자 한다.”

△ 취임식에서 변화와 혁신을 특히 강조했다. 지금 공제회가 처한 상황이 위기라고 보는 건가.
“한국교직원공제회는 1971년 특별법으로 설립된 이래 올해 회원 수 67만명, 자산 규모 22조원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공제회로 자리매김했고, 9개의 산하 사업체를 보유한 국민기업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해오고 있다. 하지만 대외적 상황은 녹록치 않다. 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고, 안정적인 투자 기회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언제 어디에서 위협이 닥쳐올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의 성과에 안주할 수는 없다. 고정관념과 관행을 과감히 버리고 창조적인 경영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 공제회 혁신을 위해 어떤 비전과 방안을 갖고 있나.
“회원이 행복한 경영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취임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이 시도지부와 출자회사를 순회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일이었다. 교육가족의 큰 호응을 받고 있는 회원 대상 문화·복지서비스인 ‘The-K행복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연금형 상품, 퇴직금 적립상품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개발해 100세 시대를 맞아 회원들이 100세까지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고자 한다.
두 번째는 시장을 선도하는 창조경영이다.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을 위해 자산운용 부문의 조직을 혁신적으로 개편해 투자 포트폴리오의 다각화와 전문화를 추구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자 한다. 그 밖에도 수익성 기반의 경영관리시스템 구축, 교직원공제회관 신축, The-K 가족 브랜드 홍보를 통한 시너지 창출 극대화 등 창의적 아이디어로 탄생한 아이템들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내실 있는 경영을 통해 수익 안정을 달성하고자 한다. 대체에너지사업, 바이오산업, 농업생명과학, 해외 영농사업, 창조형 서비스산업, IT 등 첨단기술 분야와 신수종 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해외투자 확대를 통해 자산운용의 다각화를 이룸과 동시에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철저한 윤리경영의식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어디서 수익을 내서 회원들에게 혜택을 돌려주는지 궁금하다.
“저성장 저금리 기조 등 국내 투자환경 악화 속에서도 고도화된 자산운용시스템을 통해 주식, 채권 등 전통적 투자에서도 양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리스크 분산과 수익원 다각화를 위해 국내 대체투자와 해외투자 규모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현재 SOC, 부동산, 전력수급 불안에 따른 민간 발전사업 참여 등 국내 대체투자는 4조2천901억원, 해외 주식과 부동산 등 해외투자는 2조7천770억원의 자산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2012년보다 대체투자는 4천244억원, 해외투자는 1조508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 앞서 말씀하셨지만 교수공제회 사건도 그렇고 유사 공제회로 인한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유사 공제회인 대한교직원공제회로 인해 한국교직원공제회의 공신력이 크게 훼손됐다. 수차례에 걸쳐 공문과 홈페이지, 광고, 회원 상담 등을 통해 알려드렸는데도 많은 교직원이 피해를 입었다. 한국교직원공제회 자체에 유사 공제회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수사권이나 조사권이 주어지지는 않았기 때문에 유사 공제회에 대한 신속한 제재는 어렵다. 하지만 향후  유사 공제회가 다시 출현하면 우선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통해 교직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 또 교육부에 한국교직원공제회법 제26조에 따른 과태료 부과를 건의하고, 모든 민·형사상 수단을 검토해 유사 공제회의 영업을 저지하겠다. 현재 한국교직원공제회법 제26조 과태료 조항을 징역 및 벌금형으로 강화하는 개정 법률안이 국회 계류 중이다. 개정 법률안이 국회에서 의결될 경우 좀 더 강력한 제재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 2010년부터 상조사업도 시작했다. 기존 상조회사들의 견제가 심한 것으로 들었다.
“교육가족을 넘어 대국민 복지 향상에 기여하고자 설립한 ‘예다함’의 출발은 이단아 그 자체였다. 장례식장에서 빈번히 이뤄지는 강매와 노잣돈, 추가 사례비 문제를 없앤 예다함만의 서비스 방식이 기존의 상조업체들에게는 눈에 가시와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후발 상조업체들이 벤치마킹할 정도로 상조시장의 롤 모델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설립 3년 만에 13만 구좌를 달성했고, 후발주자인데도 브랜드 인지도 2위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사용하지 않은 물품비용을 환불해주는 ‘페이 백 시스템’, 수고비 등 사례비를 요구하면 납입원금을 전액 환불하고 무료로 장례를 치러주는 ‘부당행위방지 시스템’, 전국 7개 지역 직영 운영시스템 등 기존 상조회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장례지도사를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해 1:1 밀착서비스를 제공하고, 무엇보다 고객 납입금을 4중으로 안전하게 보호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 3년 임기 동안 이것만은 꼭 하겠다고 생각하는 게 있다면.
“머지 않아 다가올 100세 시대에 맞는 제도와 상품을 준비해서 회원들이 퇴직 후에도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싶다. 여러 분야에 걸쳐 쌓아온 전문성과 경륜, 열정을 모두 쏟아 부어 공제회의 새로운 중흥기를 열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해 헌신할 것이다.”

한국교직원공제회 회원 및 자산 규모

 

‘교직안정.’ 이사장 집무실에 걸려 있는 故 박정희 대통령의 친필 휘호는 한국교직원공제회의 설립 목적을 그대로 보여준다. 대한교원공제회법(2004년 한국교직원공제회법으로 바뀜)에 따라 교직원의 생활안정과 복리증진을 위해 1971년 설립됐다. 2013년 현재 회원(특별회원 포함) 67만명, 자산 22조원을 보유한 국내 굴지의 국민기업으로 성장했다. 자산 규모로만 보면 재계 서열 13위에 해당한다고 한다. ‘The-K 가족’이란 기치 아래 ‘에듀카’ 자동차보험 등 일반손해보험을 판매하는 ‘The-K손해보험’, 상조회사인 ‘The-K예다함상조’, The-K저축은행 등 9개의 산하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The-K’는 한국교직원공제회의 영문 명칭에서 따온 것으로, 국민과 함께 바르고 정직한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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