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02:10 (수)
“창의적 아이디어 나올 수 있는 환경 필요 … 실패 두려워 않는 인재 길러내는 교육 해야”
“창의적 아이디어 나올 수 있는 환경 필요 … 실패 두려워 않는 인재 길러내는 교육 해야”
  • 최익현기자
  • 승인 2013.07.15 16: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동창조 경영론’ 강조하는 이상문 네브래스카주립대 석좌교수

 


‘에미넌트 스칼라’는 ‘석좌 중 석좌교수’라는 뜻이다. 그런 직함을 갖고 있는 이상문 네브래스카주립대 석좌교수(74세). 1961년 서울 상대 졸업 후 미 마이애미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조지아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했다. ‘공동창조’ 경영론이 그의 화두이다. 31년 전 43세에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의사결정학회(DCI)’ 회장에 선임됐던 그는 ‘범태평양경영학회’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경영학자다. 1984년 그가 주도해서 만들어진 이 학회는 35개국 4천여 경영학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세계적 학술단체로 성장했다. 그는 작년 5월, 이 학회 회장 직함으로 중국 하이난(海南)에서 연례총회를, 올해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연례총회를 마쳤다.

 

내년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계획돼 있다. 이제는 학회장직도 내려놓았다. 마음도 후련하다고 한다. 지금껏 공부해왔던 내용을 책으로 정리하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공부한 내용을 전하고 싶어 한다. 그가 특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내용은 ‘학교폭력 예방’이다. 지난해 이 석과교수가 ‘명예총장’으로 있는 우송대에서 이 주제로 학술대회가 열렸을 때, 그가 기조강연을 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는 사회가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풀어가는 ‘플랫폼’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이 석좌교수의 형제들도 내로라하는 스타로 잘 알려져 있다. 광운대 총장을 지낸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막내 동생이며, 국방부 장관을 지낸 이상훈 씨가 그의 둘째 형이다. 7남매 가운데 6남매가 서울대를 나왔다. 선친은 1960년대 서울에서 중고교 교장을 지냈다. 고향은 충북 청원이다. 그는 지금도 형제들과 함께 청원에 있는 한 작은 교회를 후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그와 인연을 맺은 박사 제자들이 140여명에 이른다.

노부호·이상근(서강대), 황재훈(연세대), 임진혁(울산과기대), 홍순부(동아대) 교수, 이성렬 한국 IBM사장 등이 그에게서 배웠다. 배움은 끝이 없다고 말하는 이상문 석좌교수. 碧眼의 아내와 함께 방한한 그는 가톨릭대(12일), 인하대(15일)에서 특강을 하고 베트남,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돌아간다. 말투 속에 충청도 억양이 남아 있는 그를 지난 6일(토) 이영수 교수신문 발행인이 만났다. 사진·정리: 최익현 기자 bukhak64@kyosu.net

△ 범태평양 경영학회의 회장을 오래 지내셨다. 학회를 만든 계기, 세계적 학술단체로 이끈 리더십이 궁금하다.
“학회를 만든 계기는 주로 학문적인 것이다. 그동안 저와 같이 연구하는 사람들도 많고, 또 제가 한 65개국을 특강 등 다양한 주제로 다녔는데, 여기서 만난 분들과 계속해서 커뮤니케이션하다보니, 이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 매년 연례총회 때 같이 만나고. 특별한 리더십이란 게 있을까? 많은 분들과의 정보 교류, 경영학의 최근 흐름에 대한 관심이 모여서 여기까지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범태평양 경영학회 연례총회가 한국에서도 열렸나?
“1985년도에 한국에서 열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도 참가한 것으로 안다. 한국 경영학회가 상대적으로 덜 오거나이즈됐던 시기였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 경영학계는 정말 많은 성장을 했다. 올 8월에 통합 학술대회를 한다고 들었다.”

△ 사실 한국 경영학회는 1956년에 출범했고, 사단법인으로 허가받은 것은 1992년 12월이다. 한국 경영학계의 질적 성장이기도 한데, 경영학의 학문적 발달에 관해서도 이 박사님은 증인 아닌가.
“우리가 학회를 시작할 무렵은 미국 경제가 많이 흔들릴 때였다. 일본 자동차, 선박 등이 미국에 영향을 끼치니까 미국에서도 ‘우리도 일본에서 배울 게 있다’ 이런 분위기였다. 그래서 처음 시작할 때 美·日컨퍼런스로 했다. 그랬더니 미국에서 학술대회를 했는데 한 500명 정도가 참석했다. 도요타가 큰 관심을 보였다. 자신들은 기업을 키우는 게 아니라 인간을 키운다고 자부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요즘 일본 기업인들은 미국기업에서 배워야 한다가 아니라 삼성에서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격세지감을 느낀다.”

