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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4호 새로나온 책
684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3.05.1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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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목적론, 콜린 린지 지음, 김정래 옮김, 학지사, 264쪽, 16,000원
‘교육자와 교육정책 입안자들은 과연 어떤 교육 목적을 성취해야 하는가?’ 이 질문은 매우 중요하면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이다. 스스로를 교육자라고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질문이 ‘나는 무엇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가?’, ‘내 인생을 가장 알차고 행복하게 만드는 요인은 무엇인가?’와 같은 근본적인 철학적 질문과 얽혀 있는 핵심 쟁점이라고 인식할 것이다. 이 책의 초점은 일차적으로 어떤 가치관이 얼마나 지지받는가를 찾아내서 사실적으로 기술하기보다는 교육 목적이 무엇인가를 보다 명료화하는 데 맞춰 기술했다. 유아교육에서부터 초·중등교육에 몸담은 예비교사들이 숙고해야할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 저자 콜린 린지 교수의 지도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김정래 부산교대 교수가 번역했다.

■ 국제법의 역사, 아르투어 누스바움 지음, 김영석 옮김, 한길사, 524쪽, 30,000원
이 책에서 저자는 원시시대부터 고대 그리스, 고대 중국, 인도 등 동양 세계와 서양의 중세, 근대, 웨스트팔리아 평화회의부터 나폴레옹 전쟁 시기, 빈 회의부터 제1차 세계대전까지의 시기, 베르사유 조약 체결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의 시기 등 인류 역사의 주요 시기들에 있어서의 국제법의 역사를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정리하며 평가한다. 또한 앞에서 열거한 각 시기의 대표적인 국제법 학자들을 소개하고 그들의 이론을 분석, 평가함으로써 국제법의 이론이 발전해가는 과정을 설명해준다. 총 7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제1장은 상고시대, 제2장은 중세시대-서양, 제3장은 중세시대-동방, 제4장은 근대, 30년 전쟁까지, 제5장은 웨스트팔리아 평화회의부터 나폴레옹 전쟁까지, 제6장은 빈 회의부터 제1차 세계대전까지, 제7장은 베르사유 조약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를 다룬다.

■ 논쟁을 통해 본 칸트 실천철학, 김종국 지음, 서광사, 288쪽, 24,000원
칸트 실천철학의 현재성을 논쟁을 통해 부각하고자 한 책이다. 여기서의 논쟁이란 칸트 대 공리주의(벤담, 밀, 헤어), 칸트 대 헤겔, 칸트 대 마르크스, 칸트 대 요나스의 논쟁이다. 쟁점은 ‘우리 시대의 법, 정치, 교육, 역사, 종교의 문제들에 대처하는 유력한 해법을 칸트의 기획이 제시할 수 있을 것인가’이다. 특히 『영구평화론』에 대한 헤겔의 비판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부분 등이 흥미롭다. 저자는 칸트 철학의 방식과 내용의 특징을 ‘하늘에도 땅에도 기대지 않고’라는 말로 집약하고 있다. 칸트와 경합하는 철학자들의 논쟁을 통해 칸트의 ‘자율, 인군, 평화, 진보’ 개념이 우리 시대의 법, 정치, 교육, 역사, 종교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음을 통찰해낸다.

■ 여진 부락에서 만주 국가로, 유소맹 지음, 이훈·이선애·김선민 옮김, 푸른역사, 584쪽, 35,000원
소수에 불과했던 만주족이 방대한 영토의 중국을 정복하고 300년 가까운 세월을 통치한 사실은 기적에 가깝다. 하지만 그 이전에 여진이 명과 조선의 견제를 뚫고 국가를 수립해 동아시아의 국제질서를 재편한 것 또한 엄청난 일이다. 그들이 세운 나라는 만주·몽골·한인을 팔기 체제를 통해 효율적으로 묶어낸 다민족국가였다. 저자 유소맹은 연속성의 측면에서 팔기, 사회조직, 관습법 등의 원형을 찾고 관련 문제에 대해 밝히고 있다. 그리하여 여진이 국가를 수립하기 전, 이른바 부락시대의 여진과 누르하치가 국가 수립 후 제도적 체계를 갖춰 나가는 시기의 여진을 연속선상에서 고찰했다. 만주족과 팔기제도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성과들이 있었지만, 만주족이 국가로 발전해 온 과정을 제도의 측면에서 접근해 체계적으로 서술한 연구는 드물었다. 이 책은 이러한 아쉬움에 대한 중국 淸史學界가 답을 한 연구서다.

