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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8세기 지성사의 대변화 묘사
16~18세기 지성사의 대변화 묘사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2.12.17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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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과학저널리스트의 과학혁명 3부작

‘데이바 소벨 컬렉션’. <뉴욕타임스>가 ‘스톨리텔링의 대가’라고 극찬했던 과학저널리스트 데이바 소벨의 3부작 『경도 이야기』, 『갈릴레오의 딸』, 『코페르니쿠스의 연구실』 (웅진지식하우스 刊)이 번역됐다. 전 세계 24개국에 출간된 『경도 이야기』로 세계적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데이바 소벨은 1999년 두 번째 작품 『갈릴레이의 딸』을 발표하며 LA타임스 과학도서상, 크리토퍼 상, 루이스 토마스 상을 수상했다. 그렇게 상을 휩쓸었던 그가 12년 만에 신작을 내놓았다.

『코페르니쿠스의 연구실』이다. 주인공 코페르니쿠스가 ‘태양중심설’을 구상하고 발표하기까지의 과정을 속도감 있게 서술해, 30년 전쟁과 흑사병으로 피폐해진 중세 유럽의 어두운 풍경마저 생생하게 되살려냈다. 신작 『코페르니쿠스의 연구실』 출간에 맞춰 절판됐던 두 책도 새옷을 입었다. 사실 이 책들은 발표와 역순으로 16세기( 『코페르니쿠스의 연구실』 ), 17세기(『갈릴레오의 딸』), 18세기(『경도 이야기』)를 연결하고 있다. ‘데이바 소바 컬렉션’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3부작의 매력은 무엇일까.

공식처럼 알고 있던 과학 이론과 과학자들의 위업을 드라마틱한 소설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기존의 교양서가 과학자들의 업적 전달, 혹은 주요 사건의 나열에 초점을 맞춰 지루하고 어려웠다면,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이, 존 해리슨 등 주인공들의 고뇌와 갈등에 집중해 역사 속 과학자들을 살아 있는 캐릭터로 변화시킨 이 3부작은 사람냄새 가득한 드라마라 쏙쏙 읽힌다. 『코페르니쿠스의 연구실』 은 지구를 흔든 남자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몰고 온 과학혁명을 다룬다. 특히 코페르니쿠스가 죽음을 앞두고서야 지동설의 발표를 허락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과 유일한 제자였던 레티쿠스와의 만남 등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사건들을 희곡 형식으로 수록한 것도 흥미롭다.

저자는 갈릴레오의 알려지지 않은 딸 마리아 첼레스테가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글을 통해 갈릴레오가 현대 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유도 밝혀낸다. 마리아 첼레스테는 수녀원에서 한평생을 보내며 오로지 편지로 아버지를 응원했던 인물. ‘인류 최초로 바다의 시공간을 밝혀낸 도전의 역사’라는 부제가 붙은 『경도 이야기』는 과학 이야기뿐만 아니라 정치적 음모에 얽힌 흥미진진한 이야기도 함께 담고 있다. 1948년 미국에서 태어나 뉴욕주립대에서 예술학 석사를 한 저자는 시카고대와 버지니아대에서 과학 글쓰기 강의를 하며 과학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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