△ 오랫동안 미국에서 교수로 생활하면서 느낀, 미국 대학의 진정한 저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미국 대학교육에서 강조하는 것은 ‘교육’이지, ‘취업’ 트레이닝이 아니다. 취업은 제로섬 게임이다. 일자리라는 게 한정돼 있으니까 한 사람이 취업하면 다른 사람은 취업을 못한다. 미국 대학교육은 취업을 위한 기술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교육을 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교육을 시키면 교육 받은 사람은 어딜 가거나 새로운 걸 생각해내고, 새로운 걸 터득해서 생산성을 일으키게 된다는 발상이다.”

△ 일반적으로 미국은 프래티컬, 실용적 교육을 강조하고 있어서, 우리는 이를 ‘취업 교육’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철학, 역사가 취업에 큰 도움이 되는 건 아닌데도 학생들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택하는 것이 심리학이라든지 시야를 넓히는 분야라는 걸 보면 이해할 수 있다. 글로벌 시대에 시야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들은 깨닫고 있다. 단지 ‘어카운팅(회계학)’만 배워서 회계만 하고, 또 의사만 되고 그러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넓게 배우는 게 미국 대학 교육의 특성이다.”

△ 경영학 과정에서 인문학 공부도 많이 하지 않나? 고전도 많이 읽고.
“그래서 리버럴 아트가 강조되는 것이다. 나중에 기업인, 문화인이 되려면 예술도 알아야 하고, 음악도 알아야 하고 미술도 알아야 한다. 단순히 그냥 회사를 경영하는 게 아니라, 완전한 인간을 지향해야 한다는 뜻이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그래서 높다.”

△ 학생들은 취업에 필요한 것만 하려고 하지 철학과 같은 인문학 하지 않을 것 같은데.“미국 학생들은 취업하겠다는 학생이 적다. 창업하려는 학생이 훨씬 많다. 창업은 파이를 늘리는 거다. 창업하려는 사람은 자꾸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된다. 언젠가 미국의 한 대학의 특강에 학생 200명이 참석했는데 창업하려고 하는 학생이 얼마나 되나 물어봤더니 85퍼센트가 ‘창업’이라고 대답했다. 일본에 가서 같은 질문을 했더니 겨우 2~3명이 ‘창업’하겠다고 손을 들었다. 나머지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창업이야말로 새로운 창조 아닌가.”

△ 한국 대학 교육에 타산지석이 될 듯하다. 요즘 취업률이 대학평가의 주요 기준이 됐다. 그러다보니 취업률을 올리기 위해 대학에서 돈 주고 취업 시키고 있다. 취업을 강조하는 미국 대학들 있지 않나?
“물론 그런 대학도 있다. 법대나 의대가 그렇다. 그렇지만 미국에는 ‘로스쿨’ 들어가려면 대학 졸업해야 한다. 완전히 교육을 받은 후에 들어가는 것이다. 의대도 마찬가지고. 제 딸도 의사인데, 4년 일반 대학 교육 다 받고 의대에 진학했다.”

▲ 이영수 발행인(사진 왼쪽)이 이상문 네브래스카주립대 석좌교수와 대담을 하고 있다. 이상문 교수의 제자인 임성배 세인트메리대 교수(경영학)도 함께 했다.


△ 박근혜 정부의‘창조경제’가 화두인데, 이 박사님도 일찍이 ‘공동창조 경영론’을 강조하셨다. 오늘날 ‘창조’를 많이들 이야기하고 있는데, 국가와 대학 차원에서 필요한 ‘창조’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한국 정부에서 취업률로 대학 평가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것이다. 신문 보니까 창조경제 얘기하는데 창조경제 하면서 취업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 경영학에서도 창조적인 파괴(creative destruction)가 있다. 제품이나 기술을 발전시켜 놨는데 오래돼서 노후된 기술로는 새로운 걸 기대할 수 없으니 창조적으로 파괴해야만 새로운 것이 나온다는 이론이다. ‘창조적 파괴’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다. 창조경제 슬로건은 좋은데, 마냥 슬로건으로 흐르는 건 아닌가 우려된다. 정말 창조경제가 큰 의미, 큰 비전이 있고 이것이 한국 경제의 미래를 이끌 수 있는 뼈대가 있는가, 이런 내용으로 이번 서울 체류 기간에 몇몇 대학에서 특강하기로 돼 있다.”

