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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6호 새로나온 책
706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3.11.0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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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숭고한 히스테리환자―라깡과 함께 한 헤겔, 슬라보예 지젝 지음, 주형일 옮김, 인간사랑, 402쪽, 20,000원
지젝 사상의 출발점이 된 박사학위 논문으로, 25년 만에 한국어로 독자를 만난다. 이 책은 지젝의 원천과도 같은 책으로, 파리8대학에서 쓴 박사학위 논문을 정리·보완해 1988년에 처음 출간됐다. 당시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묻혔던 것을 2011년 다시 출판한 책으로, 지젝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이데올로기라는 숭고한 대상』과 한 쌍을 이루며 이후 30년 동안 전개될 지젝 사유의 원형을 보여준다.

■ 과학의 성배를 찾아, 고중숙 지음, 텔림, 292쪽, 15,000원
이 책은 ‘과연 과학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곳은 어디일까?’라는 물음을 통해 현대 과학의 의미를 찾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집필됐다. 오늘날의 과학은 폭과 깊이가 모두 방대해 전모를 파악하기 힘들지만, 다른 한편 과학의 각 분야들끼리는 물론 과학 이외의 여러 분야들과도 매우 긴밀하게 얽혀져 서로 간에 많은 영향을 주고받는다. 따라서 이를 위해서는 근래 큰 화두로 떠오른 ‘융화(융합·종합·통합·통섭)적 시각’이 절실하다. 이 책은 이러한 시각에서 최종적으로 과학이 추구하는 궁극의 성배가 무엇인지를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 녹색토건주의와 환경위기, 조명래 지음, 한울, 352쪽, 30,000원
전국 어디를 가도 ‘파헤치고 짓는 토건개발’ 현장 속에서 한국 사회의 질적 전환은 멀기만 하다. 환경친화적 녹색성장을 부르짖지만 그 실상은 녹색을 뒤집어쓴 토건개발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 경제논리에 의한 환경의 착취와 훼손을 그만두고 녹색의 탈을 뒤집어쓴 개발주의를 되돌아봐야 할 때다. 이 책은 이명박 정부 출범 전후로 저자가 이곳저곳에 쓰고 발표한 것들을 모아 정리한 것이다.

■ 아우구스투스의 원수정―로마공화정에서 제정으로, 김덕수 지음, 도서출판 길, 362쪽, 28,000원
로마제국, 아니 세계제국 최초의 황제가 된 것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 아우구스투스이다. 그가 형성시킨 元首의 지배체제, 즉 아우구스투스의 원수정은 2세기 이상 지속되면서 로마제국에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번영, 그리고 사회적 통합을 가져다줬다. 그 체제는 공화정기의 정무관직, 특히 콘술직에서 중요하게 작용되던 정치 원리, 즉 1년 임기제, 동료제, 동료 콘술 간의 거부권 및 간섭권이 원수에게는 더는 적용되지 않은 非공화정적 체제였다. 로마제국의 통치 방식은 근대 서구 열강의 제국들에게서 발견되고, 오늘날 미국의 세계에 대한 패권 전략에서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오늘날의 대통령제 역시 이념이나 제도에서 로마의 제정과 여러 면에서 관련이 있어 보인다.

 

■ 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구인모 지음, 현실문화, 584쪽, 28,000원
이 책은 1929년 조선가요협회 창립에서 1937년 조선총독부 관변단체 가운데 하나였던 조선문예회의 관제가요 음반발표 이후까지, 약 10여 년 사이의 일을 다루고 있다. 지은이는 유행가요 작사자로 참여했던 시인들의 작품을 분석해 유행가요가 만들어지는 메커니즘의 중층적 구조 속에서 이 작품들이 추구했던 미학을 규명하는 한편, 장르와 매체의 경계를 넘는 그들의 모험이 과연 본래 의도대로 온전히 성공할 수 있었는가를 살핀다.

■ 중견국의 공공외교, 김상배·이승주·배영자 엮음, 사회평론, 382쪽, 20,000원
기존 강대국 중심의 국제정치 논의에서 벗어나, 한국을 포함한 중견국의 입장에서 ‘공공외교’를 중심으로 한 국제정치 전략을 재구성한다. 미국과 중국의 공공외교 사례, 무역ㆍ과학기술 분야의 공공외교, 유럽연합의 규범외교, 프랑스의 문화자원을 이용한 매력외교, 노르딕 플러스의 개발협력외교, 국가 간 협력을 위한 G20세계정상회의, 디아스포라외교, 서울 컨센서스 등을 살펴보며 중견국의 공공외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 중국시가의 이미지, 천즈어 지음, 임준철 옮김, 한길사, 1056쪽, 48,000원
과거 시인들의 창작을 이끌어낸 문학관념은 도대체 어떤 것이었을까? 이들의 창작방식엔 총결할 만한 어떤 예술적 규칙과 특징이 있었던 것일까? 고대의 문예이론가들은 이미 이론적으로 이를 인식하고 개괄했을까? 이와 같은 물음이 저자가 의상이론을 탐구하게 된 문제의식이었다. 한국어판인 이 책은 역자의 노력으로 더욱 가치를 발한다. 인용시문을 옮기는 데 있어 총 2천여 개의 상세한 역자주를 덧붙였는데, 여기에는 시 내용에 대한 주석은 물론 원문에 대한 철저한 교감도 포함됐다.

■ 현대 인도 저항운동사, 한형식·이광수 지음, 그린비, 352쪽, 18,000원
이 책에서 현대 인도는 전근대와 근대, 탈근대가 병존하면서 서로 끊임없이 충돌하고 파열음을 울리는 생생한 역사 과정의 현장으로서 제시된다. 저자들은 국내 진보 좌파 진영이 지나치게 서구 ‘이론’에 편향적이며, 그로부터 ‘민주주의의 심화’ 같은 허울 좋은 담론에만 몰입할 뿐 대중의 삶에 와 닿는 현실과는 거리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는 경향이 생겨났다는 문제의식을 갖고서 이 책을 내놓았다. 카스트 제도 등의 오랜 악습과 식민 잔재에 급격한 자본주의 경제 이식에 따른 부작용으로 신음하는 인도를 배경으로, 억압받던 기층 민중들, 하위주체들(subaltern)이 주축이 돼 전개한 대안적 사회운동들과 그 浮沈을 그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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