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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쟁과 분열 극복하는 새 정치에 대한 바람
정쟁과 분열 극복하는 새 정치에 대한 바람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2.12.29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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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사자성어 선택한 이유

2012년 올해의 사자성어에서처럼 교수들은 2013년 희망의 사자성어도 고르게 선택했다. 28.4%가 선택한 ‘圓融會通(원융회통)’은 이종성 충남대 교수(중국철학)가 추천했다. 흔히 원효 화쟁사상의 핵심으로 알려져 있는 원융회통에 대해 석길암 금강대 HK교수(불교학)는 “‘원융’은 『화엄경』에서 유래했고, ‘회통’은 석가모니 시대부터 이어져 온 불교의 기본 가치”라고 말했다. 학계는 원효가 이 사상들을 통합해 불교의 핵심원리로 설법했다고 보고 있다.

 

원융회통을 선택한 교수들의 선정이유에도 지난 대선의 영향이 느껴진다. 이번 대선에서 새 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확인했다는 장옥관 계명대 교수(문예창작학)는 “새 정치의 핵심은 정쟁과 분열의 극복이 최우선이다. 모든 정치인 국민이 합심해 이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신주백 연세대 교수(한국현대사) 역시 “한국사회 분열의 최대 원인은 정치능력의 부재에 있다고 본다”라고 말하며 새로운 지도자가 통합을 이뤄줄 것을 기대했다. 임현진 서울대 교수(사회학)가 지적한 것처럼 “서로가 소통하고 화합해 미래를 위한 출발을 새해에 해보자는 의미”와도 일맥상통한다.

 

與民同樂(여민동락)’은 그 출전이 『맹자』 「양혜왕장구」다. 왕이 백성들에게 고통을 주며 자신만 즐긴다면 백성이 반발하지만, 백성들과 즐거움을 함께한다면 왕이 즐기는 것을 함께 기뻐할 것(此無他, 不與民同樂也. 此無他, 與民同樂也)이라는 뜻이다.

강혜근 충남대 교수(중어중문학)는 “새 정부가 제발 민심을 잘 파악하여 백성을 위하는 정부가 되길 바라는 의미”로 여민동락을 선정했고, 김여근 전남대 교수(산업공학) 역시 “우리 사회의 양극화 해소를 바란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물질로 행복의 척도를 평가하는 세태를 비판하는 지적도 있었다. 전향란 호원대 교수(패션스타일리스트학)는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부만을 통하여 즐거움을 얻을 수 없음을 알고 있다.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즐거워하는 일들이 있기를 소망한다”라고 말했다. 

○제구포신의 유래 : 소공 17년의 겨울 어느 날, 혜성이 대화에 나타나 그 꼬리의 빛이 은하수까지 미쳤다. 이에 노나라의 申須는 “(모양이 빗자루 같은) 혜성은 낡은 모든 것을 쓸어내고 새로운 것을 내놓는 별이다. 천문현상은 항상 길흉을 상징한다. 지금 혜성이 대화를 쓸어냈으니 대화가 다시 나타날 때는 반드시 재앙을 뿌릴 것이니 제후국에 화재가 있을 것이다”(彗所以除舊布新也. 天事恒象 今除於火 火出 必布焉, 諸侯其有火災乎)라고 말했다. 이제 재신이 “내가 예전에 혜성을 본 적이 있는데 그것은 지금의 조짐과 같았다. 그때에는 대화가 나타날 무렵에 그것이 보였고, 금년에는 대화가 나타난 뒤에 혜성이 더욱 밝게 빛났으니, 반드시 대화가 들어가면 혜성도 자취를 감출 것이다. 혜성이 대화의 자리에 머문 지 오래 됐으니 어찌 이치가 그렇지 않겠는가”라고 대답했다.
혜성이 출몰할 때면 예로부터 사람들은, 하늘이 낡은 것을 쓸어 내버리고 새로운 것을 내놓고자 하는 조짐으로 받아들였다. 여기서 낡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포진한다는 사자성어 ‘제구포신’이 유래했다. 
─ 출전 『春秋左傳』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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