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20:30 (목)
성적표 나왔는데… ‘특성화’ 살렸나
성적표 나왔는데… ‘특성화’ 살렸나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3.08.20 1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HK사업 2단계평가 앞두고 떨고 있는 연구소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 이하 연구재단)의 인문한국 사업(이하 HK사업)이 시행 6년 만에 처음으로 2단계평가 중에 있다. HK사업은 3년마다 단계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평가 대상은 서울대 인문학연구원을 비롯해 HK사업이 시작된 2007년에 선정된 16개의 HK연구소들이다.

평가는 1차 선행평가와 2차 종합평가로 이뤄진다. 1차 선행평가는 △보고서에 대한 서면평가 △연구 성과물에 대한 정성평가 △현장 답사 △HK연구소장, 교무처장과의 면담 등으로 진행됐다.

해당 HK연구소들은 지난 5월 보고서를 제출했고, 지난 14일 면담평가를 끝으로 1차 선행평가가 완료됐다. 해당 연구소가 각자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연구재단은 오는 27일이 평가 자료로 2차 종합평가를 한다. 최고의 성과를 낸 연구소에 대한 인센티브와 최하위 연구소에 대한 페널티 등이 연구소별 지적사항과 처리방안과 함께 곧 공고될 예정이다.

2단계 평가기준은 동일하지만 배점이 달라졌다는 것이 백민정 연구재단 연구과제관리관의 설명이다.  “연구소의 특성화 부분을 더 반영하도록 했다. 연구소로 하여금 학술활동, 사회기여, 국제화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해 2배의 가중치(25%×2=50%)를 줬다.”

지난 14일 완료된 1단계 선행평가에 대한 각 연구소들의 분위기는 대부분 긍정적이다. 평가위원의 지적이 연구소의 현황을 정확히 지적했다는 반응들이 많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는 현장 목소리도 들려온다.

사업 초기부터 연구소 전임교원확보를 중시한 연구재단 평가기준이 오히려 대학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한 엄구호 한양대 아태문제연구센터소장은 HK교수의 신분 문제를 꼬집었다. 그는 “HK전임교원이 제도적으로는 어느 정도 안정됐지만 기존 교원과는 다르다는 인식차는 여전하다”면서 연구재단이 단계평가마다 HK전임 채용률에 높은 배점을 주기보다는 대학과 서로 협력해 HK사업 정착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재단이 HK연구소 소장들과만 소통한 것도 잘못된 점이다. 총장이나 학교 차원에서 HK사업이 운영됐더라면 사업 안정이 수월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단계평가 준비에 연구자들이 오랜 시간을 투입해야하는 부담도 제기됐다. 윤용수 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장 “보고서 접수 준비로 두 달, 마지막 면담평가까지 4개월 반이 걸렸다. 연구에 매진해야할 HK연구자들이 강도 높은 2단계 평가를 위해 일 년의 3분의 1을 매여 있던 것은 안타깝다”라고 지적했다.

윤 원장은 또 “두 연구소를 탈락시켰던 2010년 평가에서처럼 이번 2단계 평가에서도 연구재단이 엄정한 기준을 적용해 연구소들의 옥석을 가려야 한다”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HK사업이 중진연구소를 키워 해외에 통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면 구태를 답습하는 연구소는 이번 평가를 통해 과감히 퇴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