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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화’는 미봉책… 근본적 문제부터 풀자”
“‘필수화’는 미봉책… 근본적 문제부터 풀자”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3.09.23 1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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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지정, 역사학자들은 어떻게 보나

교육부가 2017년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에 한국사를 필수 과목으로 적극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역사학자들은 국·영·수에 편향된 시험제도가 한국사 교육을 부실하게 만들고 있으며, ‘수능 필수화’ 조치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사 수능 필수화에는 국·영·수에 편중된 시험제도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정연태 가톨릭대 교수(국사학과)는 “학생들의 건강한 시민의식 함양과 창의적, 인지적 역량 성숙을 위해서는 한국사뿐만 아니라 모든 과목을 균형 있게 배워야 한다”“한국사가 필수 과정으로 지정되면 시험제도도 단순한 암기 위주의 방식을 넘어서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학생들이 가져야할 종합적, 비판적, 창의적 사고를 위해서는 현 대학입시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 교수는 한국사 수능 필수화는 그야말로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최후의 수단으로 내놓은 임기응변적인 정책일 뿐이기에 시험제도의 근본적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국사 수능 필수화가 최선은 아니지만 현 시험제도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돌파구로의 의미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태웅 서울대 교수(역사교육과)는 “한국사 필수를 계기로 기형적인 국·영·수 편향에서 벗어나 사회탐구, 과학탐구 영역을 공부하도록 교육과정을 개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인문, 과학 콘텐츠 이해를 돕기 위해서 장기적인 안목에서 시험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태웅 교수는 “단순 암기 과목으로 인식되는 한국사가 수능 필수 과목으로 지정되면 꼭 필요한 부분을 학계의 합의 하에 흥미롭게 가르칠 수 있는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역사교육학회장을 맡고 있는 양정현 부산대 교수(역사교육과) 역시 한국사 수능 필수화가 최선의 방안은 아니지만 그간 소홀하게 취급됐던 한국사 교육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질의 교육이 제공될 것인가에 대한 우려도 숨기지 않았다.

양정현 교수는 또 “시험과목에 넣는다고 해서 한국사가 잘 가르쳐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통상 입시위주 교육에서는 시험 과목에서 본질적으로 가르쳐야 하는 부분이 간과되기 쉽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하면서 “한국사를 오히려 수능필수 과목에서 빼고, 내신에 반영시킨다면 학생들의 국사인식수준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대안도 제시했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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