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04:30 (금)
새로나온책 653호
새로나온책 653호
  • 교수신문
  • 승인 2012.07.16 15: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과학과 메타과학, 장회익 지음, 현암사, 416쪽, 20,000원
2002년 <교수신문>이 ‘우리 이론’ 학자로 꼽았던 ‘온 생명’의 장회익 서울대 명예교수는 아인슈타인 이후 사라진 ‘사유하는 과학’ 전통을 『과학과 메타과학』에서 부활시킨다. ‘메타과학’은 과학이 무엇인지 되묻고 과학적 탐구의 논리와 그 한계를 탐문하는 과학론이자 과학철학적 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2002년 지식산업사에서 출간했던 同名의 책에 그동안 확보한 더 넓은 발견과 더 깊은 성찰을 보태어 다시 쓴 이 책은 물질에서 생명으로, 우주로, 다시 인간으로 이어지는 저자의 학문 여정을 ‘현대 과학에 대한 통합적 이해’로 빚어낸다. 이 책은 과학자로서 장회익의 과학에 대한 태도이자, 인문학자로서 인간과 학문에 대한 입장 표명이자, 과학철학자로서 과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실천하는 방법론이다.

■ 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 장 지글러 지음, 양영란 옮김, 갈라파고스, 360쪽, 16,000원
이 책은 장 지글러가 유엔 최초의 식량특별조사관으로서 활동한 8년간의 절망과 희망의 기록이다. 식량특별조사관을 그만두고 쓴 이 책에서는 그가 유엔 내부 인물이었기에 여러 전작에서 차마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말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5초마다 한 명의 어린이가 죽어가고 그 희생자가 줄지 않는 기아의 참상, 굶주리지 않을 권리인 ‘식량권’과 식량권을 지키기 위해 창설된 세계식량농업기구, 세계식량계획과 같은 국제기구의 한계와 가능성, 기아의 새로운 원흉으로 부상한 바이오연료와 식량 투기꾼, 유엔에서 겪었던 갈등과 그에게 가해진 압력 등을 매우 생동감 있고 선명하게 보여준다.

■ 근대가족, 길모퉁이를 돌아서다, 오치아이 에미코 지음, 전미경 옮김, 동국대출판부, 288쪽, 15,000원

오치아이 저자 에미코 교토대 교수는 ‘근대가족 연구’에 있어서는 가히 독보적인 학자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은 10년에 걸쳐 그녀가 여러 곳에서 발표한 여덟 편의 글을 모은 책이다. 이 책에 실린 저자의 글들은 저마다의 다양한 방법으로 근대가족의 현실과 이론에 접근하고 있는데, 이는 그녀가 근대가족을 정확히 바라보기 위해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택했기 때문이다. 근대가족론을 이론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인구학과 가족론을 연계해 분석하며, 이를 바탕으로 20세기가 가족의 세기였다면 21세기는 개인의 세기가 될 것임을 실증 자료의 분석을 통해 증명한다. 텔레비전 드라마에 투영된 근대 일본 가족의 변천 모습들을 훑는 대목도 흥미롭다.

■ 묵자Ⅰ, 묵적 지음, 이운구 옮김, 도서출판 길, 504쪽, 30,000원

이 책은 국내 제자백가 연구의 독보적 학자였던 故 이운구 선생의 번역 유고를 출간한 것으로, 묵가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돕고 있다. 묵가는 평민계급을 위해서 투쟁에 참여했고, 어느 정도 민중의 이익과 희망을 대표했다. 묵자서는 ‘유가 비판서’라고 할 정도로 유가에 대해 비판적이었으며, 대표적인 예로 그는 당시 유가의 述而不作의 관점에 동의하지 않았다. 묵자는 당시의 부조리한 현실을 유학으로써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우선 인민의 생활에서 대표적인 부조리를 ‘三患’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타개하고자 했다. 묵자는 피상적으로는 공자와 공통점이 있었지만, 사상적인 측면에서 보면 그 토대가 전혀 달랐다.

