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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없는 대학행정은 나아갈 수 없어요”
“신뢰 없는 대학행정은 나아갈 수 없어요”
  • 김봉억 기자
  • 승인 2012.11.12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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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50주년 맞은 성결대 주삼식 총장

성결대의 2022년 비전은‘글로벌 명문대학’으로 도약하는 것입니다.
‘Joy & Smart’를 캐치프레이즈로 기쁘고 스마트한 캠퍼스를 만들고 싶어요.
‘지표와 평가’통한 대학 운영을 기본 방향으로 정했어요. 평가에 의해 대학이 객관화될 수 있으니까요.

“저희 같은 규모의 대학들은 평가에서, 부실대학에서 벗어 나려고 정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규모가 큰 대학은 이런 걱정 안할 겁니다. 평가 기준이 참 잘못 됐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총장들이 죽을 맛입니다. 지표 관리 잘못해 부실대학으로 낙인찍히면 옷 벗고 나가야 할 판입니다. 총장이 학교 정책 수반이 아니라 ‘지표관리’총장이 돼 버렸습니다.”
올해 3월, 개교 50주년을 맞은 성결대의 제7대 총장으로 취임한 주삼식 총장(59세·사진). 기독교 대학으로, 30명 신학과로 출발한 성결대는 재학생 7천명 규모의 종합대학으로 성장했다. 지난 9월엔 ‘성결대 2022 비전’을 선포하고 장단기 발전계획의 밑그림도 그려놨다. 주 총장은 ‘글로벌 명문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 등 ‘글로벌’한 대학을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싶다. 대학 구성원을 ‘공동체’로 이끄는 개교 50주년 기념교회도 짓고 싶다. 그런데 당장 코앞의 현실은 ‘지표 개선’이 됐다. 행정학을 전공한 주 총장은 ‘허겁지겁’지표 달성에 매달리지 않기 위해 상시적인 검증시스템 구축부터 착수했다. 2년 동안 55억원을 들여 ‘차세대 정보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학교 현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어야 미리 미리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시: 2012년 10월 30일 오전 10시 •대담·정리 : 김봉억 부장
bong@kyosu.net •사진: 최성욱 기자

주삼식 성결대 총장은
1953년생으로 올해 3월, 성결대 제7대 총장에 취임했다. 성결대 지역사회개발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에서 석사를, 청주대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성결대 신학대학원에서 석사를 했고, 서울신학대에서 신학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5년부터 성결대 행정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주 총장은 학내 보직을 두루 거쳐 학교 사정에 밝다. 성결대 교학처장과 기획처장, 교무처장, 대학원장, 부총장 등을 지냈다. 대외 활동으로 경실련(군포) 대표를 지냈고, 한국행정학회 이사와 한국지역사회개발학회 부회장, 한국신학회 이사, 2007포럼 기획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 개교 50주년을 맞은 해에 총장으로 취임했습니다.“바쁘게 보냈습니다. 구성원들이 요구하는 바도 많고, 풀어야할 과제도 많으며, 현안들도 산재한데, 대학전체의 역량을 발휘하기에 제약요인이 많아 총장으로 여유를 가질만한 시간이 별로 없었습니다. 취임하자마자 ‘부실대학’지표라든가,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그런게 몰아닥치고, 곧바로 기관인증평가도 준비하고 개교 50주년 사업도 추진해야 했습니다. 구성원들이 갖고 있는 여러 갈등도 해결해야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대학을 위해 할 일이 많다는 생각이 들고요, 스펀지가 점점 물에 젖어 무거워져가는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소임을 잘 감당해 학교를 진일보한 단계로 발전시켜야죠.”

△ 지난 9월에는 개교 50주년 기념예식에서 ‘성결대 2022 비전’을 선포했습니다.
“성결대가 설립된 지 50년을 맞이했습니다. 50년은 향후 100년을 바라보는 정 중앙에 있고, 미래를 가르는 갈림길에 와 있습니다. 새로운 50년, 100년을 향해 새로운 바다로 성결호가 항해를 시작한 것입니다. 성결대는 현황분석을 통해, 미래를 대비한 2022년의 비전을 ‘글로벌 명문사학’으로 정했습니다.”

△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과제가 궁금한데요.
“첫째는 스타교수 확보와 우수 학생 유치입니다. 대학평가에 대비한 상시적인 교육성과 검증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고요. 또, 취업률 제고를 위한 교육과정을 도입하고 취업지원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Joy & Smart’를 캐치프레이즈로 설정해, 기쁘고 스마트한 캠퍼스를 만들어 10년 후에는 학생들이 우리 대학에 오고 싶게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그때는 학생을 모으기도 쉽지 않을 테니까요.”

