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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들, 과연 고등교육정책에 관심 있나?
대선 후보들, 과연 고등교육정책에 관심 있나?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2.12.03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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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산된 대선후보 초청 고등교육정책 대토론회…"대학재정 자율화 등 현안 대토론 기대했는데"

예정대로라면 지난달 28일(수)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대선후보 초청 고등교육정책 대토론회’가 열렸어야 했다. 주제는 ‘차기 정부와 고등교육의 과제와 대안’이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함인석 경북대 총장)가 제41회 대학교육 정책포럼 일환으로 기획안 대선후보 토론회였다. 그러나 이 토론회는 무산됐다.

토론회에는 국공립·사립대 총장 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관계자도 150여명 정도가 참석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대교협은 올 6월 하계대학총장세미나에서 확인한 ‘고등교육의 5대 방향 20대 정책 과제 제안’을 대선후보들에게 공개적으로 던지고자 했다.

대교협이 제안코자 한 고등교육 5대 방향은 △대학 재정 강화 및 대학등록금부담 경감 △대학자율화 △대학특성화 및 지역대학발전 △대학국제화 △대학원교육 역량 강화 및 평생교육 역량 강화 등이다. 하나하나가 한국 대학이 직면한 현실을 반영한 고등교육 현안들이다. 이 현안을 들고 대학 총장들이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에게 도대체 대학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를 묻고자 한 것은 그만큼 대학의 사정이 절박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박근혜·문재인 후보 모두 그럴듯한 ‘대학정책’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는 터라, 이번 고등교육정책 토론회 무산은 그 무엇보다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이라 대선 후보들이 급하게 기획된 이 자리에 참석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점에서 토론회를 기획한 대교협의 치밀하지 못한 진행 안배를 토론회가 무산된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그러나 토론회가 무산된 데는 다른 요인도 적지 않게 작용한다.

먼저, 다양한 대학 정책을 제시하고 있으면서도 직접적인 대학 최일선의 목소리를 경청하려는 의지가 대선 후보들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총장들이 정치색을 띠고 여야를 가린 것도 아닌데 대선 후보들이 시간 문제를 내세워 귀를 닫아버린 것은, 어쩌면 정치권이 대학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인재보국의 교육을 담당해온 대학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대선 후보들 스스로가 저버렸다는 것은,  이들이 대학 교육의 의미와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한다. 동시에 이들이 내건 교육 공약마저 자칫 ‘공허한’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낳게 한다. 지방의 한 대학 총장은 “고등교육 재원을 안정적으로 마련하는 방안을 물어보고 싶었다. 대선 후보들의 대학 인식이 너무 얕은 게 아닌지 우려된다”라고 아쉬워했다.

둘째, 대선 캠프만이 아니라 두 유력 정당의 교육위 국회의원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대선 후보들이 참석할 수 없다면 ‘국회 교육위원’들이라도 참석해서 대학이 고민하는 내용을 제대로 수용해달라는 게 대교협의 계획이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대선 캠프의 ‘전문위원’(정책을 검토하는 교수들)이 참석할 수 있다는 정도였다. 급변하는 대학 환경을 반영해 고등교육 5대 방향을 숙고해냈다면, 이를 국회차원에서 좀 더 깊게 검토하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대학 총장들과 허심탄회하게 만나 고등교육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국회의원이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교협 측 한 관계자는 “이번 토론회와 같은 흉금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자리는 대선 전에도, 대선 후에도 없을 것이다. 결국 고등교육 대토론회는 영원히 무산된 셈이다”라고 씁쓸해했다.    

최익현 기자 bukhak64@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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