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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당대사 서술 이렇게 본다
[시각] 당대사 서술 이렇게 본다
  • 교수신문
  • 승인 2002.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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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으로 전락한 근현대사…‘우리시대’알기 위한 교육 절실
권태억
서울대 국사학과

최근 고등학생용 ‘한국근현대사’ 교과서의 현 정부에 대한 서술 내용이 ‘미화’가 아닌가 해서 언론에서 문제삼은 적이 있었다. 아직 교과서가 완성된 것도 아니고 실제 서술을 검토해 본 것도 아니기 때문에 뭐라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힘들지만, 오가는 말들을 듣고 느낀 점은 지엽말단에 정신이 팔려 정작 중요한 문제를 간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문제 삼아야 할 것은 오히려 현대사를 홀대하고 있는 제 7차 교육과정이 아닐까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우리는 흔히 역사는 현재를 알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즉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가 어떤 시대인가를 알고, 그것이 안고 있는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역사 교과서도 당연히 근·현대 서술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우리의 현실 생활에 보다 큰 규정력을 갖는 것은 보다 가까운 과거일 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여태까지의 한국사 교과서를 보면 조금씩 늘어나긴 했지만, 특히 해방 이후의 한국 현대사는 토끼꼬리만큼, 마치 장식품처럼 달려 있을 뿐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제까지는 부족하다 해도 현대사의 줄거리는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문제되고 있는 7차 교육과정의 경우는 ‘한국근현대사’ 자체가 ‘선택’과목으로 바뀌어 버렸다. 학생들은 근대 이전 시기까지는 ‘필수’로 배우다가, 정작 가장 중요한 근현대사는 배워보지도 못하고 한국사 수업을 마치게 될지도 모른다.

7차 교육과정에서 역사 교육은 사회과목으로 통합돼 이미 그 위상이 추락했고, 그런 속에서 다시 선택과목이 됐으니 그 모습이 다시 한번 초라해진 것은 불문가지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문제 삼아야 할 것은 역사 교육에 어떠한 비중을 두고, 어떠한 방식으로 교육할 것인가, 좋고 재미있는 교과서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것이지, 자신의 입장에 따라 한 두 구절을 서술의 맥락에서 떼어내 문제삼거나, 심사위원을 어용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다시 한번 일부 언론의 선정성과 근시안적 태도를 개탄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한편 ‘보천보 전투’ 서술을 문제삼는 사람들의 시대착오적인 생각이 우리를 놀라게 한다. 현재 우리 세대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가 남북분단 해결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때 남북이 공유할 수 있는 반일 항쟁의 경험은 반세기 이상 대치하는 중 알게 모르게 우리의 몸에 밴 적대의식을 치유할 수 있는 자산으로서 매우 소중한 것이다. 더구나 그것이 날조된 것이 아니고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던 역사적 사실이라면 그것이 어느 쪽에 의한 것이든 당연히 다뤄져야 할 것이다. 역사 서술이 현실적 제약을 완전히 벗어나긴 힘들겠지만, 그것을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을 하지 않을 때 우리 시대의 과제 해결은 더욱 묘연해질 것이다. 역사 교육은 분단문제의 해결을 위한 전망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교과서 편찬 당시의 정권에 대한 서술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의 해결 방안도 저절로 떠오른다. 필자는 당면 정부에 대한 기술은 당연히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검인정 제도라는 한계에서 유형 무형의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그 분량은 최소화하고, 또 평가보다는 객관적 자료의 제시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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