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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3호 새로나온 책
673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3.02.2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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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장국가 북한-카리스마 권력은 어떻게 세습되는가, 권헌익·정병호 지음, 창비, 340쪽, 20,000원
이 책은 영국 케임브리지대 트리니티칼리지 석좌교수이자 냉전사 이론연구로 국제학계에서 기어츠상 등 굴지의 상을 수상해온 권헌익과,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이자 북한을 열 차례 이상 방문하며 남북문화통합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해온 정병호가 북한 정치체제 유지의 미스터리를 밝히기 위해 5년 여에 걸쳐 공동 작업한 연구의 결실이다. ‘극장국가’는 인류학자 클리퍼드 기어츠가 인도네시아 발리 네가라(Negara)의 사례를 통해 제시한 개념으로, 물리적 강제가 아닌 과시의 정치(화려한 의례와 공연)로 통치되는 국가를 통칭한다. 이 극장의 스포트라이트는 그 사회를 넘어 다른 세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지배권력의 힘에 맞춰져 있으며, 그로 인해 구성원들은 자신의 삶을 초자연적 질서로 받아들이게 된다. 저자들은 ‘극장국가’라는 문화인류학적 개념을 북한사회에 적용해 북한의 상징체계와 예술정치를 분석했다. 3대세습으로 들어선 북한의 정치체제를 과연 어떻게 볼 것인가. 저자들은 이를 봉건왕조의 연장이 아니라 현대적 카리스마 정치의 발현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징세습권력 출현을 분석한 이들의 저작이 새로운 논쟁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 낯선 덕-다문화 시대의 윤리, 버나드 T.오드니 지음, 구미정 옮김, 아카넷, 512쪽, 27,000원
다양한 문화들이 서로 교차하는 ‘포스트모던’ 시대의 기독교인들이 낯선 문화와 충돌하지 않고 공존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기독교인은 타 문화에서 다르게 행동해야 할까. ‘낯선 덕’은 낯선 문화에서 온 사람들에게 악덕으로 보일는지 모른다. 이 책은 저자가 경험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기독교인들이 낯선 가치들, 곧 자신의 것과 완전히 다른 의미체계들에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가를 탐구하고 있다. 즉 교차문화 속에서 윤리적 딜레마에 빠진 기독교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문화시대의 윤리를 탐색한다.

■ 대중의 역사, 스테판 욘손 지음, 양진비 옮김, 그린비, 304쪽, 17,000원
그린비출판사 프리즘총서의 9번째 책이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부터 1989년의 동유럽 혁명까지 대중들의 인민주권 획득을 위한 투쟁의 역사를 탐구하고, 대중과 민주주의의 의미를 분석한다. 여기에 크게 세 명의 예술가를 중심으로 각 시대의 대중을 묘사한 회화, 문학, 설치미술품은 당대의 사회가 기억하는 대중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친절한 분석틀이 된다. 이 책은 ‘대중은 어떤 존재인가? 이들이 어떻게 사회를 대표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답한다. 자크 루이 다비드, 제임스 엔소르, 알프레도 자르를 비롯한 예술가들이 완성한 ‘혁명의 시각화’를 눈여겨보며 파리코뮌, 바리케이드, 68운동 등 각 시대에서 솟아오른 대중들의 움직임과 그들에 맞서는 사회를 설명한다.

■ 민주주의의 재발견, 박상훈 지음, 후마니타스, 204쪽, 10,000원
저자는 민주주의에 대한 때 이른 냉소를 포함해 “우리의 민주정치가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그 원인 가운데 하나는 민주주의를 잘못 이해한 데도 있다”라고 진단한다. 문제는 민주주의를 둘러싼 지금까지의 여러 논의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와 실천을 풍부하게 하는 데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 책은, ‘왜 민주주의인가’에서부터 ‘어떤 민주주의인가’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일관된 생각을 말하고 있다. 한마디로 민주주의를 다시, 제대로 살펴보자는 것이다.

 

■ 사회학적 야망, 크리스 실링·필립 A. 멜러 지음, 박형신 옮김, 한울, 504쪽, 42,000원
신의 질서가 사라진 사회의 질서는 어떻게 이뤄지는 것일까. 이 엄청난 문제를 설명하고자 하는 노력이 바로 ‘사회학의 야망’이다. 이 야망을 실현하는 과정이 바로 사회학의 역사이고 발전과정이다. 이 책은 콩트, 뒤르켕, 짐멜, 베버에서부터 최근의 페미니즘, 포스트모더니즘까지, 사회학의 주요 이론들이 사회적 삶과 도덕적 삶의 관계를 어떻게 다뤘는지를 중심으로 그것들을 구분해 사회학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사회학이 나타나게 된 하나의 궁극적인 목적을 중심으로 사회학의 발전과정을 살피는 일은 최근 파편화되고 있는 사회학에 중심을 다시금 잡아줄 수 있을 뿐 아니라, 학문적 정체성에 대해서도 재고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 즉위식, 국왕의 탄생, 김지영 외 지음, 돌베개, 320쪽, 25,000원
조선시대에 새 왕이 보위에 오르는 의식인 즉위식을 중심으로, 대한제국의 황제 즉위식과, 세자가 왕의 후계자인 왕세자로 공인받는 의식까지를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먼저 제1부에서는 즉위의례의 연원을 고대 중국의 경전에서 찾아보고 그 의미를 살핀다. 제2부에서는 고려시대의 즉위식을 살펴봄으로써 조선시대로의 변화와 추이를 살핀다. 다음으로 조선시대 즉위식의 유형과, 각 즉위식의 ‘실제’를 기록을 통해 살펴본다. 제3부에서는 즉위식의 공간인 問과 殿, 즉위식에 초대된 사람들, 왕위에 오르는 의식의 상징물인 大寶와 敎命, 복식과 각종 의장, 음악, 관련 기록 등 즉위식을 구성하는 요소들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제4부에서는 고종황제 즉위식을 통해 황제국으로의 변모를 살펴본다. 제5부에서는 왕세자의 자질과 지위를 공인받는 의식들을 살펴본다. 제6부에서는 조선 국왕 즉위식의 현대적 의미와 문화 콘텐츠로서의 활용 방안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 호모 이코노미쿠스-새로운 시대에 방황하는 선구자, 다니엘 코엔 지음, 박상은 옮김, 에쎄, 272쪽, 13,000원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장하준 교수와 사상적 궤를 같이하는 프랑스인 저자는 중국이 서양식 세계로 진입하려 하는 지금이야말로 개인의 행복과 사회 발전 사이의 근본적인 상관성을 검토해야 할 때라고 진단한다. 인간의 다양한 본성 가운데 경쟁과 합리성을 지나치게 강조한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과연 후기산업사회라는 새로운 시대에 행복한 성장을 이룰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디지털경제와 유전학의 발전, 그로 인한 근대화 이후의 세상은 새로운 정신을 필요로 한다. 저자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욕망이 배제해버린 호모 에티쿠스의 도덕성과 호모 엠파티쿠스의 연대 의식 같은 가치의 복원을 제언한다. 다니엘 코엔이 이 책에서 시도하는 것은 합리성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필요 이상의 이윤을 추구하는 냉정한 인간 유형에 ‘인간적 온기’와 이들이 소홀히 다뤘던 ‘행복의 가능성’을 심어주는 ‘사유와 통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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