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9:35 (금)
대통령, 아무나 하나
대통령, 아무나 하나
  • 김정휘 춘천교대 명예교수
  • 승인 2012.11.07 11:02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_ 김정휘 춘천교대 명예교수ㆍ교육심리학

김정휘 춘천교대 명예교수
모 방송국에서 진행하는 ‘골든벨’ 프로그램에 출연한 학생들에게 장차 어떤 인물이 되고자 하는가를 진행자가 물어보면, 여러 명이 이 나라에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히는 것을 보고 꿈도 야무지다라고 느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낙망(落望)은 젊은이의 죽음이며, 젊은이의 죽음은 민족의 죽음이다”라고 말씀하셨다. ‘머리는 냉철하게, 가슴은 뜨겁게’라는 명언대로 그 젊은이의 큰 뜻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하기도 하지만, 대통령이라는 고귀한 신분이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아니라, 국민, 보통 시민의 심성 가까이에 실재하는 친근한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만인이 우러러 보는 대통령의 자리가 그렇게 영광만을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영욕이 교차하는 자리임을 본인들은 다음과 같이 고백을 했다고 한다. 미국의 조지 워싱턴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는 데는 사형대로 가는 죄수의 기분과 다름없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또 J. Q. 애덤스 대통령은 “4년간의 대통령 임기는 나의 평생에서 가장 비참한 생애였다”, W. H. 태프트 대통령은 “백악관,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고독한 장소다”라고 고백을 했다. F. D. 루스벨트 대통령은 “대다수의 대통령이 재임중에 그들이 듣는 유익한 훌륭한 충고조차  국정에 반영하지 못하고 대통령직을 끝낸다”고 털어놓았다. 앤드루 잭슨 대통령은 “나의 대통령 시절은 솔직히 말해서 고급노예의 생애였다”고 밝혔다.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대통령은 법률상으로나 양심상으로나 위대해질 수 있는 자유가 있다. 대통령직은 대통령의 인간성과 지혜, 그리고 그의 힘을 측정하는 척도가 된다”고 말했다. 6ㆍ25 전쟁을 휴전으로 끝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모든 주장, 모든 제안, 모든 제언, 모든 대안과 자기행동의 결과를 마치 기도하는 마음으로 음미해야 하는 것이 대통령”이라고 정의했다. 벤자민 프랭클린 대통령은 84세에 별세했는데 그의 유서에는 ‘대통령프랭클린은…’으로 적혀있지 않고, ‘인쇄공 프랭클린은…’이라고 표현돼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노태우 대통령도 최초로 한ㆍ소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중국과 국교를 시작하는 등의 공과가 있지만 한때는 물태우, 속태우, 불태우, 애태우라는 별칭을 들었다.

남북통일을 방해한 모택동을 존경한다며 가시적인 성과가 의심스러운 김정일을 면담했고, 탄핵을 받고 나쁜 대통령이란 비난을 받은 노 대통령, 일본의 잘못된 버릇을 고쳐놓겠다고 선언했다가 비난을 받은 김 대통령, 본인은 어렵게 대통령이 돼 가문의 영광이 됐으나 아들이 부정부패로 죄인이 돼 가문의 수치로 오점을 남긴 전직 대통령, 人治가 아니라 법치국가론을 부르짖은 후보자. 외교적ㆍ경제적으로 치적이 있으나 국내에서 인기가 없는 이 대통령. 이처럼 대통령 본인도 직무수행이 힘든 국정수행을 잘하기 위해 노력을 함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눈에 비친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가 반드시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자의 자질로 예시되는 필요조건 중에서 근대 정치질서의 3가지 요소라고 하는 ①강한 국가 ②법치주의 ③책임정부의 진화를 실현하는 조건을 학계에서는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몇 가지를 추가하면 ④자유민주국가의 위상을 강고히 하며 부정부패라는 한국병을 치료하고 國格을 드높이며, 비전을 갖고 남북통일의 위업을 실현하기 위해 준비를 하는 위대한 대통령 ⑤대통령이 되겠다고 출사표를 과시한 후보자는 자신의 국가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정체성, 역사관, 통일관, 헌법관, 시국관과 재임기간 중 국내외 정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 비전을 떳떳하게 밝혀야 한다. 그리고 임기 중에 현행 헌법을 고수할 것인지 또는 개헌할 것인지에 대한 소신을 빍혀야 한다. 그런데도 후보자들 어느 누구도 자신의 정체성을 투명하게 밝힌 바가 없어서 국민들은 누가 대통령 감인지를 알지 못한다. 그리고 억울한 국민이 없도록 서민의 애환을 해결해주는 대통령. 이러한 자질을 갖춘 주인공, 위기관리의 적임자는 누구일까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국내외의 모든 역량을 발휘해 임기 중에 민족의 소원인 통일을 실현하겠다는 비전은 대통령과 국민에게 부과된 책무이며 도전해야 할 사명이다.

이스라엘이 건국초기에 노벨상을 받아 유명인사가 된 아인슈타인에게 대통령직을 맡아달라고 간청을 했는데, 고심하던 아인슈타인 박사는 “나는 물리학을 전공한 과학자이므로 정치를 잘 모르는 데다가, 대통령직은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그래서 사교성이 필요할 텐데 나는 그런 소양이 부족하므로 대통령직의 소임을 맡는 것이 부적합다고 생각한다”면서 정중하게 거절했다고 한다. 즉 대통령(직)은 아무나, 누구나 할 수가 없는 존엄한 자리라는 것을 시사한다.

후일 역대 대통령의 직무수행의 공과에 대해서 평가를 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대통령이 되기도 어렵고 훌륭한 대통령 노릇하기도 어려운 자리인데 바야흐로 대통령 선거철을 맞이해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자가 난립하고 선거열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대통령 재임 중에는 물론이고 퇴임 후에도 국민의 존경을 받는 위대한 대통령, 부정부패에 연루되지 않는 대통령의 출현을 기대한다.

김정휘 춘천교대 명예교수ㆍ교육심리학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빛이있으라 2015-12-19 19:58:56
잘 알고 글 을 써야 하겠다.
유명한 사람이기는 하지만 대통령은 안한 벤자민 플랭크린이 나는 점점 좋아지다.
내가 100,000 만원짜리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