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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문화의 차이 인정하는 데서 소통 시작”
“정서·문화의 차이 인정하는 데서 소통 시작”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2.10.18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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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 김성민 건국대 인문학연구원장

통일인문학연구단을 이끌고 있는 김성민 건국대 인문학연구원장(54세, 철학·사진)은 ‘통일’은 말하는 순간부터 이뤄지는 과정이기에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의 정치, 경제를 통한 통일론으로는 부족하고, 북한은 조선학으로, 남한은 한국학으로 규정하는 반쪽짜리 국학연구로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민족이면서도 ‘분단’으로 인한 차이가 있음을 인정하는 인문학적 접근이야말로 통일로 가는 연착륙이라고 말하는 김 단장을 만났다. △ 3개월간 1천500명의 재일 조선인, 재러 고려인, 조선족, 탈북자를 조사했다. “재러 고려인의 경우, 중앙아시아 내 정책적인 문화교류에 의해 변용된 것도 있지만, 의외로 기존의 세시풍습과 제례풍습 등이 온전히 더 많이 남아 있는 편이다.

또한 그것을 2~3세에게 전해주려는 의지도 강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상위계층 10%에 고려인이 많이 분포돼 있었다. 한국은 해외 디아스포라 문제에 관심도, 팩트도 적고 선입견만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된 조사였다. 이들 800만 디아스포라를 포함한 통일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 자이니치, 재일 조선인, 재러 고려인, 조선족…. 용어의 통일도 필요하지 않나? “탈북자, 새터민, 북한이탈주민 중에 어떤 용어를 써야할까? ‘북한이탈주민’은 이데올로기 성향이 남아있다는 이유로, ‘새터민’은 헌터에서 온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싫어한다. 그들이 가장 원하는 용어를 찾아야 하는데, 그것이 ‘탈북자’다. 여기서부터 북한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시작되고 통일의 단초가 마련된다.” △ 식민과 이산, 분단을 골자로 ‘코리언 트라우마’를 설명하고 있는데. “트라우마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인데, 기억을 떠올리면 강박만 생긴다. 정식분석 방법을 결합해도 안 되는 부분은 인문치료로 해야 한다. 분단 트라우마는 의학적 차원의 치료가 불가능하다.

통일연구단은 인문지수를 개발 중에 있다. 한 집단의 T1, T2를 놓고 동일한 시간 내 정서, 인식, 신체적 체감 등 구체적 항목을 만드는 중이다. 이는 우리 연구단의 제2, 3단계의 목표이기도 하다.” △ 왜 정서·문화의 통일을 강조하는가.“우리가 통일되면 독일보다 더 정서적으로 격차가 벌어질 것이다. 방송의 스페셜 프로그램 등은 탈북자 문제를 가십이나 엔터테인먼트처럼 다룬다. 이런 접근은 오히려 탈북자에 대한 상처와 상실감을 배가시킨다. 진정한 치유는 그들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교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사실에 기초한 남북한 주민의 인식, 정서 차이를 드러내고 차이를 인정하는 데서 소통이 시작된다. 차이를 드러내는 작업이 1단계였다면, 이제부터는 간극을 줄여나갈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 1단계 평가를 최우수로 통과했다. 포스트HK에 대한 계획은? “앞으로 미주 한인동포들에 대한 조사도 계획 중이다. 각각의 자료로 해외 디아스포라들을 비교분석할 것이다. 인문학적 차원의 치유방법론, 교재개발을 해서 교과서에도 반영되게 할 생각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종국에는 통합한국학대학원을 설립해 온전한 한국학의 메카로 키워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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