 

■ 중세 유럽의 코뮌 운동과 시민의 형성, 누트 슈츠 지음, 박흥식 옮김, 도서출판 길, 438쪽, 30,000원
견고할 것만 같았던 중세에 코뮌 운동이 발생하고 ‘인민주권’과 같은 사상의 맹아가 싹트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도시의 성장과 나날이 증대하던 시민의 경제력 덕분이었다. 이 시기의 대부분의 코뮌은 지배자들의 가혹한 통치에 맞서 피통치자들이 연대를 상징하는 ‘서약의식’을 거행함으로써 성립됐는데, 자치적인 공동체 구성을 목표로 했던 코뮌 운동은 자유를 갈망하던 도시 주민들을 광범위하게 결집해 특별한 요구를 제시하거나 무력으로라도 통치에 참여할 권리를 관철하려던 힘겹고 치열한 과정이었다. 이 책은 풍부한 1차 사료들을 바탕으로 이러한 사실을 역사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기존 연구자와 책들이 주로 코뮌 봉기에 관심을 기울였다면, 이 책의 저자는 개별 사건을 넘어서 코뮌 운동을 중세 盛期에서 근대에 이르는 지속적인 과정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했다. 저자에 따르면, 코뮌의 원형은 11세기 초 밀라노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다.

■ 평행우주라는 미친 생각은 어떻게 상식이 되었는가, 토비아스 휘르터·막스 라우너 지음, 김희상 옮김, 알마, 340쪽, 14,800원
‘패러다임을 뒤흔든 논쟁의 과학사’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다중우주론과 평행우주론의 정체에 대한 일반인을 위한 가이드북이다. 기존에 나온 평행우주이론 관련 도서가 ‘복잡하고 어려워서’ 포기했던 사람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우아하고 완전한 우주’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고 새로운 세계관이 탄생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저자들은 양자역학의 난해한 이론을 늘어놓는 대신에, 훨씬 재미있고 실제적으로 평행우주론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 종교재판에 회부됐던 중세 평행우주 선구자들의 화려한 복권(그리고 그럼에도 그치지 않는 교회의 불편한 심기), 우주의 무한함을 놓고 벌어진 불꽃 튀는 ‘대논쟁’, 최고의 물리학자들과 인기 록밴드 리더가 한 무대에 선 평행우주 토크콘서트, 나보코프와 보르헤스가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낸 평행우주에서의 심란한 삶. 그리고 신비주의와 신의 기적과 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끝에 독자는 각자의 결론을 만나게 된다.

■ 한국해학의 예술과 철학, 윤병렬 지음, 아카넷, 424쪽, 26,000원
그동안 독특한 웃음을 선사하는 장르 정도로 인식되던 해학을 예술과 철학의 지평에서 재조명하고자 시도한다. 또한 해학을 한국 고대에서부터 전승된 고유한 문화로 보고 서구 문화와 비교고찰을 통해 그 보편적 가치를 드러내고 되살릴 것을 제안한다. 저자는 해학이 가져다주는 웃음의 차별성을 분명히 드러내고자 지면의 상당 부분을 한국 전래동화의 분석에 할애한다. 기지로 위기의 순간을 벗어나는 이야기, 부패한 권력을 조롱하는 이야기, 처참한 순간을 견디어내는 이야기 등 문학작품이 빚어내는 해학적인 특성들을 정리했다. 서양에도 해학의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해학만큼은 아니라고 보는 저자는 우리의 해학에는 삶을 치유하는 기능과 함께 철학의 지평도 형성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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