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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대학 정원, 지방대보다 ‘더 많이’ 늘었다
수도권 대학 정원, 지방대보다 ‘더 많이’ 늘었다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3.10.07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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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4년제 대학 정원조정 현황 분석해 보니

이명박정부 들어 사립대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4년제 대학의 입학정원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대학의 입학정원이 지방대학보다 1.3배 늘었고, 비중도 미미하게나마 증가했다. 교육대학 정원 감축 등의 영향으로 국공립대학의 입학정원은 오히려 감소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4일 교육부로부터 받은 ‘2008학년도 이후 대학별 정원 조정 현황’ 자료를 보면, 4년제 대학의 정원 내 입학정원은 2008년 34만5천969명에서 2013년 34만7천791명으로 1천822명(0.5%) 늘었다.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에도 입학정원이 늘어난 것은 주로 전문대학이 같은 법인이 운영하는 대학으로 통폐합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 실제로 교육기본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8년 147개였던 전문대는 2013년 40개로 줄었다. 김천대, 송원대, 창신대가 전문대에서 4년제 대학으로 개편한 것도 영향을 줬다. 교원 수급 계획에 다라 정원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는 교육대학은 2008년 5천227명이던 정원이 2013년 3천583명으로 1천644명 감소했다.

수도권 대학의 입학정원이 더 증가했다. 2013년 수도권 대학의 입학정원은 2008년에 비해 1천23명(0.9%) 늘어 전체 평균보다 증가율이 높았다. 4년제 대학 전체 입학정원에서 수도권 대학이 차지하는 비중도 34.7%에서 34.9%로 약간 늘었다. 물론 지방 4년제 대학의 정원도 799명(0.4%) 늘었지만 증가율은 전체 평균에 못 미친다.

수도권 4년제大 정원 1,023명 늘어 … 지방 799명보다 많아

특히 서울지역 대학의 입학정원은 950명 늘었다. 중앙대가 전문대인 적십자간호대학을 인수하면서 220명 늘었고, 서울과학기술대도 산업대에서 일반대로 개편한 이후 179명 늘었다. 서울대는 2009년 이후 정원을 조금씩 늘리고 있는데, 총 25명을 확대했다. 성균관대는 1천576명 늘었는데, 이는 2010년부터 서울·수원캠퍼스를 단일캠퍼스를 운영하면서 증가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서울과학기술대, 서울대, 중앙대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기존 입학정원을 유지하거나 조금씩 감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인천대가 국립대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인천전문대와 통합한 등의 영향으로 인천지역 4년제 대학 정원도 1천201명 확대됐다. 반면 경기지역 정원은 1천128명 줄었다.

지역별로 보면 충청권은 4년제 대학 정원이 확대되고, 호남권과 부산지역은 감소세가 뚜렷해 대비를 이룬다. 특히 호남권에서는 전북 1천721명, 전남 1천22명 등 전남·북에서만 입학정원이 2천743명 줄었다. 광주지역까지 합하면 감소 폭이 2천112명으로 줄어들지만 그래도 전국에서 입학정원 감축 규모가 가장 컸다. 경영부실대학으로 지정됐다가 학교가 폐쇄된 명신대가 전남 순천에 있다. 경영부실대학인 서남대는 2010년 아산캠퍼스 정원을 늘리면서 남원캠퍼스 정원을 1천721명 줄였다. 원광대도 2011년 재정지원 제한대학에 지정된 이후 이듬해 정원을 429명 감축했다. 광주지역은 입학정원이 631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송원대(800명)가 2012년 전문대에서 4년제 대학으로 개편한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 기존 4년제 대학들은 입학정원을 169명 감축한 셈이 된다.

호남지역 정원  2천명 넘게 줄어 … 충청권은 오히려 정원 확대

경북지역은 2008년에 비해 2013년 정원이 626명 늘었는데, 김천대(992명)가 2010년 전문대에서 4년제 대학으로 개편한 효과가 크다. 부실 경영으로 자진 폐쇄한 건동대(2008년 입학정원 390명)가 경북 안동에 있어 경북지역 또한 실질적으로는 정원이 줄었다. 경남지역도 정원이 510명 늘었는데, 정원이 늘어난 곳은 마산 창신대가 거의 유일하다. 창신대(530명)가 2013년 전문대에서 4년제 대학으로 개편하면서 입학정원이 530명 늘어난 것으로 보일 뿐 나머지 대학들은 조금씩이나마 정원을 줄이고 있다. 부산지역은 거의 모든 대학이 입학정원을 조금씩 줄이고 있는 추세다.

충청권 대학은 2008년보다 입학정원이 1천82명 증가해 전국에서 4년제 대학 정원 확대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은 672명, 충북지역은 686명 늘었다. 경영부실대학으로 지정됐다가 폐쇄한 선교청대(천안)가 속해 있는 충남지역은 246명 줄었다. 대전지역의 경우 산업대였던 우송대가 2009년 같은 재단 산하의 우송공업대학과 통합해 일반대로 개편하면서 정원이 621명 늘어난 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충북지역에서는 중원대가 2009년 개교했는데, 2013년 현재 입학정원이 1천77명이다.

교육대학 정원 감축 영향으로 국공립대 입학정원은 감소

이에 비해 2008년 이후 최근 5년 동안 국공립대 입학정원은 오히려 감소했다. 국공립대 입학정원은 이 기간 동안 319명 줄었다. 가장 큰 이유는 교육대학 정원 감축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원 수급 계획 등에 따라 정부는 교육대학 정원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는데, 2008년에서 2013년 사이에도 1천644명의 입학정원을 감축했다.

일반대학과 산업대학 정원은 1천325명 늘었는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서울대를 제외하고 정원이 늘어난 국립대는 전문대학을 통폐합했거나 산업대학에서 일반대학으로 개편한 경우고, 나머지 국립대의 입학정원은 대부분 줄었다.

박인숙 의원은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이 지방대, 전문대 위주로 추진되면서 4년제 대학 숫자와 입학정원은 오히려 늘고 있고, 지방대 육성 정책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집중화 현상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라며 “지방대학의 수도권 이전 등으로 앞으로도 수도권 집중 현상은 더 심해질 수 있는 만큼 지역균형 발전과 대학 종류별 특성을 감안한 종합적 발전계획을 수립해 대학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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