△ 평가에 대비한 상시적인 검증시스템은 뭔가요.
“대학공시에는 교수, 연구, 학생, 재정 등 학교 전반적인 사항이 모두 지표화돼 객관적인 수치로 나타납니다. 특히 취업률, 재학생 충원율, 전임교원 확보율, 교육비 환원율, 장학금 지급률 등은 익히 아시는 것처럼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속칭 ‘부실대학 지표’로 활용됩니다. 이런 주요 지표를 위시로 그 밖의 교원 연구성과, 산학협력단 활성화, 학사관리 지표 등 객관화된 자료를 매년 점검하고 이를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이런 지표들이 향상되는 것은 외형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대학의 숨은 역량이 강화된다는 의미이고 발전한다는 뜻입니다.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종합정보시스템(SKY)에서는 이런 수치를 데이터화해 보관하고 관리할 것이며, 몇 년 후에는 성결대의 발전된 모습을 한 눈에 그래프화해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역시 대학평가의 영향력 때문이겠지요.
“아무래도 요즘 대학들이 평가에 의해 객관적으로 드러나니까. 허허. 아무리 얘기 해봐도 평가가 안 좋으면 어떻게 해볼 수가 없더라고요. 저도 대학을 운영할 때 ‘지표와 평가’에 의해 운영할 수밖에 없어요. 왜냐하면 대학정보공시라는 것이 외부적인 객관화된 검증시스템이기 때문에 대학운영의 기본 방향은 ‘지표와 평가’로 삼았습니다. 객관화된 시스템이 마련돼 항시 점검을 하게 되면, 그냥 순간순간 지표달성 하느라고 허겁지겁 하지 않고 행정적으로 미리 대비할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이것이 대학평가에 대해 상시적인 교육평가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행정시스템부터 현대화시키려고 합니다. ‘차세대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55억 원이라는 큰돈을 들여 시작했습니다. 지금 작업 중이고요. 2년에 걸쳐 완성할 계획입니다.”

△ 대학운영은 ‘지표와 평가’를 강조하시는데요.
“대학운영의 역점을‘지표와 평가’에 두었는데, 평가를 제대로 하려면 행정이 건강해야 하고, 재정이 확충돼야 합니다. 최근 ‘부실대학 퇴출’움직임을 보면서 다 놀랐죠. 총장도 잘 못하면 옷 벗는 거니까. 분위기가 다 그쪽으로 가버렸어요. 총장 모임에 가봐도 대화의 주제가 다 그렇습니다.”

△ 성결대는 ‘지표와 평가’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수도권에 있는 대학이라 학생모집이나 재학생 충원율은 괜찮아요. 그런데 취업이 간단하지 않아요. 실업난은 세계적 추세이고 청년실업의 해결은 국가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인데요. 미국 대선의 이슈도 일자리 아니었습니까. 유럽도 그렇고. 우리나라는 말할 것도 없고요.”

△ 성결대는 취업 지원을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우리 대학은 교육중심대학이에요. 가장 중요한 게 취업인데, 학생을 어떻게 취업시킬 건가. 취업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취업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하고 있습니다. 종합인력개발센터를 본부 직속으로 배치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CEO 등 임원, 창업경험자, 산업체 경력자 등을 ‘산학협력 중점교수’로 채용해 산학렵력 강화를 통한 창업 및 취업을 제고시키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열정을 쏟고 싶은 일은 무엇입니까.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는 ‘글로벌화’된 대학을 만드는 것입니다. 사실 글로벌 명문사학으로 가자면 대학이 굉장히 오픈돼야 합니다. 외국대학과의 관계도 그렇고 사회적으로도 열려있어야 합니다. 우선은 해외 유학생을 많이 유치하고 싶습니다. 7천여 명의 재학생을 둔 성결대 규모에선 해외 유학생이 400~500명 정도는 돼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 성결대 학생들도 해외 대학과 학점교류를 통해 외국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요. 그러려면 새로운 시설과 프로그램도 필요합니다.

또, 50주년 기념교회를 아름답게 짓고 싶어요. 올해 개교 50주년을 맞았는데, 구성원을 하나로 묶고 교단에서도 공감대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4년 동안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제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 글로벌 명문대학을 구현하기 위해선 재정 뒷받침이 중요할 텐데요.
“여러 사람들의 관심이 하나로 모아질 때 가능합니다. 서로 갈등하고 대립하면 잘 안되지요. 취임사에서도 믿음과 신뢰가 없으면 성결호가 뜨지 않고 나아가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갈등과 대립 속에서는 공동체가 항해하기 어렵습니다. 서로 화합하고 평화가 있어야 그 안에 믿음과 신뢰가 생기고 성결호를 바다에 띄워 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화합과 평화가 대학을 발전시키는 관건이라고 봅니다. 행정이라는 것도 신뢰가 깔려있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 정부의 교육정책과 관련한 총장님의 문제인식과 개선을 위한 제안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학력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구조조정이 어쩔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만 너무 서둘러 구조조정을 해 나갈 경우 구조조정이후 큰 후유증이 남게 될 것입니다. 대학 구조조정이 복잡한 만큼 합의점 도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 고등교육정책 중 대학평가 방법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시장경제 논리를 적용해 획일적인 평가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대학은 대학들만의 특성, 교육목적, 운영방법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모두가 서울대가 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대학교육을 받고자 학생은 다양한 부류의 학생들이 존재합니다. 전공 선택도 다양합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도 있고 못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모두가 서울대에 입학할 수는 없듯이 정부에서도 대학의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평가가 이뤄 졌으면 합니다. 시장경제 논리에만 잣대를 두고 평가를 실시하지 말고 입학생 수, 대학 경영여건 등을 고려해 대학들과의 합의점을 이룬 다음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을 유형별로 나눠 평가할 수도 있고요. 사립과 국립이 다르고, 사학 중에서도 일반대학, 종단대학 등 형편이 다 다릅니다. 이런 것을 고려해 유형별로 나누거나 특징별로 구분해 평가하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대학문화도 살아나고, 대학이념도 살아나고, 대학가치도 살아나지 않겠습니까.”

△ 구성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협력과 배려, 이해속에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게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구성원들에게 협력을 많이 구하려고 하고, 저도 배려하려고 합니다. 구성원들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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