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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 올림픽 성공 확신 … 합리적 구조조정 모색”
"동계 올림픽 성공 확신 … 합리적 구조조정 모색”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2.11.07 10: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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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2 경기장 유치한 박희종 관동대 총장

▲ 박희종 관동대학교 총장은1950년생. 2009년 3월 1일 관동대 총장에 취임했다. 서강대를 졸업하고 미국 오레곤대에서 경제학 석사, 박사를 했다. 1986년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로 교직에 발을 디뎠다. 이후 명지대 기획관리실장, 전략기획실장, 사회과학대학장 등 주요 보직을 경험했다.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을 역임했고, 현재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과 (사)세이프 키즈 코리아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국제통상정책론』, 『히토쓰바시에서 배운다』 등의 공저가 있다. 그의 교육철학은 “따뜻한 사람, 된 사람을 키우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2 경기장을 유치함으로써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인터뷰 10월 31일 오후 2시
대담·사진 최익현 편집국장

지난달 22일 관동대는 작지만 큰 걸음을 일보 더 내딛었다. 이 날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집행위원회를 열고 아이스하키2 경기장의 건설 위치를 관동대로 최종 확정한 날이었다. 아이스하키2 경기는 여자 아이스하키 경기를 말한다. 당초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강릉영동대학에 경기장을 건설코자 했다. 그렇지만 부지가 협소해서 경기장 건설에 부적합하다는 문제가 있어 ‘경기장 부지’ 확정이 지연됐다. 평창 조직위는 지난 7월 4일 대회 유치 1년을 맞아 김진선 조직위원장과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힌 뒤, 새로운 경기장 입지 물색에 들어갔다.

올림픽 집행위원회에서 직접 프리젠테이션
이후 조직위는 새롭게 유치의사를 밝힌 강릉원주대와 관동대를 대상으로 경기운영, 건축, 토목, 환경, 교통 및 사후관리 등 6개 분야 전문가 자문회의를 구성해 현지조사, 새로운 제안서에 대한 엄정한 심사를 진행했다. 박희종 총장도 10월 22일 열린 집행위원회에 참석,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챙겼다. 총 20명의 집행위원 중 이날 17명이 참석한 가운데 무기명 비밀투표로 과반수 이상 획득한 관동대를 아이스하키2 경기장 위치로 최종 심의 의결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제23회 동계올림픽대회다. 개최기간은 2018년 2월 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이다. 80여개 국가에서 2만6천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수 임원들, IOC 패밀리, 각국 NOC, 국제스포츠관계자, 보도진 등이 포함된다. 개최장소는 평창, 강릉, 정선이며 경기종목은 7경기 15종목에 약 100개의 세부종목이 있다. 설상경기는 평창(크로스컨트리, 스키점프, 노르딕복합, 바이애슬론,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알파인스키-대회전/회전, 프리스타일스키, 스노보드, 알파인스키-활강/슈퍼대회전)에서, 빙상경기는 강릉(스피드, 피겨,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아이스하키, 컬링)에서 열린다.

관동대, 명예와 자신감을 회복하다
사실 지난해 관동대는 ‘의외의 일격’에 체면을 구겼다. 정부 재정지원제한대학 리스트에 올랐던 것이다. 강릉에 터를 잡고 뿌리내려온 지 근 60년, 지역의 우람한 인재 산실이었던 관동대의 이미지와 구성원들의 체면이 한 순간에 구겨진 것이다. 박희종 총장은 온화한 스타일이다. 조직을 확 휘어잡고 흔들기보다 방향을 제시하고, 그리고 설득하고 기다리는 스타일이다. 1년 만에 다시 찾은 기자가 재정지원제한대학에서 탈피한 동력을 물었을 때, “관동대 교수님들이 일선에서 정말 최선을 다해 뛰어주셨다. 학생들의 취업을 직접 챙기는 모습에서 큰 감명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느낀 가장 큰 보람이 뭔지 묻자 박 총장은 “대학이 처한 어려움을 우리 구성원 모두가 절실히 인식하고 영동지역을 대표하는 명문 사학으로서의 위상을 계속 이어나가고자하는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게 가장 큰 보람”이라고 대답했다. 관동대는 두 가지 큰일을 치러내면서, 구성원들의 자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박 총장은 “모든 구성원들이 스스로의 저력을 확인하고 미래에 대한 분명한 비전을 공유하게 된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아픈 부분이지만 관동대는 등록금을 7.2%나 파격적으로 인하했다. 동결이 아닌 파격 인하에 따른 재정적 어려움은 구성원 모두의 고통 분담으로 이어졌다. “모든 분들이 급여 동결 및 예산 절감 등으로 고통을 분담해주신 부분은 총장으로서 큰 감동이었다. 지역대학들이 겪고 있는 많은 어려움들을 고려할 때 지난 몇 년간 우리대학 구성원들이 보여준 자기희생적인 노력은 좋은 본보기가 되리라 확신한다.”