   

 

■ 식민지 시기 전후의 언어문제, 고영진·김병문·조태린 편, 소명출판, 355쪽, 23,000원

식민지에서 독립한 나라치고 식민 상태에서 벗어나자마자 자신의 말과 글로 교과서를 만들고 민족 교육을 행한 나라는 거의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런데 그 유일하다고 해도 좋을 예외가 바로 남북한이라는 점인데, 그것이 어떻게 가능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밝혀진 바 없다. 이 책의 편자들은 근대계몽기의 언어적 흐름은 주시경이란 포구로 모여들어 일단 ‘국어’로 집대성이 되고 난 다음, 이어서 강의 저 편에서 차안을 향해 건너오게 되는 바, 그 도달점 가운데 하나가 ‘한자폐지’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 책은 그 강을 어떻게 건넜는지에 대해서 연구하는 첫 배가 될 것이다.

■ 이성의 역학, 마이클 프리드만 지음, 박우석·이정민 옮김, 서광사, 208쪽, 17,000원

저자는 1992년 『칸트와 정밀과학』(Kant and the Exact Sciences)이라는 칸트 학계의 한 획을 그은 책을 발표해 영미 칸트 해석을 대표하는 헨리 앨리슨과의 논쟁으로 유명한 중견 철학자다. 이 책은 “칸트에서 논리실증주의로 이어지는 철학사를 연구해 온 프리드만 교수가 자신만의 완숙한 견해를 밝힌 책”으로, 특히 이번 한국어판에는 저자가 그동안의 연구를 돌아보고 앞으로 이를 어떻게 확장해 나갈지 최근 생각을 밝힌 새로운 서문이 추가돼어 눈길을 끈다. 제1부에서는 1999년 스탠퍼드대의 칸트 강연에서 발표한 세 연속 강연의 내용을 정리했다. 이어지는 제2부에서는 모두 5개의 절에서 이 강연 내용을 새로 짜임새 있게 발전시키고 있다.

■ 자본이라는 수수께끼-자본주의 세계경제의 위기들, 데이비드 하비 지음, 이강국 옮김, 창비, 424쪽, 28,000원

저자는 이 책에서 자본이 필연적으로 경제위기에 이르게 되는 경향을 분석하고 이에 기초해 세계경제위기, 특히 2008~2009년 미국 금융위기와 그 여파에 관해 논하며, 자본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한다. 그는 또한 금융부문의 제 역할 찾기, 그리고 자본주의하의 자연과 환경, 지리와 공간의 재편성 등 폭넓은 주제에 관해 통찰력 있는 논의를 제시한다. 저자에 따르면 자본은 화폐자본의 부족, 노동공급의 부족, 기술과 조직의 한계, 노동의 저항 등의 위기들을 우회해 왔는데, 이는 자본이 위기를 통해 자본축적의 내부 모순을 적어도 일시적으로나마 해결해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는 현재의 경제 문제는 이런 방식의 우회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면서, 우회 방식의 지속성장이 왜 불가능한지에 관한 질문을 이어간다.

■ 자연의 인간, 박호성 지음, 후마니타스, 328쪽, 15,000원
그간 굵직한 정치사상서들을 발표해 온 박호성 서강대 교수가 ‘인간 사회’에서 ‘생태계’의 문제로 문제의식을 확장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성찰하고 있는 책을 냈다. 이전의 저작들이 주로 인간과 인간이 어떻게 평등한 ‘공동체’를 이루고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를 천착했다면, 이 책에서는 ‘공동체’의 외연을 자연까지 확장해 인간과 자연의 문제를 다룬다. 특히 동서양의 자연관에 대한 정치철학적 비교에서 출발해, 오늘날 회자되고 있는 생태 환경 민주주의론의 이론적 배경과 그 의미 나아가 각각의 사상들이 지닌 한계와 현재적 함의를 꼼꼼히 짚어 살핌으로써, 그 자체로 생태 문제와 환경문제를 다루는 정치사상서라 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