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4:50 (금)
[산학연 현장을 가다] 1.대우조선해양주식회사
[산학연 현장을 가다] 1.대우조선해양주식회사
  • 교수신문
  • 승인 2002.10.0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2-10-03 01:12:51
교수신문은 이번 호부터 산업현장을 탐방하는 ‘산·학·연 현장을 가다’를 운영합니다. 대학에서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선도기업들의 현장을 찾아 해당분야의 동향과 관련 학계의 목소리를 전하고자 합니다.

대우조선해양(주)(사장 정성립)은 지난 2002년 7월 국내 조선소로는 최초로 국내 12개 대학의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들을 초청해 ‘여름캠프’를 개최했다.

그 동안 대우조선해양에는 학계, 언론, 정부 관계자들의 개별적인 방문이 꾸준히 이어져 왔다. 그러나 2박3일 동안 생산현장의 기술자와 대학교수들이 다양한 테마를 가지고 부담 없이 조선산업의 발전을 논의 할 수 있는 기회는 이 자리가 처음이었다. 이 자리에서 대우조선해양은 선박설계기술, 조선생산기술을 설명하고, 교수들과 조선해양교육의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에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대학의 조선관련학과 학생 수십명을 조선소로 초청했다. 조선업을 이끌어갈 다음 세대에게 조선공학에 대한 자긍심을 북돋고, 세계1위인 조선업체의 현황을 소개해 우수 인력 채용기반을 마련하려는 목적이었다.

경상남도 거제시에 자리잡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1981년 종합 준공된 세계 최신의 대형조선소다. 조선소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9백톤을 들어올릴 수 있는 골리아스 크레인과 배를 조립할 수 있는 대형 도크이다. 이밖에도 1백30만평 부지위에 4백50톤 갠트리 크레인 등 자동화된 대규모 설비들을 갖추고 있어 연간 32척 2백50만GT의 대형상선과 10여만톤에 달하는 육·해상 플랜트, 수중함 1척, 수상함 4척의 특수선과 1백20여척의 수리선을 건조할 수 있다. 이러한 생산능력은 세계에서 두 번째 규모이다.

이를 위해 1만여명의 직영인력과 7천여명의 협력회사 및 지원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이 가운데 3천여명이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석사급 이상 연구원만 2백여명이다.

LNG 건조분야 세계 1위

이들은 현재까지 총 4백여척의 선박을 인도했고 80년 이후 초대형 원유 운반선 49척을 건조했다. 이는 세계시장의 25%를 차지한다. 1999년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을 건조하고 세계최우수선박으로 선정됐다. 이듬해 국내에선 처음으로 해외수출 LNG선을 수주한 이후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발주된 LNG선의 34%인 21척을 수주해 세계최고로 꼽히고 있다. 또 일본이 건조에 실패한 극지용 원유저장가공선박과 심해원유시추선 등도 성공적으로 건조했다.

최근에는 국내 조선산업의 불모지였던 여객선 분야에도 진출했다. 2000년 국내 조선사 중 처음으로 그리스에 여객선을 건조 인도했으며, 2001년에도 이탈리아에 2천인승 호화 카페리호를 판매했다. 노동집약적 구조에서 고기술·고부가가치형 구조로 변화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모두 모기업 대우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인해 1999년 8월에 워크아웃 된 이후 거듭나는 과정에서 기록한 것들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대우그룹 계열사 가운데 처음으로 워크아웃에서 졸업했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LNG선 건조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이 1위다. 한 시사주간지가 선정한 투명경영 부문에서도 국내 1천4백60개 상장기업 가운데 7위를 기록했다. 과거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기업경영내용을 투명하게 알렸던 것을 높이 평가했다. 수주해놓은 선박도 세계 조선소 가운데 제일 많다. 경제적 부가가치 측면에서는 국내 기업 가운데 17위이다.

대우조선의 기술개발은 자체연구와 산학연계를 통해서 해결한다. 1996년에는 부산대와 공동으로 이중선체 충돌해석 기법을, 서울대와 ‘초기선형 개발용 전산시스템’을 개발했다. 이후에도 부경대 등 9개 대학과 공동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다.

아예 연구소 설립을 지원하기도 했다. 1994년에 ‘선박해양시스템공학연구소’에 건물설립과 연구발전기금으로 30억원을 내놓았다. 이것을 밑바탕으로 현재도 공동개발과제를 진행중이다. 현재도 차세대 선박개발에 필수적인 첨단조선공학 핵심원천기술과 IT기반 통합설계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관련 학과에 기부금을 지원하고 있다.

조선산업은 세계적으로 한·중·일 극동 3국과 유럽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분야다. 1940년대까지는 영국, 1950년대에는 미국, 1960년대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는 일본, 최근에는 우리나라가 수주량에서 세계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에서 기술력과 전문·기능인력을 적절히 확보할 경우 세계시장에서 상당기간 선두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최고의 기간산업으로 인정받고 있는 조선업계도 제조업 기피현상과 국내 대학의 이공계 기피 현상으로 위협을 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최근 5~6년 사이 배출된 엔지니어들이 질적으로 양적으로 저하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한다. 조선업계는 해마다 7백여명의 고급 기술인력, 특히 설계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05년 고급기술인력 부족

그러나 관련 학계는 2005년이면 주요 대학을 졸업하는 대학원 과정 재학생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고급 조선기술인력의 충원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기성 인하대 교수(선박해양공학)는 “조선업에 종사하면 지방에서 근무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것이 기피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이들에 대한 다양한 지원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학계의 전망대로 다음 세대를 이끌 우수한 조선기술인력을 육성하는데 실패한다면 교육 및 연구시설에서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중국에게 1위 자리를 넘겨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경제발전과정과 산업구조를 볼 때 IT·BT·CT 등의 산업에 중점을 둬야할 시기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해양이 있는 한 조선업은 성장한다”는 말로 일축했다. 기업에서 이공계출신이 경영인으로 참여하는 비율이 낮아, 스스로 자초한 일이 아니냐는 지적도 ‘오해’라고 항변한다. 대우조선해양만 하더라도 최고경영자에서부터 고위 간부직 가운데 상당수가 이공계 출신이다. 산업현장의 이공계 출신 직원들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기를 기대했다. <기획취재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