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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하고 힘만 센 아스테릭스 골족이 프랑스 선조가 아니라고?
무식하고 힘만 센 아스테릭스 골족이 프랑스 선조가 아니라고?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2.11.20 2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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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신간_ On a retrouvé l'histoire de France, Jean-Paul Demoule

당신은 정말로 골족, 이 특이한 야만인들이 프랑스인의 선조라고 생각하는가. 또한 로마인들이 미개했던 골족을 문명화시키기 위해서 프랑스를 지나갔다고 생각하는가. 9세기 말 프랑크 왕국의 클로비스 왕의 세례식이야말로 프랑스 정체성의 기초를 닦은 순간이라고 계속 믿어야 할까. 혹은, 중세는 찬란한 르네상스 이전의 단지 길었던 암흑의 시기였다고만 볼 것인가. 여기, 프랑스 역사에 관한 이 책(『우린 프랑스의 역사를 재발견했다』)은 위 질문에 대답을 망설이는 당신을 위한 바로 그 책이다! 그리고 프랑스의 새로운 역사를 배우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새로운 역사를 찾는 이들을 위한 책

<Express>의 대기자였고, 현재는 <Lire>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프랑소와즈 모니에는 이 책을 읽고 이렇게 평했다

“왜 몇몇 정치인들과 경영인들은, 걸핏하면 프랑스와 프랑스 역사를 상기시키는 고고학자들에 대한 증오감을 표출하는가? 그들은 고고학자들이 너무 돈이 많이 든다고, 또 로타리나 주차장, TGV나 고속도로를 만드는 작업장들에 불편을 준다고 비난한다. 이번 행정부까지는, 고고학 발굴자들이 서너 개의 닭뼈를 발견하기 위한 구멍을 팠다고 평가했다. 여기에‘틀렸다’라고 저자인 장 폴 드물(파리1대의 교수이자 고고학자. 2002년부터 2008년까지 INRAP(국립고고학보존연구기구)의 회장을 역임했다)은 단호하게 얘기한다. INRAP는 우리가 의심스러운 고대의 물건들이나 뼛조각을 내어 놓는 순간 달려드는 기관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약 15년 전부터 행해진 수백 건의 위급한 연구들이 우리의 지식을 바꿔 버렸다. 예전에는, 우리 과거의 중요한 부분들을 지우면서, 매년 수백 개의 유적들을 훼손시켜왔는데 비해서 말이다.”

프랑스식 정체성에 대한 반추

프랑스의 옛 영토들에 행해진 엄청나게 풍요로운 발굴조사에 힘입어, 저자 장 폴 드물은 프랑스의 지난 세기들을 재방문한다. 장 폴 드물은 독자를 이끌고 160만 년 전 호모 에렉투스(세계 1, 2차 대전에서 쓰러졌던 병사들과 같은)와 만나게 한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놀랍게도(프랑스 교과과정은 안타깝게도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 않다!) 7천800년전에 농경과 목축을 프랑스에 전파한 중동의 식민지들을 만날 수도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알레시아(골의 고대 요새 도시였다. 기원전 52년에 시저가 베르킨게토릭스를 사로잡은 곳)와 베르킨게토릭스에 대해 재발견할 수 있다. 중세 시대의 유대인 지역, 남프랑스에서 찾아지는 아랍의 흔적들, 혹은 글로젤에서 발견된 여전히 미스테리한 유물들의 흔적들… 선험적으로 볼 때, 제3공화국이 계승한 이데올로기들로부터 자유로운 열정적인 選文集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현재의 수많은 프랑스인들과 관련있는 그 유명한‘프랑스식 정체성’을, 이 책은 합당하게 반추해볼 수 있도록 해준다. 프랑스사에 관해 쇄신을 꾀하고 있는 이 책은, 오늘날 다양한 프랑스인들을 만들고 있는 혼혈 문화가, 이미 미개인이라고 불리던 유사이전의 선조 때부터 존재했음을 일깨워주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또 하나의 극복해야 할 클리셰다.

프랑스 Robert Laffont 刊, 333쪽, 20,30유로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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