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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일송학술대회 어떤 발표들 있었나?
제5회 일송학술대회 어떤 발표들 있었나?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3.10.21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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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는 왜 이념투쟁으로 얼룩지는가?-민주주의의 위축과 시민정치」로 기조강연에 나선 송호근 서울대 교수(사회학과)는 민주주의의 위축을 초래하는 한국 정치의 작동 양상을 △이중적 정당성(국민이 직접 선출한 두 개의 권력기관인 대통령과 의회의 충돌 문제) △대통령과 의회의 대립상태에서 권력기관의 개입으로 인한 공론 조작 위험 △‘강한 국가’ 패러다임으로 폭넓은 권력 행사하는 대통령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이념적 성향에 의해 정치적 동원 성격 결정 등 네 가지로 고찰했다. 이념투쟁 해결을 위해 송 교수가 내 놓은 대안은 토크빌적 가치에 충실한 ‘시민정치’와 ‘시민민주주의’이다. 그는 시민참여, 시민권, 시민윤리라는 세 가지 핵심요건이 시민민주주의를 구성하며, 한국정치에서 비생산적, 갈등유발적 이념대립을 생산적, 정책적인 영역으로 수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시민의식의 고양, 시민문화의 증진, 그리고 무엇보다 시민윤리의 함양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서구 보수주의를 기준으로 한 한국 ‘보수’ 개념은 기형적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권용립 경성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한국‘保守’개념의 역사적 특징」에서 한국 ‘보수’개념의 특수성을 △분단 상황의 산물로서의 개념 △개념과 수사의 경계선 상에 있는 한국의 ‘보수’ △현대 한국의 ‘보수’와 ‘진보’ 개념은 미디어 전쟁의 산물 등으로 언급했다. 그는 한국의 ‘보수’ 개념 역시 한국근현대사의 특수성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서구 보수주의의 개념 발달사와 다를 바 없지만, ‘완고, 경직, 무능’의 함의를 떨쳐내기 ‘보수’의 ‘개념적 복권작업’이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987년 정치민주화 이후 2012년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보수와 진보가 ‘죄수의 딜레마’에서 빠져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무역학과)는「한국의 보수와 진보, 무엇이 문제인가?-1987년의 질곡과 2012년의 약속」에서 1987년 체제의 내재적 불안정성은 한국사회를 분열과 대립의 장으로 몰았고, 1997년 정치·경제적 위기를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그 이후 한국사회는 어떤 세력도 자신의 의도를 관철할 헤게모니는 갖지 못하면서, 상대방의 의도는 언제든지 좌절시킬 수 있는 비토권만 넘치는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도, 이건희, 정몽구 회장도, 조·중·동도, 한국노총·민주노총·참여연대도 자기 하고 싶은 대로는 할 수 없지만, 남 하고 싶은 일은 얼마든지 비틀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든 진보든 성공한 정권이 되기는 애초부터 틀린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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