△ 창조경제 때문에 그간 곳곳에서 말이 많았다.
“그래서 (한국 정부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다. 창조경제에 대한 웹사이트가 있더라. 한국에서 창조경제 뭐라 생가하는지 살펴봤더니, 개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과 테크놀러지를 융합해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사람들을 잘 살게 한다는 내용 같다. 아이디어는 괜찮아 보인다. 문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다양하게 들고 나올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것이지, 기술만 강조해서는 결코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융합을 강조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창조경제를 뒷받침하는 환경은 무엇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창조경제라는 아이디어는 결국 사회적 정의, 법치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는 사회의 문제다. 개인들의 책무성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 창의성을 강조한다면 어떤 형태로 대학 교육에서 접근할 수 있나.
“사실 우리 한국사회에 확산돼 있는 문화는 창조를 장려하는 문화는 아닌 것 같다. 미국 사람은 다 똑같다. 대통령이나 나나 똑같은 권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근데 한국에서는 한번 대통령이고 장관이면, 계속 대통령이고 장관이다. 그런 ‘권력차(power distance)’의 문제가 잔존해 있다. 줄이 있는 사람, 돈 있는 사람은 할 수 있고 아니면 못하고. 미국은 아니다. 누구나 다 똑같은 기회가 있다. 동등한 기회를 준다는 거다. 그런 것을 자꾸 의식해야 하는데, 아무리 창조적이어야 한다고 얘기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다. 누군가가 뭘 시작하면 그걸 도와줄 수 있는 인프라가 있어야 하고, 실패해도 거기서 배울 수 있고, 재기할 수 있는 사회적 문화가 갖춰져야 한다. 한국에서는 한번 실패하면 그걸로 끝이다. 미국에선 실패를 열번 스무번 하고도 성공한 사람이 많은데, 실패에서 배우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패를 무서워해서는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 창의성이 아무리 있어도 실패가 무서워서 시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걸 대학, 고등학교에서 가르쳐야 하는데, 그런 문화적인 핸디캡이 있다.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용기, 또는 그러한 사회적 여건을 북돋고 갖춰야 한다.”

△ 한국 경제가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하는데 경영학이 기여할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경영이란 것은 어느 조직이나 필요하다. 정부도 단체고 조직이니까 조직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경영기법이 필요하다. 좋은 경영 방법을 정부에서 활용해야 한다. 미국은 장관하는 사람들이 주로 대기업에서 회장, 사장하던 이들이다. 경영마인드도 필요하고 또 인력자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있으니까 발탁한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학문적 기여와, 경영학을 활용한 기업쪽 인재들을 정부에서 눈여겨보는 것도 좋다고 본다.”

△ 창의성을 기르려면 교육에 의존해야 하는데 지금 학교 현장이 위태롭다. 특히 ‘학교폭력’과 같은 과잉 현상들이 이어지고 있다.
“제가 항상 특강할 때 하는 얘기가 ‘경제적으로 너무 간극이 있다’라는 말이다. 빈부격차를 비롯 요즘의 디지털 격차도, 기술적 격차도 있다. 결국 우리가 지향하려는 목표의 간극이 너무 큰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공동 목표’라는 게 없다. 공유한 가치, 공유한 목표가 있는 사회가 건강하다. 한국 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언젠가 <이코노미스트>지에 아주 좋은 기사가 실렸다. 한국 교육은 ‘원 샷 소사이어티(One Shot Soceity)’라는 지적이다. 한국 학생들은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면 그걸로 모든 게 결정되고 끝난다. 일류대 못가면 대접 못받고, 좌절한다. 이런 구조가 상당히 오래 작동해왔고, 이러한 사회적 정서가 학교폭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 지난해 우송대 ‘학교 폭력 예방’ 학술대회에 참석했는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사회적 의제를 공유하고, 가치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대는 게 좋은 방법이다. 여기에 ‘플랫폼(flatform)’이 있다. 학교 선생님들이나 교수, 교육감, 부모들이 ‘학교폭력’은 우리의 문제라는 동일한 인식 위에 서야 한다. 그런데, 부모는 학교가, 학교는 부모가, 정부는 정부대로 서로 손가락질한다. 이건 당신들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라고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것이 내가 강조하는 플랫폼의 필요성이다.

우선 거기서 시작해야 하고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구조적 문제도 물론 있지만, 한국처럼 교육 제도가 발전한 나라에서, 예컨대 TIPS(학부모, 교사, 지역주민이 위험요소를 발견하는 즉시 인터넷을 통해 통보하면 관련 징후를 실시간 수집·분석하는 절차를 거쳐 폭력, 왕따 등 문제 유형별 담당자에게 통보돼 신속히 대응토록 한 온라인시스템을 말한다. Awareity의 CEO 릭 샤우가 개발했다)와 같은 방법을 활용하면, 문제의식과 정보를 공유해서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한 가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오클라호마주에서는 이 TIPS를 수백 개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다.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고, 머리를 맞대 풀어가자는 방법이다.”

