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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성과 산출보다 지색생산과정 공유하자”
“단기성과 산출보다 지색생산과정 공유하자”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3.08.28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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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과학원 초학제연구단, ‘앎’ 주제로 통합학술대회 개최

정보-독립연구단 세션에서 이필진 고등과학원 교수(물리학부)가 「우리가 우주에 대해 아는 것」을 주제로 초끈이론과 관련된 설명을 하고 있다.

“연구자의 주업은 지식을 생산해 내는 것이다. 그러나 초학제적 지식을 생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지식 생산물로 이야기하기보다는 생산과정에서 나타나는 지적 고민들을 공유하면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지난 22부터 이틀간 ‘앎’을 주제로 열린 통합학술대회에서 이기명 고등과학원 초학제 연구단장(물리학부)은 초학제 연구단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해 8월 출범한 초학제 연구단은 이제 2년차에 접어들었다.

이번 통합학술대회는 △기획위원 세션-앎 인간과 과학 △올해의 주제 연구단 세션-마음과 앎 △정보-독립연구단 세션-정보와 앎 △패러다임-독립연구단 세션-앎에 대한 계보학적 고찰 등으로 이뤄졌다. 성격이 다른 각 연구단들이 함께 모여 ‘빛’을 주제로 첫 통합학술대회를 열었던 초학제 연구단은 이번 학술대회에서 ‘앎’에 대한 공통항을 모색했다.

이틀 동안 열린 이번 학술대회는 100석의 자리가 부족할 만큼 그 열기가 뜨거웠다. 청중의 대부분이 교수, 대학원생이었던 점에서 초학제 연구단이 초기부터 지향했던 ‘대중 지양의 융합 연구’라는 테제가 학계의 관심사로 편입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홍보에 많은 노력을 들이지 않았지만 과학, 철학에 관심이 있는 교수, 대학원생들이 알음알음 학술대회를 찾아오고 있고, 과학자와 작가, 예술가의 만남도 호응이 높은 편이다. 이런 만남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말하는 이 단장은 “창조활동으로 불리는 모든 게임에 대해 깊고 폭 넓게 공유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가져야할 지식의 무게를 찾는 것이 초학제 연구단의 최종 목표다”라고 말했다. 그는 과학자들이 본연의 연구 외적인 것에 신경 쓴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모든 과학자가 초학제 연구를 해서는 안 되겠지만, 우리가 하는 작업이 학문의 영역을 확장하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라고 답했다.

‘지식의 분류’를 주제로 지난 4월 1단계 연구를 끝내고, ‘상상’으로의 2단계 연구를 진행중인 패러다임-독립연구단(단장 김상환 서울대)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지식 분류의 대안적인 방법론 모색으로 동서양 방법론을 교차하고 예술, 사회학, 과학으로 확장시켰던 패러다임-독립연구단의 공동저술(과학자와 인문학자)도 곧 단행본으로 출간된다.

별도 토론자 없이 플로어에 질문기회를 많이 준 것도 각 분야별 교수들의 자유로운 질의, 응답을 가능하게 했다. 초끈이론을 전공한 이필진 고등과학원 교수(물리학부)의 발표에 철학자, 생물학자의 경계를 넘나드는 질문은 각자의 연구를 확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기명 단장은 “과학자와 인문학자가 세상을 보는 눈이 다르다. 인터랙션은 많았지만 아직 열매가 맺히진 못했다. 초학제 연구단 프로그램이 장기적으로 진행돼 이곳을 찾는 젊은 학자들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고 그들의 분야를 확장할 수 있다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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