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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영토론’은 분쟁과 대립만 초래하는 일본의 발명품”
“‘고유영토론’은 분쟁과 대립만 초래하는 일본의 발명품”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3.11.04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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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환 계명대 교수, 2000년 이후 일본의 독도 연구 동향 분석

일본에 의해 촉발된 영토 문제가 동아시아를 긴장상태로 몰아가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독도 연구에 대한 학술대회가 열렸다. 독도의 날을 기념해 지난달 18일 영남대 독도연구소(소장 최재목)가 ‘2000년 이후 일본의 독도 연구 동향’을 주제로 개최한 통합협의체 학술 심포지엄이 그것. 여러 발표 중에서 이성환 계명대 국경연구소장(일본학과)의 「2000년 이후 일본에서의 독도 연구 동향-사회과학분야」는 여러모로 눈길을 끌었다.

이 소장은 일본 국회도서관 등에서 검색한 독도 관련 논문 53편 중 사회과학 분야로 보이는 28편을 검토대상으로 논문을 작성했다. 연도별로 1편 정도에 지나지 않던 독도 관련 논문은 2006년 3편, 2009년 4편이 발표됐고, 지난해에는 8편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기존 연구는 독도라는 제한된 주제에 대해 새로운 역사 자료의 발견이나 논리 개발이 어렵기에 종래의 연구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 소장은 양적인 부분보다는 질적인 부분(△고유영토론 △독도문제 해결방법 △국제법적 검토 △독도문제에 대한 일본 국민의식조사결과)에 주목했다.

첫째로 ‘고유영토론’에 대해 이 소장은 한 마디로 ‘일본의 발명품’이라고 일축한다. 고유영토란 일반적으로 원래부터 자국의 영토였다는 의미인데, 과연 고유영토의 존재 가능성이 타당한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다. 그는 일본학자의 주장도 근거로 덧붙인다. 고유영토론의 허구성은 이미 나카 노리오 교수가 지적했고, 이후 이 이론은 일본이 러시아에게 북방 4개 섬 반환을 요구하면서 처음 사용됐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유럽의 국제정치적 맥락에서 고유영토론은 ‘금기어’라는 하바 구미코 교수의 발언도 인용한다. 19세기에 선주민족 혹은 소국 소유의 영토에 대해 근대화에 성공한 대국이‘확대’해가는 과정에서 취한 영토를 ‘고유영토’라 부를 경우 분쟁과 대립만을 부른다는 지적이다.

한편 독도문제 해결론에 있어서 이 소장은 일본사회과학계의 세 가지 시각을 소개한다. 첫째, 독도를 영토문제로만 봐서는 안 되며, 둘째, 국제관계론적인 입장에서 독도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셋째는 분쟁해결론 시각에서의 접근이다. 그는 2010년 이후 중국이 센카쿠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면서 수세적 입장에 놓인 일본의 영토정책이 수세와 공세라는 양면성을 띠면서 변화했다고 진단했고, 이에 따라 일본의 독도연구 및 정책에도 ‘타협론’이 부분적으로 등장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 소장은 한국이 국제법적 연구에 치중하고 있고, 일본이 역사적 연구에 몰두하는 것 모두가 한일 두 나라가 독도 영유권에 대한 각자의 아킬레스 건을 보강하기 위한 행보로 봤다. 국제법적 측면에서 국제사법재판소 제소시 95% 확률로 한국이 승리한다는 반 다이크의 주장을 반대하는 것이 일본학계의 주요 입장이었다. 이 소장은 여기에 최근 히로세 요시오의 새로운 담론을 소개한다. 히로세 요시오는 지금까지의 국제법적 논의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았던 국제법사관에서 ‘식민지화’와 ‘비식민지화’의 개념을 사용해 한일병합과 독도의 영유권 문제를 새로운 각도에서 분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독도문제에 대한 일본인의 의식 면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으로 이 소장은 종래 일본의 독도연구가 주로 국제법과 역사연구에 집중됐지만, 최근 독도문제를 일본국민의 의식조사와 관련시켜 분석하는 연구가 나타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일본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조사된「일본인의 외교에 관한 선호형성 메커니즘 연구」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방문과 센카쿠 국유화 조치로 인한 중일 대립이 격화되기 시작한 시점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의식조사 결과는 놀랍다.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일본 정부의 대응을 지지한다는 쪽이 58%를 차지하고 있다. 그는 일본 경제상황의 악화가 일본인에게 독도문제에 대한 강경한 자세를 부추기는 한 요인이 된다고 진단했다.

이 소장은 일본의 독도영유권 관련 연구의 새로운 동향이 다수는 아니지만 새로운 연구 지평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학계도 독도 연구를 다양화하고 심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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