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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론 맘껏 논의할 학회 있었으면
영화이론 맘껏 논의할 학회 있었으면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3.04.22 13: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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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교수 인터뷰_ 안상원 홍익대 조교수(42세·영화영상)

안상원 홍익대 교수(영화/영상)
한국 영화학계 교수진의 분포를 살펴보면 실무·제작 중심의 교수들이 대부분이다. 영화가 결과물을 내놓는 산업임을 차치하고서라도 이론을 전공한 교수들이 설 자리는 많이 부족한 것이 국내 영화학계의 현실.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오로지 이론 한 길을 걷다가 지난 3월 임용된 안상원 홍익대 교수(42세,영화영상·사진)의 케이스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안 교수는 서울대 미학과에서 학부·석사를 했다. 철저하게 이론 중심이던 미학과에서 그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영화. 영화 이론하면 프랑스인 것 같아서 그곳으로 유학을 결정했다. 석사 논문에서 프랑스 영화이론가인 장 미트리를 연구했던 것도 프랑스행에 힘을 실어줬다.

2003년 파리1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한 그에게 가장 좋았던 것은 역시나 영화공부 환경이었다. 파리 씨네마테크에서 다양한 영화상영프로그램과 개인 비디오룸에서 실컷 영화를 보다가 세느강을 건너 5분만 걸어가면 국립도서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1960년대는 영화이론계에 기호학이 유입되며 모던한 영화이론이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정설.‘ 영화 이미지는 어떤 잠재적인 기호’라는 담론이 풍성하던 그 시절에 장 미트리는 오히려‘관객이 어떻게 영화를 보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개별적 해석, 관객의 개별성을 강조했다. 안 교수가 관심을 가진 부분도 바로 이‘관객이론’이고 이후 그가 영화이론사를 보는 새로운 관점이 됐다.

2010년 말 귀국해 이듬해부터 서울대, 연세대에서 강의를 시작했고, 플라톤 아카데미에서 심화연구자로 1년간 들뢰즈 이후의 이론 전개에 대해 연구를 했다. 현재 홍익대에서‘영화사’‘, 영화분석’을 강의하는 안 교수는 오랜기간 프랑스에서 사유했던 방식의 기저에 깔린 학문적 기초과정을 공유하지 못하는 학생들과의 소통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시간이 해결할 문제다.

안 교수는 영화 이론 논문을 발표할만한 마땅한 학술지가 없다는 게 아쉽다. 연극영화과 교수들이 다수인 한국영화학회나 미학관련 학회에 투고하기에는 영화이론 분야는 세분화된 분야이기 때문. 영화이론 전공자도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학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한국영화의 새로운 태동이 느껴졌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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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 2018-06-13 19:18:17
영화에 대한 열정이 정말 넘치시는것 같아요 ! 존경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