△ 일본 경제가 재도약하고 있다. 중국의 도약도 예사롭지 않다. 이 동아시아의 틈바구니 속에서 한국이 어떻게 활로를 개척해 나갈 수 있을까.
“이제는 제조업으로 돈 벌 수 있는 기회는 별로 없다. 아직도 물론 세계에서 제일 좋은 핸드폰을 만든다든지 뭐 그런 건 있지만 말이다. 미국 보잉사가 비행기를 만드는 것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미국의 경우 제조업 일자리는 12퍼센트도 안 된다. 정부에서 일하는 공무원도 2프로밖에 안 된다. 그 정도로도 다 먹여 살리고 공헌을 한다. 그러니까 나머지는 모두 서비스업이다. 가치창출은 서비스업에서 해야 한다. 제조업에서 만들어내는 제품도 거기에 서비스를 접목시키지 않고서는 내다 팔 수 없다. 어떻게 서비스할 것인가, 혁신을 서비스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거기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고 본다. 한국은 잘 하고 있다. 빠르게 돌아간다는 게 나쁜 것은 아니다. 일본은 아직도 자기들이 제조업을 너무 잘하니까 낙관한다. 그러나 미래는 그렇지 않다. 중국이 막 따라오고 있다. 중국 제품도 미국, 일본, 한국 제품에 비해 그리 나쁘지 않다. 이제 제조업으로는 중국과 경쟁이 안 된다. 그렇다면 ‘서비스 혁신’이 하나의 활로라고 할 수 있다.”

△ 구체적으로 예를 든다면?
“의료관광을 꼽을 수 있다. 타일랜드는 의료관광 부문에서 세계최고다. 세계 최고 호텔은 다 거기에 있다. 거기 서비스는 한국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미국에서 심장수술 하려면 30만불이 든다. 3억에 가깝다. 그런데 이것을 방콕 가서 하면 3천만원이면 된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원스톱’ 서비스다. 이 사람들이 비자 필요하면 비자도, 비행기 예약도 해준다. 좋은 호텔에 2~3일쯤 쉬게 하고 병원서 수술하고 또 일주일 쉬게 하고 또 2~3주 관광 잘 하고 돌아가도록 한다.”

△ 결국 아이디어가 많아야 한다. 미국에서 많은 제자 길렀는데, 국내 대학 운영자나 교수들에게 도움 될 이야기 있다면? “한국 대학들도 많이 변했다. 옛날처럼 교수가 자기 노트 읽으면 학생들 받아 적는 그런 거 없어지지 않았나. 지금은 세계 유명한 교수들 가르치는 거 받아서 공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연구 풍토를 더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 결국 한 사회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대학의 ‘리서치 포커스’ 기능이 더 활발해지고 유연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이를 ‘이노베이션 플랜트’라고 부른다. 이것은 장기적으로 생각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새로운 연구를 해서 좋은 게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르지만 씨를 심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공유한다. 그리고는 ‘하베스팅 이노베이션’ 즉 수확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했던 것으로 제품도 만들어 낸다.


기업들만 갖고 못한다. 다른 기업, 대학들과 협조해야 한다. 미국 대학들이 리서치 캠퍼스를 만드는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네브래스카주립대에도 있다. 대학 안에 리서치 에어리어를 만든다. 그 안에 기업이 들어온다. 노스캐롤라이나 리서치 트라이앵글에는 기업이 많이 들어와있다. 여러 연구 기관이 한 곳에 있어야만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실리콘밸리가 유명한 게 그런 것 아닌가. 우리가 이거 하려는데 당신들 어떻게 하나. 이걸 물어볼 수 있는 거다.”

△ 앞으로 계획은. “저는 이제 매일 가르치는 데에서는 자유로우니까, 주로 하는 게 연구하고 책도 쓰고 많이 여행하고 여러 나라 다니면서 특강도 하고 그런다. 지금까지 길러낸 제자가 많으니까 제자들과 같이 하는 연구도 많다. 이젠 제자들이 학장하고 정교수 됐고 하니까, 지금 제일 연구 많이 할 때니까, 제자들과 같이 하다보니 누가 무엇에 관심 있어 하는지 잘 안다. 개인적 욕심은 없다. 그런데 욕심이라면 그냥 다니면서 제가 지금까지 해온 연구, 앞으로 할 연구에 대해 사람들에게 얘기하고 싶다. 나는 계속해서 배우는 사람이다. 나이 먹었지만, 한 번도 늙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매일 배우는 사람이니까, 배우는 사람은 늙었다 생각할 수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