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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화제 : 여름철 대학가 훈훈한 미담
대학가 화제 : 여름철 대학가 훈훈한 미담
  • 교수신문
  • 승인 2002.07.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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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20 14:38:54
높은 석조건물만 빼곡하던 대학가에 모처럼 사람냄새 가득한 이야기들이 퍼져 이 여름이 즐겁다.

지난 6일 오전 순천향대 천안병원에 모인 독거노인 2백여명은 모처럼 아프고 불편한 몸 구석구석을 진찰받으며 흐뭇해했다. 이 대학 무료진료봉사단과 서교일 총장이 직접 나선 이 날의 행사는 그동안 순천향대 병원에서 꾸준히 시행해온 ‘무료봉사’의 일환이다. 내과 전문의이기도 한 서 총장은 “서울병원에 근무할 때 무료봉사단의 일원이었다”며 “병원 개원 20주년을 맞아 먹고 마시는 것보다 뜻깊은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 무료진료와 헌혈행사를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위암으로 밝혀진 두분의 노인은 곧 무료 수술을 받을 예정.

한편 순천대는 ‘대학생 자녀와 함께 떠나는 보은의 금강산 여행’을 시행한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나 편부·편모를 모시는 학생, 가족 중 이산가족이 있는 학생 등의 사연을 지난 5월 학교 홈페이지에서 접수받아 그 중 15명의 학생을 선발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가슴에 묻는다는 아픔… 다른 학우들은 몰랐으면 좋겠습니다. 아직도 아빠의 그늘 속에만 계신 엄마를 잠시나마 웃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해마다 모를 심고, 나락 베고, 그 땅을 다시 갈아 보리씨 뿌리고, 농사일을 하실 때는 땡볕에서 하루 종일 허리 한번 펴시지 못한다. 흙에 찌든 그 손을 털어드리고 싶다.” 사연마다 가슴에 저릿하게 파고든다. 가진 것 없이 자식 키우랴 깊게 주름졌던 얼굴들, 삶의 무게로 고단하게 굽어진 어깨도 대견함으로 모처럼 활짝 펴질 것만 같다.

전남대는 실버넷운동본부 전남지부와 함께 인터넷 강좌를 열고 있다. 지역 노인 70여분에게 하루 4시간씩 무료로 인터넷을 가르쳐준다. 한 실무담당자는 “연고지가 서울인 분도 오셔서 강좌를 듣고 갈 만큼 예상보다 호응이 크다”며 “노인분들은 이메일 주소록으로 친분을 만드신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접수인원을 제한했더니 서울본부로 전화를 걸어 따지는 분들까지 생겨 이제는 오시는 대로 모두 접수해드린다고.

조선대 법학대학 교수들은 11일 대학 후원으로 농어촌지역민에게 법률강연 및 법률상담을 실시했다. 10여명의 교수가 민사·형사·노동 등으로 나뉘어 강의를 하고 주민들의 상담을 받았다.

“지역으로부터 인정받는 대학이 세계적인 도약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 총장의 한마디에 한여름 무더위도 눈녹듯 사라졌다.
설유정 기자 syj@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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