▲ 천혜의 자연 환경을 살려 관동대 캠퍼스 안에 건설된 평창 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2 경기장 조감도.

친환경·지역 발전 견인하는 올림픽경기장
소나무 숲이 특징적인 관동대 캠퍼스는 고요함 가운데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동계 올림픽 아이스하키 경기장은 대학 서북 방향에 위치한 30년 된 체육관을 헐고 새롭게 건설된다. 주 개최지인 평창 알펜시아로부터 25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강릉 미디어선수촌으로부터 남쪽으로 2km, 5분 거리에 위치했다는 지정학적 조건을 충족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대개 경기장을 짓게 되면 주변 환경을 필연적으로 훼손하게 되지만, 관동대는 환경 훼손 없이 평지상태로 경기장을 건설할 수 있는 천혜의 요건을 갖췄다. 올림픽 경기가 열리게 되면 가장 큰 문제 하나가 ‘숙박시설’이다. 관동대는 캠퍼스내에 학교가 직접 운영하는 4성급 호텔의 ‘유니버스텔’과 레스토랑을 갖추고 있다. 이 부분도 매력적이다. 박 총장은 “경기임원단에게 최적의 장소다. 특히 이 시설들과 대학내 학생생활관 등은 올림픽대회 기간 중 공식 방문하는 수백 명의 북미아이스하키리그 관계자들에게 편리하고 안락한 체류공간을 보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기자가 인터뷰를 갔던 날, 박희종 총장은 지역 주민들과 점심을 함께 하고 돌아 왔다. 강릉 내곡동 지역민들이 관동대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IOC의 이념이기도 한 ‘지역균형발전’과 관련되는 대목이다. 관동대는 강릉 시내를 횡단하는 남대천을 기준으로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2011년 기준 강릉시 인구 21만 명 가운데 약 12만 명이 이 남대천 남쪽에 거주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이스하키2 경기장을 제외한 모든 대회 시설은 남대천 북쪽에 위치해 있다. 지역민들이 환영하는 게 이해되는 부분이다. 낙후된 서남부 지역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희망이다. 올림픽 경기는 일회적이다.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지역과 대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래서 박 총장은 “대회가 끝난 후 아이스하키2 경기장이 시민문화체육시설로 운영될 수 있도록 공익성과 수익성, 그리고 지속발전가능성을 고려한 사후활용종합계획을 수립해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뿌리깊은 대학으로 가는 고뇌
박 총장은 숙명적인 일 두 가지를 해결했다. 구성원과 합심해 재정지원제학대학에서 벗어났고, 평창 올림픽경기장을 유치했다. 가장 시급한 일?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60년 전통에 걸맞은 대학의 도약이다. 인구변화에 맞춰 대학 구조조정이 시급하다. 차곡차곡 자료를 모으고 있다. 구조조정의 이유, 근거를 갖고 대학을 변화시켜 나가는 중요한 일이 남아 있다.” 구조조정에 덧붙여 특히 지역의 산업구조와 특성, 관동대의 구조에 적합한 새로운 전공 체계의 확립, 실용적이고 진취적인 교육의 혁신, 적극적인 산학협력, 교육환경의 획기적인 개선 등을 장단기적인 계획과 비전을 가지고 꾸준히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 “보건의료, 관광, 스포츠-레저, 에너지 플랜트 등 특성화를 통해 내실 있고 분명한 방향성을 지닌 지역대학으로서 발전하겠다. 이미 비전 2020을 통해 큰 그림을 발표한 바 있지만, 세부적으로 액션 플랜을 세워 치밀하게 진행해 갈 것이다.” 이제 총장으로서 대학 운영에 나선 지 4년, 큰 가닥을 잡은 그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창밖으로 대관령을 넘어온 가을바람이 소나무 위에서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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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 2012-11-11 09:42:02
2가지 문제를 해결했다니, 이제 예정대로 2015년 명지대와 관동대가 통합하여 명실상부한 국내 10대 명문사학으로 거듭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